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만 3번 역임…대선 노리다 국회의장으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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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말하는 정세균 의원 |
(서울=포커스뉴스) 20대 전반기 국회의장에 정세균(65·서울 종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선출됐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국회의장·부의장 선거에서 총 투표자 287명 중 274표를 얻어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이 됐다.
야당에서 국회의장이 선출된 것은 지난 17대 국회 이후 14년 만이다. 당시 17대 국회 하반기에는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출신인 박관용 의원이 국회의장이 됐다.
야당 출신의 국회의장이 탄생했기에 20대 국회는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 대한민국 의전 서열 2위 '국회의장'
국회의장은 국가 의전 서열상 대통령 다음인 2위다. 국회의장 차량 번호를 통해서도 이를 잘 확인할 수 있다. 대통령의 차량번호는 1001번, 국회의장의 경우 1002번이다.
국회의장은 거느리는 보좌진만 해도 일반 국회의원(9명)의 2~3배에 달하는 23명이다.
의장실에서만 차관급 비서실장 1명, 10명의 (1급~5급) 비서관들이 국회의장을 모신다. 외교부에서 파견한 의전담당비서관도 포함돼 있다.
국회 전체에선 장관급(국회사무총장) 1명과 차관급(비서실장·입법차장·사무차장·국회도서관장) 4명을 아우른다. 이밖에 국회사무처 국제국의 의전 통역관 7명도 의장의 대외활동을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국회의장은 국회에서 근무하는 4000여명에 달하는 인원의 인사권도 갖고 있다.
또 국회 내 의장실 크기도 압도적이다. 국회 본청 3층에 위치한 의장실은 약 400평 정도로 100평이 채 되지 않는 부의장실, 약 44평 수준인 일반 의원실의 최대 10배에 달할 정도다.
게다가 국회의장은 임기 동안 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관도 제공받는다. 국회의장 공관은 대법원장 공관과 외국 대사들의 공관이 밀집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언덕 위에 위치해 있다. 3층 짜리 건물인 공관은 대지면적 2900평, 연면적 약 660평에 달한다. 건축비로만 약 160억원이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장 공관은 대통령 관저, 국무총리 공관 등과 마찬가지로 옥외집회와 시위가 금지된 장소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르면 의장 공관 주변 100m 이내에서의 집회 또는 시위는 금지돼있다.
국회의장은 공항에서도 'VIP 중의 VIP' 대접을 받는다. 국회의장은 해외 입출국 시 출입국검사장도 거치지 않고 전용통로를 통해 간편히 비행기에 오르 내릴 수 있다. 반면 장관과 국회의원은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출입국검사장을 통과해야 한다.
◆ 전북 '무진장' 4선·서울 종로서 재선…당 대표만 3번 역임
1950년생인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은 전라북도 진안의 한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전주공업고등학교를 다니다 전주신흥고등학교로 전학, 구내 매점에서 돈을 벌면서 공부에 매진, 고려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했다.
정 신임 의장은 고대 재학 시절 고대신문에서 기자로 활동했고 총학생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유신 체제 반대 운동을 주도했다.
대학 졸업 후인 1978년,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 자리까지 올랐다.
그러다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눈에 띄면서 정계에 입문, 제15대 국회에서 전북 무주·진안·장수·임실 지역구에서 당선돼 국회로 입성했다.
정 의장은 이후 18대 국회까지 내리 4선을 하다 19대 총선에서 대한민국 정치1번지 서울 종로구로 지역구로 옮긴 뒤 20대까지 당선, 6선 국회의원이 됐다.
특히, 이번 총선에선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붙어 당선되기도 했다.
정 신임 의장은 정치권에 몸을 담으면서 세 차례의 당 대표 등 중요한 직을 수차례 맡기도 했다. 2005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당 의장을 수행했고 2006년에는 산자부 장관으로 활약했다. 또 2007년 열린우리당 당 의장, 2008년 민주당 대표를 맡았다.
당 대표로 있으면서 2010년 열린 제5회 전국지방선거에서 야권의 승리를 가져오기도 했다.
당내에선 범친노계로 분류된다. 그렇지만 야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기도 했으며 대선주자급 인사들에게만 붙는다는 이니셜이 생기기도 했다. 정 의장은 이니셜은 'SK'였다.
당초 20대 총선이 끝난 후 정 의장이 당권 또는 대권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정 의장은 방향을 국회의장으로 선회했고 당내 경쟁자들을 무난하게 제치고 국회의장에 선출됐다.
◆ '미스터 스마일'…조용하지만 포용력있는 리더십
정치권에선 정 의장을 ‘미스터 스마일’이라고 부른다. 정 의장의 외모 자체가 항상 웃는 모습인데다 대표적인 덕장인 탓에 붙은 별명이다.
정 의장 주변에선 포용력이 넓은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라는 평을 내리고 있다. 특히, 조용하지만 합리적이라는 얘기도 많다.
당이 계속되는 선거 패배로 계파간 갈등이 치열할 때 사령탑으로 낙점, 당내 갈등을 수습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정 신임 의장의 능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또 '국회의 신사'라는 호칭이 따라붙는 백봉신사상을 그간 7차례나 받기도 했다. 정 신임 의장 특유의 친화력으로 조직 내에서 반대세력이 없을 정도다.
그렇지만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친화력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 약력
△전북 진안 △고려대 법대 △페퍼다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회장 △쌍용그룹 상무이사 △새정치국민회의 원내부총무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당의장 △제9대 산업자원부 장관 △민주당 대표 △15·16·17·18·19·20대 국회의원20대 전반기 국회의장에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선출됐다. 2016.05.29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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