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2016년 하반기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역별, 상품별로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간 급등한 지방 아파트는 물량부담과 함께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수도권은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재고 아파트와 분양 아파트간 탈동조화 현상도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지방 5월)부터 시작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적용된 이후 대출심사 강화로 재고 아파트는 거래량이 줄며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신규 분양아파트는 집단대출 적용으로 대출규제의 그늘에서 벗어나 유동성 확보에 여유를 보이며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도 상이한 모습이 예상된다. 분양흥행에 영향을 받은 강남권 중심으로 재건축 아파트는 강세가 예상되나 일반 아파트는 대출규제 강화와 매수세 감소로 제한적 상승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1만4166가구, 지방은 1만2441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특히 수도권은 두 달 연속 1만가구 이상 신규 아파트가 입주해 전세시장 가격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 2016년 상반기 아파트 매매시장, 수도권 맑음, 지방 흐림
2016년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은 0.46% 변동률(2015년 12월 25일 대비 2016년 5월 27일 기준)로 보합세를 보였다. 최근 2년 동안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상승폭이 둔화됐다. 특히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의 경우 부동산114가 전국 아파트 시세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반기별 매매가격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와 서울과 인접한 경기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주로 올랐다. 올해 상반기에 분양한 신반포자이(반포한양)와 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가 고분양가 논란에도 분양에 성공하자 인접한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훈풍이 불었다.
올해 7월 분양예정인 개포주공3단지(이주철거)와 조합장 교체 이후 재건축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잠실주공5단지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또 서울의 높은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서울 외곽 경기지역으로 이주하면서 파주와 양주, 시흥 등의 아파트값이 올랐다. 반면 용인과 안산 등 최근 가격이 급등한 지역 아파트값은 조정기를 거치며 하락했다.
지방5대 광역시는 국지적 매물 수급에 따라 등락이 갈렸다. 급등한 가격에 대한 피로감, 호황기 때 분양됐던 아파트의 입주러시, 대출규제 강화 등이 맞물리며 대구, 대전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최근 몇 년간 가장 높은 매매가격 상승률을 보였던 대구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만 1만가구 이상이 입주한 달서구∙달성군의 하락폭이 컸고 대구 아파트 시장의 중심인 수성구 아파트 매매가격도 하락했다.
대전도 도안신도시 신규 아파트 입주, 세종시로 인구유출 등의 영향으로 서구, 유성구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부산은 해운대구, 수영구 등을 중심으로 신규분양시장의 호조세가 기존 아파트에도 영향을 미치며 상승했고 울산도 전세매물 부족에 따른 매매전환수요가 이어지며 소폭 상승했다.
기타 지방은 전반적으로 공급 부담과 지방 대출심사 강화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다. 대구 아파트 시장의 영향을 받아 대구와 동반 상승세를 보여왔던 경북이 구미, 경산 등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천안과 아산, 청주 등지에서 1만4000여가구 신규 아파트가 입주한 충남∙충북 아파트 매매가격도 물량 부담에 하향 조정됐다.
경남도 지역 기반산업인 조선, 해운 등 중공업 불황여파로 거제, 창원 등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반면 꾸준한 물량 공급과 대출규제에도 지역적 호재가 있는 지역은 오름세를 보였다. 혁신도시, 국제학교, 세컨하우스붐 따른 인구유입과 제2제주공항 등 개발호재가 풍부한 제주가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큰 오름폭을 보였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교통여건이 개선된 강원과 정주여건 개선으로 인구유입이 많은 세종도 매매가격이 올랐다.
◆ 물량 공급에 전세시장 안정세 진입
2016년 상반기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98% 변동률(2015년 12월 25일 대비 2016년 5월 27일 기준)로 1% 이내 낮은 상승폭을 보였다. 수도권은 저금리에 따른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재계약으로 인한 매물부족으로 전셋값 상승이 지속됐지만 지방은 신규 입주물량 증가에 따라 물량 수급에 여유가 생겼다.
수도권은 서울을 비롯해 경기지역 전셋값이 강세다. 올해 2월부터 수도권 대출심사 강화로 그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을 이끌어왔던 매매전환 수요가 전세시장에 눌러 앉으면서 서대문, 구로, 마포, 은평 등 저가 전세아파트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경기는 과천이 중앙동 1단지, 6단지 등 5개 단지 재건축 아파트의 이주가 추진되면서 경기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올랐고 파주도 서울에서 밀려나 값싼 전셋집을 찾는 전세수요 영향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
지방5대 광역시는 대구를 제외하고 모두 전셋값이 올랐다. 부산은 예년에 비해 올해 입주공급이 감소했고 해운대와 수영을 비롯해 정주여건이 갖춰지며 인구 유입이 늘고 있는 기장군 중심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울산과 대전도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수요가 이어지며 상승했다. 반면 대구는 신규 아파트 입주와 투자자들이 내놓은 전세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5대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했다.
기타 지방은 세종이 가장 높은 전셋값 상승률을 보였다. 정주여건이 개선되면서 공무원 유입은 물론 인접 도시에서 인구 유입이 꾸준하다. 강원도는 원주, 춘천을 중심으로 전세수요가 많았다. 반면 경북과 충남은 올해 들어 신규 아파트 입주가 계속 되면서 전세매물에 여유가 생기자 전셋값이 하락했다.
◆ 2016년 하반기 아파트 시장, 수도권 보합, 지방 하락조정으로 지역별 양극화 심화
2016년 하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은 대출심사규제 강화와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둔화되고 가격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아파트 시장을 받쳐왔던 실수요자들의 매매전환 수요가 대출규제 강화로 분양시장으로 흡수되거나 전세시장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반기 추가 부동산 대책이 예상되지만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서 서민주거 안정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한 대책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은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성적에 따라 분위기를 달리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강남이라는 입지의 우수성으로 재건축 아파트가 분양흥행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수요가 이어지며 가격 상승세는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실수요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아파트의 경우 강보합 수준의 가격변동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형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실수요는 꾸준하겠지만 오른 아파트 매매가격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피로감이 상당해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5대광역시와 기타지방은 지역별 수급과 호재에 따라 등락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호남지역은 최근 2~3년간 주택 가격이 크게 치솟으면서 이미 숨고르기나 조정 국면에 들어간 상황에서 하반기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도 상당해 가격 하방압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이나 세종, 제주는 인구유입이나 개발 사업 호재로 인해 상반기보다 오름폭은 줄겠지만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전세시장도 국지적으로 수급불균형을 이루는 지역을 제외하고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전세의 월세전환으로 순수전세 매물은 감소하겠지만 하반기 신규 아파트 공급이 많아 큰 폭의 전셋값 상승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도권의 경우 하반기 재건축 아파트 1만2709가구가 이주를 계획하고 있어 재건축 아파트 주변 지역으로 전셋값 상승폭이 커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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