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가는 남성만 최소 30명, 2명만 체포 조사<br />
브라질은 물론 미국도 성범죄 건수 왜곡 축소<br />
'소녀들을 위한 정의' 세우려는 움직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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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tivists Protest Violence Against Women In Rio De Janeiro |
(서울=포커스뉴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16세 소녀를 남성 최소 30명이 집단 성폭행하는 만행이 벌어지는 등 세계 각지에서 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CNN은 전 세계에서 만연한 성범죄를 '숨겨진 전염병'으로 규정하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리우 빈민가에서 벌어진 집단 성폭행
리우에서 벌어진 집단 성폭행은 국제사회의 공분을 자아냈다. 최소 30명으로 알려진 강간범들은 소녀가 약물에 취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모습을 트위터에 게시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브라질 경찰은 성폭행 혐의로 남성 2명만 체포했다. 또한 4명만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있을 뿐이라고 브라질 국영 통신 에이전시아 브라질이 보도했다.
브라질 경찰은 피해자에게 2차 가해까지 했다. 수사관은 소녀에게 집단 성관계를 선호하는지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사건 담당 수사관이 여성 경찰로 바뀌었다.
◆ 성폭력은 '숨겨진 전염병'
성폭력 연구 이니셔티브(SVRI)는 성범죄를 '숨겨진 전염병'(hidden epidemic)이라고 표현했다. 이 단체는 끔찍한 성범죄가 일어난 브라질의 성폭력 발생 건수가 전체의 5%만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2012년 이후 리우의 성범죄 건수는 매년 2~3%씩 감소하는 추세다. 그렇다고 해도 매달 아동을 포함한 여성 400명이 성폭행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7세 이상 미국인 여성 가운데 14.8%가 성폭행 피해자로 집계됐다. CNN은 미국이 자체 수집하는 성범죄 피해자 수는 WHO 통계의 1/10 수준이라고 전했다.
특히 미군에서 성범죄가 자주 벌어졌다. 리온 파네타 미국 전 국방장관은 매년 남녀불문 미군 1만9000명이 성범죄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2012년 밝힌 바 있다.
◆ '소녀들을 위한 정의' 캠페인
성범죄가 만연한 가운데 12개국이 뭉쳤다. 이들은 '소녀들을 위한 정의'(Justice for Girls)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캠페인의 주목적은 성폭력 처벌 판례 수집을 통한 처벌 강화다.
케냐에서는 최근 16세 소녀 리즈가 집단 강간을 당한 뒤 도랑에 던져져 숨을 거두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만행을 저지른 강간범들에게 내려진 처벌은 '잔디 깎기'였다.
국제사회는 케냐 사법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을 규탄했다. 그 결과, 10대 소녀에게 끔찍한 고통을 안긴 극악범들은 징역 15년형을 받게 됐다.
에티오피아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납치 성폭행을 당한 13세 소녀를 법정에서 판사가 모욕하는 일이 벌어졌다. 판사는 이 피해자가 강간을 당하기 전에 이미 처녀성을 잃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반인권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문제에 대해 아프리카위원회에서 재논의 하기까지 무려 15년이 걸렸다. CNN은 가부장적 사고방식이 지배하는 나라에서 성범죄가 가볍게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수사관 강압적 태도, 2차 피해 낳아"
영국에서는 1991년 남편이 아내를, 혹은 아내가 남편에게 성관계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법을 제정했다. 미국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1993년 처음으로 이 법을 도입해 적용했다.
그러나 부부 강간죄는 파키스탄을 비롯한 중동·아프리카에서 절대 처벌하지 않는다. 파키스탄에서는 아내가 성관계를 거부하면 남편이 폭력을 행사해도 된다는 법을 제정하는 역주행 움직임까지 있었다.
CNN은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주의해야 할 점을 '2차 가해'로 꼽았다. 파키스탄에서는 성범죄가 발생하면 가해자의 행동보다 피해자의 행동에 초점을 맞춰 재판을 진행한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 법정에서는 변호사나 판사가 피해자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일이 빈번하다. 미국에서도 가해자 변호사의 강압적인 반대 심문을 견디지 못한 아동 포르노 피해 소녀들이 소송을 취하한 사례가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외신은 정부가 성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관들이 피해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지 않도록 절차를 손봐야 한다고 덧붙였다.브라질 코파카바나 해변에 사진작가 마르시오 프레이타스가 찍은 '학대 여성' 묘사 사진과 속옷 420벌이 놓여 있다. 지난 5월 말 발생한 리우 빈민가 집단 성폭행 사건에 따른 설치 미술이다. 브라질 여성 인권 단체들은 사법 당국에 강간범 단죄를 요구하고 있다. (Photo by Mario Tama/Getty Images)2016.06.09 ⓒ게티이미지/이매진스 지난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브라질 리우에서 여성 권리 신장 가두행진이 개최됐다. 2012년 이후 성범죄 발생 건수가 소폭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브라질에서는 매월 여성 400명이 성범죄 피해를 당하고 있다. (Photo by Mario Tama/Getty Images)2016.06.09 ⓒ게티이미지/이매진스 낙태 합법화를 지지하는 브라질 여성이 자신의 몸에 구호를 적고 국제 여성의 날 가두행진에 나왔다. (Photo by Mario Tama/Getty Images)2016.06.09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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