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늪에 빠진 10대] 폰에 매인 초중고생 "몸과 마음 아파요"

편집부 / 2016-06-23 15:21:07
청소년 3명 중 1명 '스마트폰 과의존'…성인의 2.3배<br />
목디스크·손목터널증후군 등 관련질환 5년새 대폭 증가<br />
스마트폰 중독…일상생활장애·성적하락·디지털 치매까지<br />
전문가 "중독 막으려면 가정과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 스마트폰 충전 전쟁 !

지난해 12월 발표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77.6%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청소년 스마트폰 보유율도 크게 늘어 초등학교 고학년은 72.3%가, 중·고등학생의 경우 90% 이상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높은 이용률 이면에는 청소년의 스마트폰 의존과 중독, 각종 질환과 범죄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지금도 교실 한구석에서, 거리 한 편에서 스마트폰 화면만 들여다보다 질병과 범죄에 노출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포커스뉴스>는 국내 청소년 스마트폰 이용실태를 취재·분석해 우리 아이들이 처해있는 스마트폰 중독과 현실을 바라보고, 해법을 찾고자 한다. <편집자주>


(서울=포커스뉴스) #. 중학교 3학년인 이아름(15·가명)양은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 확인. 밤새 온 메시지만 100여건이 돼 밀린 답장을 하느라 아침밥 수저도 드는둥 마는둥이다.

학교에서도 틈틈이 스마트폰을 쓴다. 메시지 답장은 기본, 웹툰에 연예기사, 커뮤니티 등 보고 읽을 거리가 넘쳐난다. 수업 전에 스마트폰을 걷지만 미리 준비한 공기계를 내면 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뒷목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어깨도 시리고 손목도 뻐근하다. 이양은 학교가 끝나고 인근 병원을 들렀는데 의사로 부터 목디스크와 손목터널증후군이라는 예상치 못한 진단을 받았다. 발병 이유는 스마트폰 과다 사용이었다.

◆청소년 3명중 1명 '스마트폰 과의존'

스마트폰이 청소년의 몸과 마음을 해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전국 3~59세 남녀 1만8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달 15일 발표한 '2015년 스마트폰·인터넷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스마트폰 이용자 중 31.6%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청소년 3명중 1명은 스마트폰 사용에 금단현상과 내성을 지녀 일상생활의 장애가 유발되는 상태라는 의미다.

이는 조사대상 전체 중 과의존 위험군 비율 16.2%보다 높고, 성인 과의존 위험군 비율 13.5%에 비해서는 2.3배나 높은 수치다.

게다가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매년 올라 지난 2012년 조사된 위험군 비율 18.4%에서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은 전체 청소년의 4%로 21만5천여명에 달한다. 고위험군 비율도 조사가 시작된 2011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과의존 위험군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학령별로는 중학생이 36.3%로 가장 높고, 이어 고등학생 29.9%, 초등학생(4~6학년) 25.5% 순서로 의존율이 나타났다.

또 청소년들은 스마트폰으로 주로 메신저(99.5%)와 사회관계망서비스(97.5%), 게임(94.4%)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의 경우 전체 평균 90.3%보다 4.9%P높은 비율이 나타났으나 의외로 학업용 이용은 48.1%로 대학생 61%와 전체 평균 50.1%보다 낮은 이용도를 보였다.

이러한 스마트폰 중독은 단순히 사용시간이 길어지는 문제를 넘어서 실제 건강상 위해를 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 목디스크·손목터널증후군 5년새 대폭 증가

최근 네이버·다음 같은 포털 사이트와 각 병원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거북목 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안구 건조증 등 이른바 '스마트폰 증후군'의 증상을 호소하는 청소년 및 부모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고 이 가운데 중독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많아지면서 새롭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의 45%가 수면장애를 겪은 적이 있으며 안구건조증(43.1%), 목·손목·허리 통증(41.3%) 등에 대한 불편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2010년~2015년 질병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경추간판장애(목디스크, 질병코드 M50)로 진료받은 사람은 87만4320명으로 2010년(69만 4974명)에 비해 25.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0대의 경우 경추간판장애로 인한 1인당 진료비가 같은 기간동안 23.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목디스크는 고령질환'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을 무색케했다.

스마트폰 이용 관련 대표 질환인 손목터널증후군(질병코드 G560)의 경우도 10대 환자수가 2010년 593명에서 지난해 755명으로 늘어나 2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에 대해 장호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스마트폰·태블릿 PC 등의 보급이 보편화되면서 장시간 잘못된 자세로 IT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하며 "10대의 경우 근육이 완전하게 성숙되지 않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마트폰 금단현상…일상생활장애·성적하락으로 이어져

그런가하면 스마트폰이 청소년들의 정신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포함된 청소년들은 일상생활장애·가상세계지향·금단증세·내성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전체 청소년 가운데 40.9%가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다"고 답했으며 34.6%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견디기 힘들 것이다"고 하는 등 금단 현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심지어 청소년 응답자 21.3%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을 때 공황상태에 빠진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또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더 즐겁다"고 답한 청소년이 전체의 27%,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면 온 세상을 잃은 것 같다"는 청소년도 19.5%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이러한 금단현상, 가상세계지향성은 일상생활 장애로 이어졌다.

전체 청소년 응답자 40.2%는 스마트폰 사용으로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답했고, 실제로 학교성적이 떨어졌다는 응답도 21.3%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의존수준이 높은 고위험군에서는 96.6%의 청소년이 "수시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지적을 받았다"고 답했고, 학교성적이 떨어진 비율도 46.3%에 달했다.

청소년기 '디지털 치매' 문제도 심각하다. 디지털 치매란 뇌가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해 기억력과 계산 능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21.7%가 디지털 치매로 어린나이에 '깜빡깜빡' 하고 있다. 전체 평균인 20%를 웃도는 수준. 단순한 기억력 약화로 보기도 하지만 심해지면 치매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중독 증세가 심해질 경우 심리적 불안정 증상이 나타나고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장애를 경험할 수도 있다"며 "경미하게는 우울·불안·초조함 같은 감정으로 나타나지만 심각해지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등 질환이나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막으려면 가정과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이러한 실상에 정부도 대책을 내놓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과 함께 중독 위험군으로 확인된 청소년들에게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상담·치료·기숙형 치유특화프로그램 등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초등학생 및 부모 대상 가족치유캠프를 진행해 가정 내 자녀의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습관 지도를 위한 부모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조진우 여성가족부 청소년정책관은 "스마트폰 중독 청소년 수가 증가함에 따라 통합적인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중독 저연령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부모교육을 강화하고 가족치유캠프를 확대하는 등 제도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운영하는 '스마트 쉼 센터' 관계자는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습관은 부모의 관심과 지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가족 간 대화를 통해 소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압적으로 사용을 제지하는 것은 분노를 자극 할 수 있어 좋지 않다"고 전했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스스로 사용을 조절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녀의 스마트폰에 '스마트보안관', '폰아웃' 등 자녀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스마트폰 사용 2015.09.16 ⓒ게티이미지/이매진스 (서울=포커스뉴스) 스마트폰 충전을 위해 멀티탭 콘센트에 충전기가 어지러이 꼽혀있다. <사진제공=김세희 사진가> 2016.01.25 포커스포토 우울증 2016.03.30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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