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판매·브랜드 이미지 제고엔 큰 효과 <br />
전문가 "장기적으로 제품 신뢰도 하락 우려"
(서울=포커스뉴스) 뷰티업계의 중국 파워 블로거 모시기 경쟁이 한창이다.
왕훙(網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인지도와 영향력이 높은 블로거로, 5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린 파워유저를 일컫는다. 이들은 게시물 하나당 평균 300만원으로 최대 1000만원까지 수익을 올린다.
4일 업계는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원활하게 진행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제품 인지도 제고를 위해 이들을 초청한다고 설명했다.
왕훙을 이용한 마케팅은 지난 2010년 롯데백화점이 중국의 유명 뷰티 블로거를 초청한 것을 시작으로 마케팅에 성공하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굵직한 뷰티기업들도 잇달아 이들을 초청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히 뷰티산업의 경우 한국 화장품에 대한 중국 현지 시장의 관심이 높고 파워유저들의 한마디가 굉장한 파급력을 지닌다"며 "한류 드라마 연예인 효과로 네추럴한 메이크업이 트렌드로 자리 잡아 왕훙을 이용한 마케팅이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한방 샴푸 브랜드 '려'는 지난 3월, 잡지사 '쎄씨'와 공동 주최한 K-Trend Live를 통해 4박 5일간 팔로워 53만의 '주천함'을 비롯한 '왕학영(팔로워 32만명)' 등 왕훙 10명을 초청해 두피 스파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들은 쎄씨 차이나 웨이보, 웨이신, 요우쿠, 텐센트 및 중국 왕충들의 SNS채널을 통해 브랜드 '려'를 홍보했다. 효과는 상당했다.
중국 현지시장 매출은 두달 만에 전년 동기 대비 670%신장했으며, 현지 오프라인 매장 수 역시 올 5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대략 1000개 이상 급증해 지난달 2647개의 매장이 문을 열었다. 이 같은 효과에 려는 올 하반기에도 중국 미디어 초청 등의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의 브랜드숍인 더페이스샵 역시 중국 고객에 제품에 대한 정보를 알리기 위한 일환으로 왕훙을 초청해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4월, 더페이스샵은 국내에서 열린 '더페이스샵과 수지가 함께 하는 더테라피 뷰티콘서트'에 웨이보 팔로워 103만명을 거느리는 '샤우헤이', 메이크업 영상 조회수 천만을 보유한 '샤우주지에지에' 등의 영향력이 큰 왕훙 5명을 초청했다.
이들이 더페이스샵의 신제품과 주력 제품들을 체험하고, 행사 관련 게시물들을 자신의 웨이보에 올리자 조회수만 200만건에 달했다. 애경 역시 올 5월 왕훙 초청 '뷰티데이' 행사를 열고 에이지투웨니스와 루나 브랜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애경 관계자는 "뷰티데이 이후 에이지투웨니스와 루나의 브랜드 공식 웨이보 팔로워수가 각 2배 이상으로 증가하며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 효과를 봤다"며 "향후 중국파워유저 초청행사에 이어 재한 중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서포터즈를 운영하여 중국인들의 생각과 의견을 직접 듣는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처럼 가열된 왕훙 마케팅을 걱정하는 시각도 적잖아 주목된다. 대기업에 편중돼 상대적으로 소자본인 중소기업에서는 초청행사 등의 마케팅을 펼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는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왕훙의 경우 블로거이다보니 전문성에서 떨어지는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또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비용을 받고 제품에 대한 홍보를 올리는 등 상업화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며 "홍보효과가 장기적으로는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본력이 원활치 못한 기업의 경우 막대한 홍보비용으로 왕훙 마케팅을 시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중소, 중견기업 포함해 왕훙 마케팅은 일종에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다. 비용 대비 높은 홍보효과를 얻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이다"고 덧붙였다.중국 왕홍 '샤우헤이'가 지난해 말 국내 더페이스샵 매장에서 '백삼 콜라겐 진주환' 제품을 체험한 뒤 웨이보에 체험기를 게시했다. 2016.07.04 <사진제공=LG생활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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