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상장 7월로 연기… 공모가도 내려갈 듯

이채봉 기자 / 2016-06-07 17:28:27
검찰 수사로 정정신고서 제출해야... 7월 중순으로 미뤄져<br />면세점 재승인 무산되면 매출 타격... 공모가 하향 조정될 듯

[부자동네타임즈 이채봉 기자]이달 29일 예정돼있던 호텔롯데 상장이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공모가도 하향 재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 검찰 수사로 상장 연기... 늦어도 7월 28일 이전엔 상장해야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상장관계자들은 이날 아침 회의를 열고 호텔롯데의 상장일정을 연기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일이 미뤄진 것은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게이트' 관련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지난 5월 19일 상장 관련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검찰 수사라는 중대한 변동 사안이 발생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면 11일 후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달 말 상장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호텔롯데는 6일부터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실시하고, 오는 15~16일 수요예측, 21~22일 청약을 거쳐 29일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해외 IR도 연기된 상태다.

정정보고서 제출로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지만 늦어도 7월 전엔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는 지난 1월 28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상장예비심사 통과 후 늦어도 6개월 안에 상장하도록 돼있어 7월 28일 이전엔 상장이 완료될 것이란 예측이다.

◆ 공모가 하향 재조정... 면세점 재승인 여부 관건

공모가는 하향 재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호텔롯데가 기존 증권신고서에서 내건 희망 공모가 밴드는 주당 9만7000원~12만원.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12만원에 공모가가 형성될 경우 총 공모액은 5조7426억원으로 2010년 5월 삼성생명의 사상 최대 공모액 기록인 4조8881억원을 넘어선다.

하지만 업계에선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목소리가 높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 2일 "호텔롯데의 공모가 밴드는 이미 예고된 수준이지만, 올해 예상 실적과 면세점 업황변동, 롯데그룹 자회사별 현황을 감안시 상당히 높다"며 "공모가 하단수준이 아니라면 또 다시 소문난 잔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관건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재승인 여부다. 검찰 조사 결과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과정에서 특혜 및 로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재승인 심사에서 감점을 당할 수밖에 없다. 2015년 기준 호텔롯데 전체 매출액에서 면세점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84%인 점을 감안할 때 엄청난 타격이다. 또 면세점 신규 허가로 진입장벽이 낮아져 높은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주가수익비율(PER)도 동종업계보다 월등히 높다. 호텔신라의 PER은 26.3배인 반면 호텔롯데는 희망 공모가밴드 기준 32~40배 수준으로 형성돼있다.

공모가 하향 가능성이 높아짐에따라 최대 규모 IPO라는 수식어도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의 기록을 깨려면 공모가가 최소 10만2200원 이상으로 형성돼야 한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장 이후의 상승여력을 감안한 공모가 밴드는 9만원~10만5000원 사이가 적당하다"고 밝혔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IPO 흥행을 위해선 인천공항 임차료 연간 배분 정책, 신세계 면세점 오픈에 따른 경쟁 비용, 월드타워점 사업 중단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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