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檢 칼끝 '롯데 정조준'<br />
하루 한 곳씩 수사대상 나와<br />
재계선 '1일1사' 말까지 떠돌아<br />
‘다음 타깃이 OO그룹’ 식의 <br />
‘대기업 살생부'까지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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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 |
다음 사정 타깃은 어느 그룹일까?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갈 기업들이 떨고있다.
정부의 사정 드라이브가 ‘국면 전환용’을 넘어 대대적인 ‘재계 길들이기’로 확대되고 있다. 이완구 전 총리가 시작한 부패와의 전면전에 총선 이후의 레임덕 등 정치권 이슈까지 더해 기업의 새우등이 터지는 형국이다.
▲ CJ·효성·포스코 이어 올해 檢 칼끝 '롯데 정조준'
CJ와 효성, 포스코에 이어 올해 검찰의 칼끝은 롯데를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 2일 신영자 이사장에 이어 10일에는 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다. 검찰은 롯데그룹 본사와 신동빈 회장의 자택,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 등 17곳에 검사와 수사관 등 200여명을 동시다발적으로 투입했다. 이쯤 되면 가히 전방위 공세라 할 만하다.
작년엔 포스코건설이 검찰의 타깃이었다.
SK건설과 신세계, 동부그룹, 롯데쇼핑, 동국제강, 경남기업 등도 수사대상에 올랐다. 하루에 한 곳씩 수사대상 기업들이 나오다 보니 ‘1일 1사’라는 말까지 나왔다. 포스코 압수수색은 최경환 전 부총리의 경제단체장 간담회와 동시에 이뤄지면서 ‘억지춘향’이라는 오해도 불러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억울함을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횡령 혐의로 4년을 선고받은 최태원 SK 회장은 기업인 중 최장기간 수감생활을 했다. 최근엔 대우조선해양과 부영그룹,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 등에 대해 수사가 이뤄지고 있고, SK그룹 계열사와 코오롱, 대림코퍼레이션 등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재계의 스트레스 지수가 심해지면서 ‘툭 하면 때린다’는 볼멘소리가 불만으로 바뀌고 있다. 기업 부조리를 바로 잡기 위한 사정이라기보다는 순수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이 실적을 위해 과거의 자료들을 다시 꺼내고 있다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재계 전문가는 “걸리면 죽는다는 80년대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고까지 표현했다.
검찰은 기업범죄가 초점이라고 했지만 레임덕을 막기 위해 전임 정권 기업에 대한 ‘선긋기’와 ‘군기잡기’식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J, 효성, 포스코, 대우조선해양, 롯데가 모두 MB정부에서 특혜 의혹이 있었다. 친이계 인사들부터 ‘두고 보자’라며 발끈하고 있다.
▲‘다음 타깃이 OO그룹’ 식의 ‘대기업 살생부’ 거론
문제는 ‘다음 타깃이 OO그룹’이라는 식의 ‘대기업 살생부’가 거론된다는 점이다. 저성장 속에서도 반등의 기미를 보였던 소비심리도 하락세로 돌아섰고,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상승세를 멈췄다. 사정정국에 따른 기업의 사기 저하가 심각할 수밖에 없다. 다음 타깃을 정하는 정치권만 바라보는 상황에서 투자는 커녕 기업 활동 전반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만장일치로 동결했던 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도 그만큼 경기상황이 나쁘다는 판단이다. 기업의 위법행위에 대한 수사와 단죄가 필요하지만 경제심리를 더 흔드는 표적수사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 비리기업으로 지목됐다가 법정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경우가 많은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은 세계를 누비며 경제외교를 펼치고 국회가 막대한 추경예산으로 경제 활성화에 나서면서도, 정부가 경제의 주역인 기업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사정은 곤란하다. 소를 죽이지 않고 삐뚤어진 쇠뿔을 함께 바로 잡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위축된 소가 다시 일하기 하기 위해서라도 ‘기업사정’에는 종착역이 필요하다.(서울=포커스뉴스) 비자금 의혹으로 검찰이 지난 10일 롯데그룹 압수수색을 한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2016.06.13 이승배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비자금 의혹으로 검찰이 지난 10일 롯데그룹 압수수색을 한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2016.06.13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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