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남양주 폭발사건 사망자 신원 잘못 파악…'유가족 혼란'

편집부 / 2016-06-01 19:43:31
각 병원에 안치된 사망자 정보 틀린 채로 유가족에 전달<br />
유가족들 "시신이 어디 안치된 것인지도 파악 못할 수가 있느냐"<br />
소방당국 "사고 현장 급박해 착오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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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1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진접역 공사현장 폭발사고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당국이 이날 오후 5시30분까지도 각 병원에 안치된 사망자의 신원을 잘못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소방당국이 관련 정보를 잘못 파악한 탓에 남양주 현대병원과 남양주 한양병원에 안치된 사망자 2명의 신원이 뒤바뀐채 병원과 유가족에 전달돼 유가족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폭발사고로 4명이 사망한 사실을 알리면서 전모(60)씨 등 3명의 시신은 남양주 한양병원 영안실로, 서모(52)씨의 시신은 남양주 현대병원 영안실로 이송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CSI과학수사대의 조사 결과 애초 서씨의 시신이 안치된 것으로 알려졌던 현대병원 영안실에는 서씨가 아닌 전씨의 시신이 안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동시에 서씨의 시신은 현대병원이 아닌 한양병원 영안실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소방당국으로부터 "한양병원 영안실에 전씨의 시신이 안치됐다"는 말을 듣고 한양병원 영안실을 찾았던 전씨의 유가족들이 시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한양병원에서 시신을 조사하고 있던 CSI과학수사대가 유가족들에 "전씨의 시신은 한양병원이 아닌 현대병원에 있다"고 전한 것에 유가족들이 항의하면서다.

소방당국과 경찰 관계자로부터 서로 다른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전씨의 유가족들은 수소문 끝에 현대병원을 찾았고 병원 영안실 직원에 시신의 신원을 확인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서씨의 시신이 안치된 것으로만 알고 있던 병원 영안실 직원들은 경찰에 조사를 요청했고 과학수사대가 현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된 시신을 다시 한 번 조사한 끝에 이 시신은 서씨가 아닌 전씨임이 확인됐다.

시신의 신원이 뒤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된 서씨와 전씨의 유가족들은 큰 혼란을 겪어야 했고 앞다퉈 소방당국과 경찰의 수사 부실을 지적하는 성토의 목소리도 줄을 이었다.

사망자 전씨의 조카 천모(40)씨는 "삼촌의 시신을 찾기 위해 한참을 헤맸다. 이렇게 큰 사고가 발생했는데 어떻게 시신이 어디 있는 지도 제대로 모를 수가 있냐"며 "이래서야 제대로 조사가 되고 있는 것인지도 신뢰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사고가 난 것도 지인을 통해 알았다. 겨우 병원과 연락이 닿아 서둘렀는데 그마저도 잘못된 정보였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는 절망적이었다"며 "지금까지도 소방서, 경찰, 포스코 건설, 매일ENC 가운데 어느 곳도 연락해오지 않았다"고 답답해했다.

황당하고 분한 심경을 전하기는 앞서 현대병원 영안실을 지키고 있던 서씨의 유가족도 마찬가지였다.

서씨의 시신이 안치된 것으로 알고 이날 오후1시30분쯤부터 현대병원 영안실에 머물며 슬픔을 나누던 서씨의 어머니와 아내, 조카, 남동생 등 유가족은 서씨의 시신이 한양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 당황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서씨의 동생 서낙원(50)씨는 "어처구니가 없다. 그렇지 않아도 유가족들이 슬픈 마음을 가누지 못하고 있는데 이제와 다른 병원으로 가보라는 말을 들으니 말도 나오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상심이 크다며 인터뷰를 끝내 사양했던 서씨의 아내도 이 소식을 접한 뒤에는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도 누구 하나 사과하는 사람이 없고 어찌된 영문인지 알려주지도 않는다"며 오히려 기자를 향해 현재 상황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상황파악에 착오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경기 남양주 소방서 관계자는 "사고 현장이 거의 아수라장이었다. 인적 사항 같은 민감한 정보는 보다 면밀하게 파악했어야 하는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 이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착오로 인해 유가족들이 느꼇을 분노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 사고는 전담 수사본부에서 조사하고 있다. 관계 부처와 공조해서 이 부분에 대해 다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1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진접역 공사현장 폭발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김진선 남양주 소방서장. (남양주=포커스뉴스) 1일 오전 7시 20분께 경기 남양주시 진전읍 금곡리 진접석 지하철 공사현장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2016.06.01 김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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