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가격 인하하라"…'생리대를 붙이자' 퍼포먼스 열려

편집부 / 2016-07-03 15:29:28
생리대에 붉은 물감 칠…"메시지 전달이 중요"<br />
일부 시민들 "보기 민망하다" 불편해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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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여성들의 필수품인 생리대 가격인상에 반대하고 생리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는 10여명의 여성들이 모여 '생리대를 붙이자'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지난 1일 한 20대 여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커뮤니티에 제안한 게 실현된 것이다.

참가자들은 "생리와 생리대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꾸고 생리대 가격인하와 면세 등을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퍼포먼스는 참가자들이 해당 장소에 준비된 게시판에 붉은색 물감을 칠한 생리대를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부 참가자들은 직접 생리대나 속옷을 가지고와 붙이기도 했다.

또 행사장 곳곳에는 "임신과 출산은 고귀하지만 생리는 숨겨야할 부끄러운 일입니까", "원해서 하는 생리도 아닌데 너무 비싸다", "생리대는 인구절반의 필수품, 정부가 가격 통제하는 게 맞다"라는 글귀가 적힌 피켓이 걸렸다.

주최자인 A씨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행사장을 지켰다. 불특정 다수로부터 보복성 희롱을 당할 것을 우려해서다.

그는 "여자 한 명이 평생 쓰는 생리대 값이 7~800만원"이라며 "생리대 가격이 일반 사람들이 쓰기에 비싸다"고 비판했다.

이어 "생리는 하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며 "정부정책으로 출산을 장려 하면서 자궁이나 질 건강에 직결되는 생리대 가격이 높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을 보고 참여를 결심했다는 전모(22‧여)씨는 "피에 대한 공포감이 있지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전씨는 이 퍼포먼스로 인해 "마약 밀매하듯 귓속말로 생리대가 있는지 물어보는 상황이, 생리를 참을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는 남자친구의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참가자는 "(퍼포먼스가) 누굴 대변하거나 여성 전체의 의견이라 말할 수 없다"면서도 "여성에겐 생리대가 필수품인데 가격이 올라 말 그대로 사치품이 됐다. 필요한 사람이 정작 쓰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변을 지나던 일부 시민들도 이 퍼포먼스에 공감을 표했다.

한참 지켜보던 오모(55)씨는 "나라에서 생리대에 대해 면세해주는 걸로 안다"며 "나라의 배려에도 제조업자들이 시민들 모르게 가격을 올리는 것을 먼저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퍼포먼스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었다. "이게 뭐야"라고 놀랐던 최모(54‧여)씨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어떻게 보면 불쾌감을 줄 수 있는 거 같다. 다른 방법도 있을 것"이라며 부담스러워 했다.

어린아이와 길을 지나던 박모(29‧여)씨는 "(퍼포먼스를) 하는 건 좋은데 아이들도 다 보는 공개된 곳에 생리혈 묻은 생리대를 붙여야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참가자는 "피 묻은 생리대가 더럽다는 생각을 전환 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됐으면 한다"며 "회피하고 기피하려는 걸 고쳤으면 좋겠다. 더럽다고 숨기는 분위기를 바꾸고자 한다"고 답했다.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에서 생리대 가격 인하와 면세 등을 요구하는 '생리대를 붙이자' 퍼포먼스가 열렸다. 2016.07.03 문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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