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예비 후보 시절 최대 가능 금액인 2700달러 기부<br />
"트럼프는 내 정치적 관점이 아니라 법률적 능력을 고용한 것"
(서울=포커스뉴스)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고용한 변호사가 사실상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의 선거 캠페인에 기부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정치전문 일간지 폴리티코의 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학 사기 사건' 집단소송을 담당한 다니엘 페트로첼리 변호사는 지난 15년간 클린턴을 포함해 여러 민주당 후보에게 기부해왔다.
페트로첼리는 1994년 'OJ 심슨 살인 사건'에서 피해자 론 골드만 가족의 변호를 맡아 승리로 이끌고 배상액 3350만 달러(약 390억 원)을 얻어낸 것으로 널리 알려진 변호사다.
영국 인디펜던트의 9일 보도에 따르면 그가 운영하는 법무법인 오멜버니 앤 마이어스(O'Melveny & Myers)는 클린턴의 선거운동에 2만 달러(약 2300만 원) 가까이 기부해왔다.
또한 페트로첼리는 트럼프에게 고용된지 한달 뒤인 지난 1월에도 로스엔젤레스 모금행사에서 예비 후보에게 기부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인 2700달러(약 313만 원)을 클린턴에게 기부했다.
그는 지난 4월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대담에서 "트럼프는 내 법률적 능력을 고용한 것이지 정치적 관점을 고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이 예비 후보에 대한 기부가 이뤄진 시점은 트럼프가 '트럼프 대학 사기 사건' 판결을 맡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연방 법원 곤잘로 쿠리엘 판사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화제가 됐을 무렵이다.
트럼프는 "쿠리엘 판사는 멕시코계 이민자 혈통이라 공정한 판결을 할 수 없다"고 비판해왔다. 지난주 CNN과의 대담에서도 "그는 멕시코인이라 이민자의 벽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내게 부당한 대우를 한 것이다.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쿠리엘 판사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출생했지만 트럼프는 계속해서 그를 '멕시코인'이라 부르고 있다.
쿠리엘 판사는 트럼프에게 '트럼프 대학 사기 사건' 집단소송과 관련해 대선 20일 후인 오는 11월28일 공판에서 증언하도록 결정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측 페트로첼리 변호사는 지난 5월 샌디에이고 법원 밖에서 "쿠리엘 판사는 자기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판사의 사퇴를 촉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학 사기 사건'은 트럼프가 투자한 '트럼프 대학'이 2004년부터 대학 인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대학'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부동산 투자 비법 강좌를 열어온 것에 대해 학생들이 "3만5000달러(약 4000만 원)를 냈는데 트럼프 대학은 가짜였다"며 2010년 제기한 집단소송이다.지난 10월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유세를 펼치고 있다. ⓒ게티이미지/이매진스 지난 2006년 10월23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엔론 사태와 관련해 다니엘 페트로첼리 변호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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