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막론, 지역으로 똘똘뭉친 'PK-가덕도파' vs 'TK-밀양파'

편집부 / 2016-06-17 16:49:27
더민주 김영춘·새누리 김세연 등 여야 PK의원 '총궐기' 참석<br />
대구지역 당선자, 첫 모임부터 가덕도 지지 결의문 발표<br />
양측 기자회견·원내대표 방문 통해 지역 입장 강조<br />
지역감정 악화·이기주의 심화…안정성 외면 우려
△ 새누리 부산시당, 당정 열고 가덕신공항 유치 의견 나눠

(서울=포커스뉴스) '영남권 신공항' 입지 결정을 둘러싸고 밀양이 적합하다고 주장하는 대구·경북·울산·경남 일부와 가덕도가 적합하다고 주장하는 부산·경남의 세 대결이 가열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으레 있어온 여야간 대립을 잠시 접고, 지역을 중심으로 뭉치는 분위기다. 최근, 이 지역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신공항 유치를 위해 의기투합하고 있다.

영남권 신공항 논란은 오래전부터 계속돼 왔다. 2000년 부산시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건의하고 2006년 12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신공항 건설 검토를 공식적으로 지시하면서부터 논란이 본격화됐다. 그 후 총선, 대선 때마다 공약으로 주목받으며 밀양과 가덕도, 두 곳으로 후보지가 좁혀졌다.

그러나 2011년, 두 지역 모두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으면서 영남권 신공항 자체가 무산되는 듯 했다. 하지만 신공항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포함되며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정치인들이 지역 이익을 고려해 각각 밀양, 가덕도를 각각 지지함에 따라 갈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오는 24일 이전에 영남권 신공항 타당성 용역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 정치권 분열, '가덕도파' 부산 VS '밀양파' 대구

지난 14일 부산에서 가덕도 신공항 유치와 건설을 촉구하는 총궐기 대회가 있었다. '가덕신공항 추진 범시민운동본부'와 부산 시민 만5천여명이 모인 이 대회에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 등 부산 의원들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김세연 의원은 이 자리에서 '가덕도 유치' 구호를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대회에 참여한 시민단체와 지역 기업 대표 5명은 삭발을 거행했다. 부산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일에도 가덕 신공항 유치를 염원하는 대규모 촛불행사를 가졌는데, 이 행사에서는 지역주의에 기반한 원색적인 비난들이 오갔다.

이에 밀양을 고수하고 있는 대구는 맞불작전으로 대응했다. 지난 7일 대구시 등 복수의 시의회가 부산시의 움직임에 문제를 제기하며 공동대응을 해나가기로 결정한 것.

밀양을 지지하는 남부권 신공항 범 시·도민 추진위원회는 지난 4일 대구 동성로에서 신공항 홍보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이 자리에 모인 대구 시민들은 공정한 입지 선정을 촉구했지만 사실상 밀양을 관철시키기 위한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은 행사 참여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구 지역 20대 총선 당선자 첫 모임에서부터 영남권 신공항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가덕도 지지론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부산 지역 동향과 관련해 대구 지역 국회의원 당선자 일동은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는 결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 여야 막론, 지역이기주의…본래 목적 뒷전, 지역감정 악화

국회에서 여,야로 나뉘어 설전을 벌이던 의원들도 영남권 신공항 문제에 있어서는 지역 이익을 기반으로 뭉치고 있다. 부산 지역 의원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가덕도 촉구 궐기 대회에 참석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전 대표가 가덕도를 방문한 것에 대해 거세게 비난했다. 그는 대구에서 열린 한 특강 참여해 부산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비판하는 한편,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각각 자당에 압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지난 7일 김영춘, 전재수, 최인호 의원 등 부산 지역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신공항 입지 선정 평가 기준에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들은 분지에 위치한 경남 밀양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의 경우, 부산 지역 의원들이 먼저 나섰다. 조경태, 김도읍 의원 등은 지난 1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찾아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이 일부 무너지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며 공정한 용역을 당부했다.

이에 바로 다음날인 2일, 대구 지역 의원들이 맞불을 놨다. 조원진(대구 달성병)·김상훈(대구 서구) 의원 등 역시 정진석 원내대표를 찾아 '공정한 평가'를 당부했다. 이들은 "공정하게 얘기를 해서 결정할 수 있도록, 밀실 경쟁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가 됐으니까 그것을 당 차원에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원내대표에게 말하려고 왔다"고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움직임들로 인해 지역감정이 더욱 악화되고 지역 이기주의가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대립 해오던 것이 정치권의 이해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남권 신공항의 필요성이 부각된 것은 2002년이다. 그해 4월 김해공항 인근에서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가 발생해, 166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더 나은 입지에 위치한 공항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러나 자칫 지역 이익에만 초점이 맞춰진 나머지, 안전성 등은 외면될 가능성도 있다.서병수 부산광역시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새누리당 부산시당-부산광역시 당정 협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이날 부산지역 새누리당 의원 및 부산광역시 관계자들은 당정협의를 통해 가덕신공항 유치와 조선-해양산업 위기 극복에 대한 대책 의견을 교환 했다. 2016.06.08 강진형 기자2016.06.08 송은세 기자유수진 기자 엄용수 의원이 밀양시장 재직시절인 2011년 3월 신공항백지화 반대 문화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제공=엄용수 당선자 사무실> 2016.06.09 김완식 기자 김일환 기자2016.06.16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의원들이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과정 문제점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인호, 박재호, 김영춘, 김해영, 전재수 의원. 2016.06.13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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