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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창덕궁의 매력이요? 자연을 제압하거나 다듬기보다 자연에 그대로 안겼다는 거죠"
EBS 한국사 강의로 유명한 역사강사 최태성(45)씨는 경복궁을 제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의 매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 강사가 말하는 창덕궁의 매력과 관람 포인트는 무엇일까.
-경복궁과 차별화된 창덕궁의 매력은?
▲창덕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는 것이 경복궁과 차별화되는 점입니다. 경복궁을 제치고 창덕궁이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됐다니 의외이지요? 창덕궁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매력은 바로 한국 궁궐 건축의 모범이 됐다는 점입니다. 한국 궁궐 건축의 모범은 바로 '자연과의 어울림'입니다. 그 어울림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는 곳이 창덕궁입니다. 넓고 평평한 터를 골라 그 위에 건축물을 인위적으로 올리기보다는 불규칙한 지형을 살려 공간 구성을 했습니다. 창덕궁은 자연을 제압하거나 자연을 다듬기보다 자연 그대로 그냥 안기는 형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창덕궁을 관람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창덕궁 후원을 봐야 합니다. 후원이 있기에 세계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곳이 창덕궁이기 때문입니다.
후원에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의 거대한 정원을 기대하거나 일본 전통 가옥의 아기자기한 정원을 기대하고 간다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될 겁니다. 그런 게 없으니까요. 후원은 그냥 자연입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있으면 그냥 그 안에 작은 정자나 건물을 얹어 놓았을 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창덕궁 후원의 관람 포인트입니다.
-창덕궁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면 어느 곳이 좋을까?
▲정조(조선 제22대 왕)와 셀카 한 장 어떠세요. 창덕궁 후원에 주합루(宙合樓)가 있습니다. 이 주합루 앞에 어수문이 있습니다. 어수문을 뒤로하고 주합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보세요. 특히 자녀와 함께 창덕궁에 갈 땐 꼭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세요. 이곳이 바로 정조 시대에 치열한 공부가 이뤄진 규장각(奎章閣)이 있는 곳입니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석학들이 모여 학문을 논하던 곳이지요. 그 기운을 받아 올 수 있습니다. 창덕궁 규장각의 기를 받으면 물고기가 용이 되듯이 펄쩍 성적이 향상된다는 믿거나 말거나 말이 있습니다.
-창덕궁에 원래 경복궁에 있었던 건물들이 있는데 여기에 얽힌 이야기는?
▲일제 강점기인 1910년대에 창덕궁에서 불이 났습니다. 이때 일본이 이를 보수한다는 명분으로 경복궁의 건물을 창덕궁에 옮겨다 놓았습니다. 경복궁의 강녕전과 교태전 건물 일부를 떼어내서 창덕궁에 옮겨 놓은 것입니다. 이는 경복궁을 훼손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경복궁 자리에 조선 총독부 건물을 들이고 경복궁의 규모를 축소하려고 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경복궁의 건물들이 훼손되거나 이전됐습니다.
-고궁 걷기가 일회성 '감상'이 아닌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방법은?
▲문화재는 단순히 보이는 건축물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건축물에는 시간의 켜가 묻어 있습니다. 그 시간의 켜를 하나씩 들춰 보세요. 그 켜마다 담겨있는 인간의 희로애락, 그 희로애락의 스토리에 귀 기울여보세요. 당신이 만나는 건물이 당신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있었고 당신보다 훨씬 더 오래 그곳에 서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최태성 씨의 창덕궁 이야기는 경복궁에 묻혀 자칫 소홀하기 쉬운 창덕궁 관람에 유용한 길라잡이다.
그의 가이드를 벗 삼아 직접 창덕궁을 찾고 싶다면 오는 12일 <포커스뉴스>가 주최하는 '제7회 나라사랑 고궁걷기'에 참여하면 된다.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는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시작해 경복궁과 창덕궁, 창경궁 등 조선 3대 궁궐을 걷는 행사다. 창덕궁과 창경궁은 자유관람이 가능하다.
오전 9시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개회식에서는 최태성 씨의 '최태성 역사선생님의 고궁관람 포인트 강연'을 직접 들을 수 있다.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에 함께하고 싶다면 오는 9일까지 공식홈페이지(www.hiwalking.co.kr)에서 온라인 참가 신청할 수 있다. 축제 당일 현장 부스에서 별도 접수할 수 있다. 참가비는 성인 1만원, 청소년 8000원이다.한국사 강의로 유명한 '큰별샘' 최태성 씨.<사진제공=최태성 씨>(서울=포커스뉴스) 서울 종로구에 있는 창덕궁 돈화문 2016.06.02 허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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