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사정(司正) 키워드] ⑧키맨(key-man)

편집부 / 2016-06-18 08:00:08
창립이후 최대 위기 맞은 롯데…키맨 입에 쏠린 눈<br />
'금고지기' 이일민·'신동빈 그림자' 황각규, 입 열까
△ 롯데그룹 압수수색

(서울=포커스뉴스) 재계 순위 5위의 롯데그룹이 사면초가 위기에 빠졌다.

국내에서는 계열사 50여곳을 상대로한 압수수색 등 검찰의 대규모 수사가 시작됐고 일본에서는 '형제의 난' 마지막 반전을 위한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

롯데그룹 수사의 최대 특징은 '스피드(Speed)'다. 그 어느 기업수사 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향후 롯데수사의 향방을 가를 요소 모두 키맨(key-man)이 들고 있다.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롯데그룹 사태를 키워드로 정리했다.

⑧키맨(key-man)

우선 검찰 수사의 시작점이자 롯데그룹 수사의 최대 키맨은 그룹내 핵심 부서 정책본부 산하 비서실 소속이던 이일민 전무(57)다.

이 전무는 신격호(94) 총괄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이자 금고지기로 알려져있다.

이 전무의 경우 원래 신동빈(61)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롯데백화점 해외사업부문장을 거친 이 전무는 2008년부터 비서실에서 신 회장을 보좌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7월 신 총괄회장 비서로 자리를 옮겼다. 20여년간 신 총괄회장을 보필해온 김성회(73) 전 비서실장이 고령을 이유로 사임했기 때문이다.

롯데 '형제의 난'이 한창이던 때 자리를 옮긴 이 전무는 신 회장의 사람이라는 이유로 신동주(61)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에 의해 해임됐다. 당시 롯데그룹 측은 "일방적인 해임 통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명백한 업무방해"라고 신 전 부회장을 비판했다.

검찰은 최근 이 전무 처제 집에서 신 총괄회장의 현금 30억원 가량과 중요 서류를 압수했다. 이 전무가 이처럼 중요한 자료를 보관했다는 것은 그만큼 롯데가에 깊은 내막을 알고있다는 얘기기도 하다.

당초 지난 10일 압수수색 당시 잠적했던 이 전무는 지난 12일 자진 출석해 자신의 처제 집에 신 총괄회장의 현금과 서류가 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또한 검찰이 신 총괄회장의 금전출납부를 발견한 롯데호텔 내 '비밀금고' 역시 이 전무의 입을 통해 나온 이야기다.

물론 이 전무가 검찰 수사에 전적으로 협력할지 여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롯데그룹 내 사정을 자세히 안다는 얘기는 바꿔 말하면 비자금 조성 등 비리 의혹에 깊이 관여했다는 얘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에서 키맨으로 꼽히는 인사들은 또 있다.

비자금 조성 등 비리 의혹의 뇌관으로 구분되는 정책본부의 황각규(61) 운영실장이다.

검찰은 황 실장이 인수·합병 과정에서 불거진 비리 의혹이나 계열사 간 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 비자금 조성의 최상부에서 활약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황 실장은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부장시절부터 신 회장을 보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 신 회장이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임명됐던 시기 직속 수행원이 황 실장이었다.

당시 일본 생활로 한국어에 서툴었던 신 회장과 일본어로 대화하며 그를 적극 보필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후 황 실장은 신 회장과 26년간 함께 움직였다. 대표적으로 신 회장이 1995년 그룹 정책본부 전신인 기획조정실 실장 자리를 맡았을 때 신설된 국제부장을 맡으며 옆을 지켰다.

황 실장이 롯데 내 핵심 인물이라는 것은 지난 9월 국정감사때 입증된 바 있다. 당시 신 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 대주주인 '광윤사' 관련 질문에 황 실장이 실무를 맡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신 총괄회장이 지난 3월 롯데제과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 이 자리에 이름을 올린 인물 역시 황실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이 전무와 사돈관계로 알려진 류제돈 전무 역시 이번 수사의 키맨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류 전무는 앞서 고령을 이유로 물러난 김성회 실장 때부터 신 총괄회장을 보좌해왔다.

그러던 중 김 실장이 물러나던 무렵 신동빈 회장을 전담해 보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인원(69) 롯데그룹 정책본부장과 소진세(66) 커뮤니케이션 실장 등 역시 롯데그룹의 핵심 부서에서 일하며 70여개 계열사를 총괄 관리해왔던 만큼 검찰 수사의 키맨으로 분류돼 있다.

검찰은 조만간 이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해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롯데그룹의 명운이 키맨의 입에 달려있는 셈이다.10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롯데그룹 정책본부 등 계열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집무실에서 압수수색한 서류를 화물차에 싣고 있다. 2016.06.11 김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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