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역사 잊지 않기 위해선 추모공원 조성해야"<br />
"불평등한 한미관계 청산해야 이런 사태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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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순미선추모비 |
(서울=포커스뉴스) 한·일 월드컵의 열기로 온 나라가 뜨겁던 지난 2002년 6월 13일, 미군의 장갑차에 치여 목숨을 잃은 고(故) 심미선·심효순(당시 14세)양을 추모하는 행사가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미선효순추모비건립위원회·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 단체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 간이 분향소를 설치해 고인들의 넋을 기리는 한편 '추모 14주기를 기념 거리보고회(필리버스터)'를 열어 당시 사건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과제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단체는 "미군에 의해 두 소녀가 세상을 떠난 지 14년이 흘렀지만 이 땅의 전쟁 위협은 아직도 가시지 않았고 기울어진 한미관계도 여전하다"며 "전쟁을 끝내고 평화의 세상을 이뤄 두 소녀의 꿈을 이뤄주자는 절박한 심정을 담아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2012년, 추모 10주기 당시 시민들의 성금을 모아 건립한 추모 조형물인 '소녀의 꿈'을 아직도 사고 현장에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내년 추모 15주기에 맞춰 두 소녀가 편히 쉴 수 있는 추모공원을 건립하고자 한다. 그래야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고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행사는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효순·미선 양에 헌화 및 분향을 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참석한 10여명의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조용히 눈을 감은 채 두 어린 영혼에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어진 거리보고회에서는 김종일 서울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공동대표(당시 여중생범대위 집행위원장)가 첫 연사로 나서 2002년 사고 당시의 상황·이후 범대위의 활동 등에 관해 설명했다.
김 대표는 "신효순·심미선 두 여중생이 꽃다운 나이에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음에도 당시 우리 경찰과 군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고 그 결과 사건은 미군의 의도대로 서둘러 마무리됐다"라고 지적하며 "이는 불평등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때문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두 여중생의 안타까운 죽음은 결국 국민으로 하여금 촛불을 들게 했다.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불평등한 한미관계 청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거리보고회는 다섯명의 연사가 연달아 발언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 대표 외에 유영재 전 평통사 사무처장, 이우성 인천 평총사 청년부장, 박석분 평통사 추모비건립위원, 권정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등이 연사로 나선다.
이들은 각각 △효순·미선 희생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평통사의 노력 및 앞으로의 과제 △사드 배치 등 미군 관련 현안 보고 △ 추모비·추모공원 건립의 취지 △효순·미선 희생 사건 관련 재판의 부당성 및 SOFA개정의 과제 등에 대해 발언할 계획이다.
거리보고회가 끝나는 오후 7시30분에는 효순·미선 양 추모 영상을 상영하고 이후에는 참가한 시민들의 촛불 문화제가 오후 9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효순·미선양을 추모하는 14주기 추모제가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사고현장에서 열렸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단체 소속 회원 50여명은 효순·미선양이 살았던 마을부터 사고 현장까지 행진한 뒤 헌화·묵념·추모사·기억의 나무 식수 등을 진행하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들 단체는 지난 12일 오후에는 의정부 미 2사단 캠프 레드 클라우드 정문 건너편에서 두 소녀를 추모하는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2002년 6월 13일,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신효순·심미선 양은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56번 국도변을 걷다 훈련중이던 미군의 장갑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특히 사고 다음 날이 효순양의 생일이었다는 것이 알려지며 많은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서울=포커스뉴스) 2002년 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숨진 고(故) 신효순·심미선 양 14주기인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분향소가 마련되었다. 2016.06.13 허란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002년 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숨진 고(故) 신효순·심미선 양 14주기인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와 추모비 '소녀의 꿈'. 2016.06.13 허란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002년 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숨진 고(故) 신효순·심미선 양 14주기인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참가자들이 헌화 후 묵념을 하고 있다. 2016.06.13 허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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