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영향 없고, 전략 수립도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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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리핑하는 강호인 장관 |
(서울=포커스뉴스) 14년 만에 내린 영남권 신공항의 결론은 가덕도도 밀양도 아닌 김해공항 확장이었다. 예상 밖 결과에 대해 항공업계는 "이번 발표가 당장 어떤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지난 21일 국토교통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영남권 신공항 선정 결과' 합동브리핑에서 그동안 논의됐던 밀양·가덕도 신공항을 백지화하고 기존 김해공항을 신공항 수준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항공안전, 경제성, 접근성, 환경 등 공항입지 결정에 필요한 제반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도출된 합리적 결론"이라고 자평했다.
김해공항이 그간 신공항의 대안으로 제시되지 못한 건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탓이다. 김해공항은 일제 강점기 시절 군용으로 지어졌다. 북쪽에 돗대산을 두고 공항이 지어진 것도 공항 방어의 목적이 크다. 이 산 때문에 공항 활주로는 한 방향으로만 이용해야 하며, 현재 2개 활주로 중 1개를 군이 차지하고 있다. 군과 슬롯(특정 시간대를 운항할 수 있는 항공사의 권리)을 나눠야 하며 활주로 활용도가 낮다는 점은 공항을 이용하는 여객기 수를 제한시켰다.
업계는 대부분 밀양이 신공항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밀양은 가덕도보다 경상북도 지역의 접근성이 우수하다. 일부 산을 깎아야 하는 단점이 있었지만, 바다를 메워야 하는 가덕도보다는 비용이 적게 들 것으로 예측됐다. 발표가 있기 직전에는 밀양을 후보지로 평가한 괴문서가 돌기도 했다.
예상을 빗나간 발표에 항공업계는 대부분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김해 신공항 발표에 대해서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라고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이는 김해공항 확장이 국내 항공사의 운영에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탓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항공사의 김해발 국제선은 대한항공 13개, 아시아나 8개, 진에어 7개, 제주항공 6개, 이스타항공 2개 노선 등이다. 운항되는 국제선도 대부분 아시아 지역을 오가는 단거리 노선이다. 한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김해공항에는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하고 있지 않고 있고, 국제선 운항횟수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직 전략을 수립하기에는 이르다는 것도 이같은 반응의 이유로 해석된다. 공항을 하나 건설하는데는 대략 10년 정도가 걸린다. 황교안 국무총리도 22일 김해 신공항과 관련해 "2021년 착공, 2026년 개항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김해공항 확장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KTX의 인천공항 연결 혹은 자기부상열차와 같은 새로운 교통시설도 발달할 수 있어 당장 김해공항 확장의 유불리를 판단하긴 어렵다고 주장한다. 한 저가항공사(LCC) 관계자도 "아직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전략 수립 등은 이르다"고 밝혔다.
부산이 기반인 에어부산 관계자 조차도 "밀양 쪽보다는 부산이 낫다는 이점 정도 외에는 특별히 입장 표명할 게 없다"고 말했다.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동남권 신공항 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 보고회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2016.06.21 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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