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그림 위조 자백 화가 구속…이우환 vs 경찰, 진위 공방 치열

편집부 / 2016-07-05 11:07:21
당사자가 위작 아니라고 주장한 상황에서 법원이 사실상 경찰 손 들어줘
△ "전 세계 어느 미술계에도 이런 일은 없다"

(서울=포커스뉴스) 세계적 거장 이우환(80) 화백 그림의 위작 여부를 두고 경찰과 이 화백이 맞서고 있다. 법원이 경찰의 손을 들어주면서 위작 논란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2년 2월부터 11월까지 공범 현 모(66·구속기소)씨와 함께 이 화백의 그림 약 55점을 위조한 혐의 등으로 화가 이 모(39)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당사자인 이 작가가 최근 2차 감정을 통해 "경찰이 위작이라고 판정한 그림 13점 모두 내가 그린 진품"이라고 단언한 상황이지만 법원이 사실상 경찰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앞서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화가 이 씨를 사서명위조 혐의로 체포해 지난 1일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두 사람은 이 작가의 그림을 모사하기 위해 대리석과 유리가루 등을 섞어 물감을 만들고 영사기에 비춰 서명을 따라 그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씨는 주로 위조방법을 지도하고 실제 그림은 이씨가 거의 직접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한 그림 13점을 전문가·과학 감정을 토대로 모두 위작이라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 씨를 조사해 범행을 자백받았으며 지난달 30일 체포했다.

하지만 이우환 화백은 경찰조사 결과에 전면 반박하고 나서며 논란이 커졌다. 이 화백은 위작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달 26일 귀국해 위작 판정을 받은 자신의 작품 13점을 감정했다. 이 화백은 27일과 29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찾아 자신의 작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으며 13점 모두 진품이라고 주장했다.

이 화백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진품을 확신하는 이유에 대해 "나만의 호흡, 리듬, 색채감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다. 만일 위조를 하게 된다면 또렷하게 그리려는 탓에 금방 티가 난다"고 설명했다.

또 "생존 작가가 있는 상황에서는 작가의 의견이 우선시돼야 하고 이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통용되는 상식이다. 경찰이 이를 무시하고 자격이 불확실한 감정위원과 국과수에 먼저 감정을 의뢰하고 작가가 확인하기도 전에 감정결과를 언론에 발표한 것은 이해하지 못할 행동이다"라고 비난했다.

한편 경찰은 이 화백의 감정 결과와 상관없이 그림 위조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현재 현 씨와 이 씨에게 이 화백의 그림 위조를 의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유통총책 L씨의 구속영장도 신청한 상태다. L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화상들을 통해 위조된 이 화백 그림 4점을 판매해 15억7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서울=포커스뉴스) 27일 오전 이우환(80) 화백이 위작 판정이 내려진 작품 13점의 피해자 겸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2016.06.27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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