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묵직한 핸들링' 아슬란…저평가 아쉬운 車

편집부 / 2016-07-04 08:26:08
현대차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 애매한 포지션…확연한 차별점 없어 저평가<br />
가격경쟁력 생겨 충분히 값어치 있는 차…성능·편의사항 나무랄 데 없어
△ 사본_-20160605_121224.jpg

(서울=포커스뉴스) 아슬란은 낯설다. 차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도 대부분 현대차의 대부분의 라인업에 대해 “이름 정도는 안다”라고 평하지만 아슬란은 다르다. 현대차인지 심지어 한국차인지도 잘 모르기 일쑤다.

아슬란은 올 상반기에 1095대를 팔았다. 벨로스터와 i30, i40을 제외하고 현대차 라인업 중에 가장 적게 팔렸다. 그랜저가 3만198대 팔렸고 2014년형인 DH제네시스가 1만7197대 팔렸으니 그 저조함이 더 두드러진다.

아슬란은 전륜 구동 프리미엄 세단을 지향해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중간 차급으로 개발된 차다. 고급세단의 선택 폭을 넓여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개발됐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하지만 제네시스라는 럭셔리 브랜드가 런칭된 이상 공허한 이야기가 됐다.


제네시스가 이 정도로 저평가가 될 차인지 시승해봤다. 시승한 차는 3.3 익스클루시브다.

혹자는 그랜저에서 그릴만 바뀌었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아슬란은 그랜저보다 더 널찍하고 깔끔한 인상이다. 전장 4970㎜, 전폭 1860㎜, 전고 1470㎜의 차체 크기를 갖춘 아슬란은 그랜저와 큰 차이가 없지만 전장은 더 50㎜ 길다. 이 전장은 아슬란의 정체성을 준대형 이상의 차급으로 넓혀가는 역할을 한다.

아슬란에서 눈에 띄는 점은 단연 정숙성이다. 시동을 걸었지만 흡사 전기차와 같은 정적이 감돈다. 정숙성은 가속페달을 깊숙하게 밟아도 크게 구애받지 않고 이어진다. rpm이 정신없이 높아지는 고속구간에서도 진동, 풍절음이 거슬릴 정도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랜저보다 훨씬 진화된 부분이며 후속작인 제네시스와 맞먹는 ‘조용한 차’라는 인상이다.

현대차는 정숙성을 전방위적인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대책 설계로 최상의 정숙성을 실현했다. ‘아슬란’은 전면 윈드쉴드 뿐만 아니라 전·후석 도어 유리에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해 외부의 소음을 차단했으며 차폐구조 개선, 엔진룸 및 주요부위에 흡차음재 확대 적용으로 소음 및 진동을 최소화했다.

운전석에 앉을 때도 푹신하다는 인상이 있었지만 조수석과 뒷좌석에 앉자 더 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슬란은 시트에 고급감을 강화하기 위해 프라임 나파(NAPPA) 가죽을 대고 명품 패션브랜드의 가방에 적용된 박음질 무늬(퀼팅패턴)를 적용했다. 나파 가죽은 일반 가죽보다 내구성이 뛰어나고 오염도 쉽게 되지 않아 고급 소파와 가방에 널리 쓰이는 소재다.


두꺼운 시트덕에 실내 공간이 좁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실제론 휠베이스(축간 거리)가 2845㎜로 길어 앞뒤 좌석에서도 충분히 여유로운 승차감을 보여줬다.

주행성능도 만족스럽다. ‘아슬란’은 가솔린 엔진인 람다Ⅱ V6 3.0 GDi 와 람다Ⅱ V6 3.3 GDi 등 총 2개의 엔진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시승한 차는 3.3 엔진이었다.

액셀러레이터에 발을 갖다 대자 순식간에 치고 나간다. 초반 가속력이 좋고, 이 응답성능은 시속 100㎞를 넘어서도 이어진다. 어느 구간에서나 막힘없는 꾸준한 가속력 덕에 아슬란은 대도시 출퇴근 길에 유용한 차라는 인상을 준다. 고출력의 GDi 엔진답게 시속 160㎞까지 묵직하게 달려 나간다.

아슬란 3.3 모델의 성능은 최고출력 294마력, 최대토크 35.3kg·m로 제원을 갖췄다. 나무랄데없는 성능이지만 그렇다고 고성능 엔진과 같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뿜지는 못한다. 그랜저에서 업그레이드된 정숙성, 안정감을 확보하기 위해 ‘달리기 성능’은 다소 순위가 밀린 느낌이다.

대신 적당히 가볍고 적당히 묵직한 핸들링 감과 전륜구동 치고 안정적인 코너링,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요철구간을 지날 때도 탄탄하게 버텨내는 서스펜션 등 주행의 안정성은 아쉬운 점이 없었다. 어찌보면 그랜저에서 확연하게 나아진 점, 이 차의 정체성을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안정감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각종 편의사항 또한 만족스럽다. 특히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예상보다 더 유용했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다른 곳에 시선 분산 없이 충분히 목적지를 향할 수 있었다. 특히 풀컬러로 내용이 표시돼 시각적으로 확실한 효과를 보여줬다. BMW, 벤츠 등의 프리미엄 차종들과 비교해도 더 전달력이 높았다.

아슬란은 9에어백 시스템,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 등 첨단 안전사양의 적용으로 차량의 안전성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 에어백 전개 후 에어백으로 인한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에어백 압력을 조정하는 시스템이 담긴 ‘동승석 에어백 액티브 벤트’ 시스템도 적용해 운전자 및 탑승자의 안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방향 지시등 조작 없이 차선을 이탈하면 경고를 주는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과 전방 차량 추돌 예상시 운전자에게 경보로 알려주는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 등은 실제로 유용한 기능이었다. 잠시 한 눈을 팔아도 좌우, 앞뒤로 정확하게 경고음이 발생해 차에 대한 확실한 신뢰감이 생겼다. 동급의 수입차와 비교해도 안정성이 높았다.


아울러 아웃사이드 미러로 확인이 어려운 시야 사각지대 차량 또는 후방에서 고속으로 접근하는 차량을 인지해 경보해 주는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은 운전자의 의지와 상관없는 사고에 대해서 대비가 가능한 기능이었다.

최근 현대차는 2016 아슬란의 엔트리 트림인 ‘G300(3.0) 모던’에 운전석·동승석 통풍시트와 4.6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 뒷좌석 다기능 암레스트 등을 기본적용하면서 가격도 조정했다.

G300(3.0) 모던의 경우, 기존 엔트리 트림인 G300(3.0) 모던베이직 대비 103만원 인하해 3721만원으로 구입가를 낮췄다. G330(3.3) 모던은 기존 G330(3.3) 프리미엄 대비 245만원 인하된 3868만원, G330(3.3) 익스클루시브는 기존 트림 대비 108만원 인하된 4398만원으로 책정했다.

그랜저와의 차별점에 비해서 지나치게 가격이 높다는 불만을 반영한 조치로서, 합리적인 가격 덕에 더 매력적인 차로 느껴진다.

시승은 고속도로와 도심 정체구간 등이 다양하게 겪는 코스에서 이뤄졌다. 공인연비는 9.5㎞/ℓ를 나타내지만 실제론 11.3㎞/ℓ를 기록했다. 정체가 많은 구간에선 연비가 확연히 떨어졌지만 고속구간이 지속되자 연비가 14㎞/ℓ를 나타내기도 했다. 운전자와 운전습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랜저HG 3.0'(10.4㎞/ℓ)보다 확연히 낮은 연비는 아쉬운 부분이다.아슬란 2016.06.03 송상현 기자 아슬란 2016.06.03 송상현 기자 아슬란 2016.06.03 송상현 기자 아슬란 2016.06.03 송상현 기자 아슬란 2016.06.03 송상현 기자 아슬란 2016.06.03 송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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