몸 낮추면서도 "코웨이와 달라"<br />
소비자들 "무너진 신뢰 회복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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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kaotalk_20160706_135746518.jpg |
(서울=포커스뉴스) 국내 정수기 시장 1위 코웨이의 얼음정수기에서 중금속이 검출되며 불거진 '코웨이 중금속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자 정수기업계는 전반적으로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지난 5일 청호나이스 얼음정수기에도 금속 이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밝혀지자 '중금속 얼음정수기'가 '제2의 옥시' 사태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소비자들은 이미 반격에 나섰다. 지난 4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코웨이 중금속 얼음정수기 피해자 보상촉구카페"가 개설됐다.
이 카페에 가입한 누리꾼들은 모두 코웨이가 자사 정수기에서 중금속 검출됐는데도 이를 쉬쉬해온 사실에 분노를 터뜨리며 집단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페가 개설된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집단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들은 무려 400여명에 달한다.
일부 소비자들은 얼음정수기를 사용하지 않고 아예 일반 정수기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니켈 검출로 문제가 된 코웨이 정수기 'CPSI-370N'을 1년간 사용해왔던 소비자 김모(28)씨는 "기분이 나빠 더 이상 코웨이는 쓰고 싶지 않다. 다른 데를 알아보려고 한다"고 밝힌 뒤 "굳이 얼음정수기를 고집하지도 않는다"라고 덧붙여 제품을 고를 때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소비자들의 이 같은 분노에 정수기 업계는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코웨이에 비해 자신들은 제품의 소재나 구조, 작동방식 등의 면에서 다르다며 거리를 뒀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우선 "얼음정수기에서 이물질이 검출됐다면 그 부분에 대해선 당연히 사과를 드리는 게 맞다.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에 대해 정밀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하며 자세를 낮췄다.
다만 이 관계자는 코웨이와 청호나이스의 중금속 검출 논란은 구체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결이 다를 수도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코웨이는 애초 제빙 과정에 있어 핵심부품인 에바(증발기)에 니켈 도금을 했는데, 탈빙(꽁꽁 언 얼음을 떨어뜨리는 것) 과정에서 온도를 급격하게 올렸다 내리는 동안 이 도금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우리 정수기에서) 떨어져 나왔다는 금속가루라는 게 어느 부분에서 나온 건지를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뭐가 문제라고 말하긴 애매하다"며 "어떤 금속가루인지 내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얼음정수기 시장에 상대적으로 뒤늦게 뛰어든 동양매직 또한 "우리는 타사하고 제빙하는 과정이 완전히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동양매직의 한 관계자는 "타사는 전선처럼 히터가 들어가서 탈빙시키는 구조를 택하고 있지만 우리는 가스로 얼음을 탈빙하는 과정을 만든다"며 "중금속이 일어날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얼음정수기 내부 부품으로 니켈을 사용하고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얼음정수기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쉽사리 씻어내지 못하는 눈치다. 소비자들이 격분하는 이유는 단순히 정수기에 중금속 이물질이 검출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제품의 하자를 알고서도 내부적으로 '입단속' 해온 회사에 느끼는 배신감이 더욱 큰 것. 특히 정수기 회사가 제공하는 주기적인 필터 교체 등 각종 서비스를 과연 믿을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문제의 코웨이 얼음정수기를 사용해 온, 다섯 살 자녀를 둔 양모(44․여)씨는 "문제가 되니까 미리 쉬쉬하면서 바꾸는 거면서 마치 고객을 위하는 것처럼 생색은 다 낸다"며 "소비자 기만이라고 생각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소비자들의 이 같은 반응에 정수기업계는 최대한 자사 고객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청호나이스 측은 얼음정수기 비상 전담조직을 별도로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동양매직은 "엔지니어가 댁을 방문해 얼음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설명하고 점검해드린다"고 밝혔다.중금속 니켈 이물질이 검출된 코웨이의 얼음정수기 모델 3종. <사진제공=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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