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탐구]'또 오해영', 외모·찌질함·당당함, 20~30대 여성 '폭풍 공감' 이끌어

편집부 / 2016-06-01 18:14:58
허술한데다 예쁘게 보이려 하지 않고 솔직함과 당당함으로 그려진 캐릭터<br />
소극적이고 남성의 뒤에 숨어 있었던 여성상에서 적극적으로 자기를 드러내
△ 또오해영11.jpg

(서울=포커스뉴스) 연일 최고 시청률을 기록 중인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이 20~30대 여성들로부터 ‘폭풍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 31일 방영된 '또 오해영' 10회 시청률은 8.4%(닐슨코리아·전국기준)였다. 역대 tvN 드라마 시청률 가운데 4위다.

‘또 오해영’이 젊은 여성 시청자들로부터 가장 큰 공감을 얻는 이유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다. 외모지상주의는 인간을 인격이 아니라 겉모습으로 평가하는 왜곡된 세태다. 오해영(서현진 분)은 평범한 인물이자 외모지상주의의 피해자다.

학창시절 그의 별명은 ‘그냥 오해영’이었다. 학교 최고 인기녀인 ‘예쁜 오해영’과 동명이인이라 겪은 '굴욕'이다. ‘예쁜’ 오해영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를 잘못 전달받아 해코지를 당하기도 했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예쁜’ 오해영과 대놓고 차별 대우를 받는다. ‘예쁜’ 오해영과 동창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평소엔 아는 척도 않던 남자 동료들이 다리를 놔달라며 말을 걸기 시작했다.

직장인 옥미해 씨(33)는 "직장 동료들이 외모로 두 오해영을 차별하는 장면은 실생활에서도 종종 보는 모습이다. 나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그냥' 오해영에게 감정 이입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또 오해영'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공감 요소는 상처를 감추려는 ‘찌질함’이다. 드라마는 타인에게 솔직하지 못한 오해영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렸다.

오해영은 결혼 전날 애인에게 일방적으로 파혼 당했다. 그는 이별통보를 받는 자리에서 "결혼은 내가 깬 것으로 해줘"라고 말하며 남들 앞에서 자존심을 지켜 달라고 부탁했다. 파혼 이유를 묻는 동창들에겐 “한 남자만 만나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며 으레 센 척을 해 보였다.

오해영 캐릭터는 기존 여성 캐릭터에서 한 발짝 벗어난 모습이다. 허술한데다 예쁘게 보이려 하지 않고 솔직함과 당당함으로 그려진 캐릭터다. 이것이 오해영이 20~30대 여성으로1부터 폭풍 공감을 얻은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감성 에세이 이애경 작가는 "요즘 SNS를 보면 사람들이 다 행복해 보인다. 그래서 자기 아픔을 드러내는 것이 더 어렵다"며 "'또 오해영'이 이러한 사람의 심리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작가는 "'사실 나는 찌질이야'라고 말할 수 없으니 사람들은 성을 쌓게 된다. 가면을 쓰고 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해영은 자신의 ‘찌질함’을 솔직하게 인정하면서 원하던 사랑을 쟁취했다. 박도경(에릭 분)이 과거 반장선거에서 자기 이름을 적어 한 표가 나왔다고 털어놓는 오해영의 모습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시청자 역시 약점을있는 그대로 드러낸오해영의 모습으로부터 대리만족을 얻었다. 그가 옆집에 사는 도경을 향한 혼잣말로 “나 생각해서 일찍 좀 다녀주라. 사랑은 바라지도 않는다. 나 심심하다 진짜”라고 고백하는 장면은 안방극장에 웃음을 자아낸 ‘명장면’으로 꼽힌다.

이 작가는 적극적인 오해영의 성격이 현대 여성의 공감을 끌어냈다고 봤다. 그는 "옛날에는 여성이 소극적이고 남성의 뒤에 숨어 있었다면 요즘엔 적극적으로 자기를 드러내고 얘기하는 것이 보편화된 현상"이라 설명했다.

이 작가는 "결국 솔직함이 가장 큰 무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나를 치장하려 해도 결국 인생은 거기서 거기다. 내가 싫어하는 내 모습도 있고, 좋아하는 모습도 있다. 이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나 자신이 되는 것이 가장 강하게 된다"면서 "오해영은 이러한 허술하면서도 강한 여성상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서현진(왼쪽)과 전혜빈은 동명이인 '오해영' 역을 맡았다. <사진제공=tvN>오해영(서현진 분·왼쪽 끝)은 '예쁜' 오해영(전혜빈 분·가운데)의 그늘에 가려진 학창시절을 보냈다. <사진제공=tvN>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박도경(에릭 분·왼쪽)은 창피한 과거를 솔직하게 드러낸 서현진에게 매력을 느낀다. <사진제공=tvN>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WEEKLY HOT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