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리베이트'…비례대표 김수민·안철수 오른팔 박선숙 '치명타'<br />
당 연루 의혹에 진땀빼는 국민의당…사과한 안철수·버럭한 박지원 <br />
법조계 "선거와 전쟁 선포한 검찰, 쉽게 물러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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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많은 김수민 의원 |
(서울=포커스뉴스) 검찰의 칼이 국민의당을 향하고 있다.
4·13 총선이 끝난 직후 불거진 국민의당 박준영(전남 영암·무안·신안) 의원의 '공천 헌금' 의혹부터 최근 불거진 김수민 의원의 '리베이트' 의혹까지 잇따르는 검찰의 수사에 '제3당'인 국민의당이 휘청이고 있다.
◆ 20대 총선 이틀 만에 박준영 의원 '압수수색'
검찰이 박 의원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말이었다.
서울남부지검은 박 의원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전 신민당 사무총장 김모(64)씨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약3억60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검찰 수사는 총선 이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난 4월 15일 박 의원의 선거사무소와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것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 총선이 끝난지 이틀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후 같은달 21일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김씨가 구속됐고 3일 뒤인 4월 24일 박 의원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인 또다른 김모씨가 구속됐다.
주변인에 대한 조사가 끝난 뒤 검찰의 칼은 박 의원과 부인에게 향했다. 4월 30일 김씨에게 돈 봉투를 건네 받았다는 혐의의 박 의원 부인이 검찰에 소환됐고 이어 지난달 2일 박 의원이 검찰에 피의자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았다.
박 의원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줄곧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달 16일 박 당선인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비록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되긴 했지만 20대 총선 당선인 출신 첫 사법처리 수순을 밟은 인물로 기록되게 됐다.
◆ 총선홍보 '리베이트'?…안철수 최측근 박선숙·비례대표 김수민 '치명타'
박 의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한숨돌리던 국민의당에 폭풍이 몰아친 것은 지난 9일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보도자료를 통해 김수민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선거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을 맡았던 김 의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선거 홍보물 제작업체 등 2곳에 일감을 몰아주고 2억3820만원의 사례금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서부지검은 선관위 고발을 접수한 뒤 김 의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는 선고홍보물 제작업체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선관위와 검찰 등에 따르면 총선 당시 김 의원은 선거 홍보물 제작업체 A사와 TV광고 대행업체 B사 등에게 자신이 대표로 있는 디자인 관련 벤처기업 '브랜드 호텔'과 허위계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1억782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B업체의 경우 국민의당 선거홍보 관련 팀원에게 체크카드를 발급해 6000여만원을 추가로 건넨 혐의도 있다.
김 의원의 리베이트 의혹이 더욱 논란이 되는 이유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최측이자 오른팔로 불리는 박선숙 의원까지 연루돼 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총선 당시 당내에서 회계 책임자이자 사무총장을 맡고 있었다. 검찰 등에 따르면 박 의원은 이 과정에서 허위 계약서 작성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 당 연루 의혹에 진땀빼는 국민의당…사과한 안철수·버럭한 박지원
국민의당은 연이어 터진 검찰 수사에 진땀을 빼고 있다. 특히 김 의원 등이 연루된 리베이트 의혹의 경우 그 당혹감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이 박준영 의원을 조사할 당시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대로, 원칙대로 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 역시 당헌당규를 이야기하며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나 이번 건은 달랐다.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은 논란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당 소속 의원, 당직자와 관련된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며 "선관위가 무책임하게 보도자료를 낸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이다. 검찰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다음날인 10일에도 국민의당의 당차원 입장표명은 이어졌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 송구스럽다"며 공식 사과한 뒤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받았지만 당에서 사실관계를 적극적·객관적으로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개를 숙인 안 대표와 달리 박지원 원내대표의 경우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의 수사내용과 방법을 주시하겠다"며 "어떤 경우에도 우리 당의 운명을 검찰의 손에 넘기지 않겠다"고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한 "최근 검찰의 홍만표 변호사, 진경준 검사장에 대한 수사 내용을 보면 아직도 자기 식구 감싸기엔 철저하면서 야당에만 잔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검찰 수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동안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1심부터 상고심, 다시 파기환송심을 겪으며 검찰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박 원내대표의 심경이 고스란히 드러난 발언이었다.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검찰이 이번 수사를 정치적 방향으로 하거나 적법절차를 어겨 편파적·불법적으로 과잉수사를 하고 피의사실을 공표한다면 두 의원 뿐 아니라 관계당사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엄중 경고한다"고 말했다.
박준영 의원 사건과 달리 이번 리베이트 의혹에 당 차원의 발언이 쏟아져 나오는데는 비단 검찰의 두번째 칼날을 맞아서만은 아니다.
박준영 의원의 공천헌금 사건의 경우 개인의 비리 스캔들의 성향이 크고 국민의당 입당 전 일어난 일인 만큼 당 차원의 책임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리베이트 의혹의 경우 국민의당 내부에서 당 차원으로 자행된 비리로 비춰질 영향이 크다는 점이 당의 대응을 가른 결정적 요인으로 보여진다.
게다가 김수민 의원의 경우 헌정 사상 최연소 비례대표 의원으로 전국민적 관심을 받으며 국민의당의 청년 간판으로 여겨져 왔던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한 여파 역시 크다는 게 정계는 물론 법조계 중론이다.
◆ 법조계 "선거와 전쟁 선포한 검찰,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
국민의당을 향한 검찰의 수사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검찰발 폭풍'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진위 여부를 떠나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연이은 압수수색 등으로 세간에 오르내리다 보면 추후 의혹이 거짓으로 밝혀지더라도 타격을 입는 것이 정치사범에 대한 수사"라며 "게다가 이번 총선의 경우 김수남 검찰총장이 전면에 나서 선거사범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황인 만큼 수사를 개시한 검찰이 순순히 물러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가 야당에 집중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검찰의 선거사범 수사를 보면 야당 소속 의원들에게는 압수수색 등 관련 수사가 활발하게 진행되지만 여당은 잰걸음을 걷는 경우가 많다"며 "언론에 화제가 되고 공유되는 내용들 역시 야당에 대한 내용이 많은데 이런 부분은 검찰 역시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10일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단을 꾸려 당 차원의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상돈 최고위원이 진상조사단장을 맡아 사실관계 규명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부의장 후보 선출을 위해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수민 의원이 생각에 잠겨 있다. 김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선거 홍보물 제작업체 등에 일감을 주고 업체들로부터 억대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6.06.09 박동욱 기자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박준영 국민의당 당선인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16.05.18 이승배 기자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부의장 후보 선출을 위해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수민 의원이 생각에 잠겨 있다. 김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선거 홍보물 제작업체 등에 일감을 주고 업체들로부터 억대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6.06.09 박동욱 기자 국민의당 박선숙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6.02.15 김흥구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16.06.10 강진형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2015.08.16 김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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