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섭 "정치적 요소 판단 기준에 들어간 점 의심스러워"<br />
이해찬 "갈등 심한 사안일수록 의견 수렴 필요…장관 사과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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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열려 |
(서울=포커스뉴스) 20대 국회 개원 이후 처음 열린 24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일제히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입지 결정 과정에 대해 지적했다.
국토교통위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 다수는 질의응답에서 정부가 영남권 신공항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지은 것에 대해 언급했다.
가장 많이 지적한 것은 용역 결과 내용보다 과정상의 문제였다. 지적된 문제는 △김해공항이 후보지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갑자기 선정된 점 △입지 선정 과정에서 정치적인 요소를 기준으로 삼은 점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 △국토교통부의 소통 문제와 갈등 관리 부재 등이다.
새누리당 대구 지역 의원들로 구성된 '김해공항 확장 국회 검증단' 단장을 맡은 주호영 의원은 "정부 당국자들이 수차례에 걸쳐 '무산시킬리 없다, 밀양·가덕도 둘 중에 선택할 것'이라고 계속 얘기 해왔다"며 "그래놓고 발표를 할 때는 국민들이 전혀 모르는 김해공항 확장으로 발표를 했으니 이게 동문서답 격이고 정말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라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사전에 논의 과정과 김해가 최적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협의했어야 하는데 느닷없이 여기로 결정났으니까 따르라고 하니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니냐"면서 "영남권 신공항은 김해공항 확장으론 안된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모든 것이 ADPi용역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답변하자, 주 의원은 "앞으로 국토부 장관 위에 ADPi가 있는 것처럼 그렇게 나라를 운영하실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대구 동갑을 지역구로 둔 정종섭 의원은 "연구 용역 과정에서 정치적 부분은 빼고 경제적, 기술적으로만 판단하기로 해 5개 지자체장들이 거기에 동의했는데 왜 마지막(판단)에 정치적 부분이 들어갔는지 대단히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 역시 강한 질책을 이어갔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부의 비밀주의 때문에 무늬만 갈등관리고 오히려 갈등을 방조하고 조장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며 "한마디로 국토부의 갈등 관리가 없었던 것 아니냐"며 결정 과정에서의 문제를 제기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은 "10년을 돌고 돌아 원점으로 온 느낌"이라며 "처음부터 김해공항 확장이 충분히 가능하다 고 했으면 제 3의 후보지를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은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을 '신공항'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말 장난이고 궤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은 정부의 사과를 거듭 주장하기도 했다. 주호영 의원은 "일언반구도 없다가 김해라는게 말이되냐"며 "과정에 대해 사과하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해찬 무소속 의원은 "갈등이 첨예한 사안일수록 주민들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절차적 과정이 중요하다"며 "10년동안 합목적적으로 국책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것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사과가 없다. 장관으로서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윤관석 더민주 의원 역시 "국민 당혹감에 어느 누구도 유감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며 "김해공항 확장을 신공항이라 포장하며 국민 우롱하고 있다. 셀프 신공항이라 불러도 무색하지 않다"고 비꼬았다.
여야 의원 다수가 정부 비판에 동참하는 가운데, 일부 야당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파기론까지 주장하며 총 공세에 나섰다.
국토교통위 간사인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공약을 분명히 지켰냐"며 "저는 지키지 못했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견해표명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박근혜 대통령의 명백한 공약 파기"라며 "김해 공항은 신(新)공항이 아니고 소음 민원 급증 등 국민 걱정을 강화시킬 신(辛)공항"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나 박맹우·박찬우 새누리당 의원 등 일부 의원은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 결정을 환영하고 적극 수용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정부의 신공항 결정 비판에 나선 일부 의원들이 자기 지역구 이익을 대변하느라 지역간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 여론도 제기되고 있다.
비판에 앞장선 주호영·정종섭 의원은 지역구가 대구로 이번 논란의 이해 당사자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주승용·최경환 의원은 비판을 하는 과정에서 광주에 위치한 무안공항 개발을 주장하는 등 영남권 신공항 논란이 지역 이기주의 현상으로 번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서울=포커스뉴스) 신공항 문제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토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6.06.24 김흥구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06.24 김흥구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최경환 의원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6.06.24 김흥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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