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약진' 이후 50일…국민의당 '3중고'에 몸살

편집부 / 2016-06-03 16:11:07
반기문 등장, 안철수 위협<br />
트위터 등 연이은 구설·호남홀대론 '부글부글'
△ [그래픽] 선거_국민의당 안철수 발표 총선

(서울=포커스뉴스) 20대 국회에서 38석의 의석을 차지하며 약진, 확고한 3당으로 자리매김한 국민의당이 뜻하지 않은 '3중고'를 겪고 있다.

국민의당은 20대 국회의 3당 구도에서 캐스팅보트를 넘어 선도정당으로서의 역할을 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역할을 순조롭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당내부의 단합과 함께 대외적인 존재감을 부각시켜야만 한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최근 '반기문·호남홀대론·연이은 구설'이라는 3개의 암초를 만나며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안철수 대표의 대권 가도에도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 반기문 부상, 안철수에 치명적 위협

차기 대권 후보로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부상은 앞으로 대선 국면을 앞둔 국민의당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의 유력한 대권주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다. 그러나 대선이 가까워 올수록 반 총장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안 대표의 존재감이 작아지는 모양새다.

특히 반 총장이 방한한 최근 반 총장과 안 대표의 지지율이 급격히 벌어지고 있다.

리얼미터의 대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2일 발표)에 따르면, 반기문 총장은 24.3%의 지지율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대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반기문 총장과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 차이는 12.4%p로, 반 총장과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 차이인 3.1%p에 비해 크게 차이가 벌어졌다.

이는 지난 4월21일 같은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조사한 반기문 총장과 안철수 대표의 대선 후보 지지율 차이인 8.7%p에 비해 차이가 더 벌어진 셈이어서 갈수록 반기문 총장과 안철수 대표 간의 대선 후보 지지율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반기문 총장의 부상이 안철수 대표에게 특히 위협적인 이유는 안철수 대표의 지지층이 중도보수층이기 때문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본격적으로 (반 총장이) 대선행보를 하면 그 피해를 안철수 대표가 크게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추측컨대 안 대표의 중도적 이미지, 충청권만 빼 가져가도 안 대표는 (지지율) 몇 프로가 빠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당이 싫어 안 대표에게 간 (지지층) 일부가 반 총장에게 간다고 봐야하지 않느냐"고 내다봤다.

여당에 대한 반감으로 안철수 대표를 지지하던 보수층 일부의 지지가 반기문 총장에게로 쏠리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반기문 총장과 안철수 대표는 비슷한 지지층을 두고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반기문 총장의 등장은 문재인 전 대표보다 안철수 대표에게 더욱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 연이은 구설수…신생정당 이미지 훼손

신생정당으로서 시행착오를 겪기 때문일까. 국민의당은 연이은 구설수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메트로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트위터에 남긴 글로 곤욕을 치렀다. 안 대표는 트위터에 "가방 속에서 나온 컵라면이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며 "(희생자가) 조금만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후 정준영 청년유니온 정책국장이 31일 "그가 조금은 더 여유를 가지고 찾아봤을 덜 위험한 일이란 도대체 무엇이냐"고 따져묻는 등 추모글은 논란에 휩싸였고 국민의당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국민의당이 정책역량강화를 위해 화·수·목요일마다 여는 정책역량강화 워크숍에서도 연이은 구설수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이 2일 진행한 제10차 정책역량강화 워크숍에서는 강연 중 동해가 아닌 일본해의 영문표기(Sea of Japan)가 적힌 지도가 등장해 뒤늦게 사과에 나서는 소동이 일어났다.

강연 중간에 이를 발견한 김성식 의원은 "실무자가 엄밀하게 검토를 하지 못하고 검색해서 (스크린에) 바로 올리면서 외국에서 쓰는 지도가 잘못 표시된 슬라이드로 올라갔다"며 "저희 실무자가 사려깊지 못하고 내용을 살피지 못한 잘못"이라고 사과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26일 '20대 국회 정책의제, 시민사회에게 듣는다'라는 주제로 국회에서 진행된 제7차 정책역량 강화 집중 워크숍에서는 시민들로부터 정책 제안을 듣겠다는 좋은 취지로 만든 자리가 일부 의원들의 '시민단체 호통'으로 변질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박주선 의원은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에게 자신의 체포동의안 부결과 관련해 포승과 수갑을 들고 국회 앞에서 퍼포먼스를 벌였던 것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한편, 윤영일 의원은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에게 '천성산 도롱뇽 사태' 를 거론하며 "이런 사태 때문에 (터널을) 뚫지 않고 국민생활 편익을 도모하는 측면을 외면해야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 인선과정서 불거진 호남홀대론…'휴화산' 언제 터질까

국민의당은 20대 총선에서 호남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야당으로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선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호남홀대론'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았고, 이같은 당내 보이지 않는 지역간 줄다리기는 앞으로 국민의당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국민의당이 지난달 10일 당직 인선을 호남권 인사들보다는 수도권 낙선자 중심으로 구성하면서 호남홀대론이 불거졌다.

국민의당은 사무총장에 김영환 의원을, 전략홍보본부장에는 문병호 의원을, 수석 사무부총장에는 부좌현 의원을 인선했다. 3명 모두 수도권에 지역구를 갖고 있다. 즉 주요 당직 인사에 호남권이 배제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호남홀대론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또 호남권 의원들도 호남홀대론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호남홀대론은 앞으로 국민의당의 행보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알 수 없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우리당 지역구 출신이 대부분 호남 출신이고 그 점에 관해서 충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부분들이 충분히 고려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고,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 또한 전북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며 국회부의장직에 도전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전국정당'을 표방하며 수도권 및 영남으로 지지 기반을 넓히려는 국민의당에게 호남은 매우 예민한 부분이다. 국민의당에게 호남은 사실상 지금의 성과를 만들어준 지지기반이기에 배려를 해야 하면서도 전국정당으로서 수도권과 영남권으로 세력을 확장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져 있다.

때문에 당내 호남권을 배려하는 것과 더불어 외적으로 호남 민심을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외연 확장을 해야 하는 국민의당으로서는 호남 정서를 끌어안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면서 이같은 과제를 풀어나가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로부터 나온 '연정론'이 '새누리당과의 연정 가능성'으로 비화되자 호남 민심이 크게 악화된 것을 보더라도 호남 민심을 거스르는 섣부른 외연확장은 오히려 국민의당에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2016.03.28 조숙빈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 2016.06.01 박동욱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정책역량강화 집중 워크숍에 참석한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강연자로 나선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지원 원내대표, 윤 전 장관, 안 대표, 장병완 의원. 2016.06.02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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