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여야를 대표하는 의원들이 7일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가미래연구원·경제개혁연구소·경제개혁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소득과 부의 불평등'에 대한 보수 진보 합동토론회에서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최근 국내외 경제 침체로 심화되고 있는 '소득 불평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양극화 문제 해소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을 드러냈다.
우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한국경제의 불평등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현실 정치에 들어와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시도도 해봤고 좌절도 겪어봤다"며 "단순히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더 많은 관심이 없으면 한국 경제의 앞날은 어둡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지나친 불평등이 성장을 저해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비대위원장은 "선거 때마다 표를 구걸하는 정치 집단이 왜 이문제를 소홀히 하고 별로 열심히 해결하려 노력하지 않느냐"고 지적하며 "정치권이 경제 세력의 막대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정 노력을 겉으로만 하지 실질적으로 행하지 않는다. 정부의 경제 정책을 담당하는 분들이 자본의 힘에 억눌려서 전혀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것 아닌가"며 정치권과 경제 세력간의 밀접한 관계가 양극화의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도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 빈부격차와 기업 격차, 교육 격차 등이 모두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 분야의 격차가 다른 분야 격차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로 얽히는 복잡한 구조"라며 현 상황을 진단,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이냐에 미래가 걸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야당 대표들의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그 원인에 대한 진단과 해결책은 달리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달 발생한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언급하며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년이 채 안 된 비정규직 청년의 죽음에 사회가 비통해하고 있다. 그 힘든 일을 하면서 월급은 140만원 받고, 밥 먹을 시간이 없어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웠다"며 "이 비극 뒤에는 철밥통처럼 단단한 정규직 보호막이 있다. 조선시대 양반의 상놈에 대한 것보다도 더한 수탈이다.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정규직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어 경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토론자, 발제자들은 "외환위기(IMF) 이후 경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고 입을 모으며 제각각 양극화 원인과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소득의 문제를 지적, "금융소득이 2억원 이상인 사람들이 전체 이자의 50% 이상을 가지고 있다. 배당의 경우 소득이 2억원 이상인 사람이 전체의 80%를 가지고 있다"며 "이자나 배당 소득을 늘리면 소득 불평등이 더욱 심화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부동산 자산과 관련해 "고소득 임대업자도 많지만 2000만원 이하의 저소득 임대업자들도 있는게 특이점"이라며 "임대 소득에 의존하는 저소득층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통계로 나오고 있다. 부동산 자산 역할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다 세밀한 분석을 주장했다.
이정우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명예교수는 '보수정권'이 경제 양극화를 심화시킨 주체란 주장을 펼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 제도적 역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1960년~70년대 박정희 시대를 어떻게 보냈느냐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세금 자료와 임금자료 등을 가지고 분석한 결과, 이 시대에서 분배가 나빠진 것으로 나왔다"며 "잠정적이고 미약하게 악화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지난 50년간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고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한국 노동자 상태는 크게 후퇴하고 있다. 특히 많은 고통을 주는 것이 비정규직 문제고 정말 중요한 해결책 중 하나가 최저임금"이라며 "최저임금을 많이 올린 것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였다. 진보 정부가 제대로 못했다는 욕을 먹지만 보수 정부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차이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은 늘고 노조는 더 약해졌고 이를 대변할 정치적 세력도 없다. 진보 야당은 더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하며 "기술과 정치제도, 이 두가지가 한국 양극화의 원인이 아닌가 하고 보고 있다"며 보수 정권의 제도적 변화를 주문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장하성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도 "지금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는 바"라며 "10년전엔 이러한 주장이 '좌파의 공세'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정책적 역량을 키워봐야 한다"며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회보험의 소득 재분배 역할을 강조, "노동시장에서 계속 줄어드는 소득을 정부가 복지 정책을 통해 메우지 않는 한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사회보험의 취약한 소득 재분배 역할을 재검토해 강화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외에도 새누리당의 김세연·정우택 의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토론회에 참석해 소득 양극화 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높은 관심을 방증했다.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논의하는 보수진보 합동토론회에 김무성 전 새누리당대표(왼쪽에서 3번째), 심상정 정의당 대표(왼쪽에서 4번째),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왼쪽에서 6번째), 박영선 더민주 의원(오른쪽에서 4번째), 무소속 유승민 의원(오른쪽에서 첫번째)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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