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정전 천장의 일곱 발톱 칠조룡<br />
영제교의 수호자, 천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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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복궁 해태상 |
(서울=포커스뉴스) 상상의 동물인 천록과 칠조룡, 그리고 백호와 거북이. 서울 세종로에 있는 경복궁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이다.
경복궁에 사는 동물들은 각각 의미와 역할을 가지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령스러움과 해학이 가득한 경복궁의 동물들을 들여보고 있노라면 조선시대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다.
◆ 경복궁 정문, 광화문의 해태상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옆, '해태'가 자리 잡고 있다. 뿔을 하나 가진 상상의 동물로서 양을 닮았다. 영물로 인식되어 있는 해태는 해치, 신양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경복궁 해태는 궁궐 입구를 수호한다. 풍수지리학적으로 각종 산(山), 토(土) '화기'로부터 경복궁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 해태를 기준으로 안쪽은 궁궐의 신성한 영역으로 간주됐다. 가마를 탄 사람은 해태상 안 쪽에서 내려야 했다.
광화문 해태는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창할 당시 유명세를 떨쳤던 조각가 이세욱의 작품이다. 전반적인 모습이 사자를 닮았지만, 머리 가운데 뿔이 돋아있다. 또 겨드랑이에서부터 앞발까지 불갈기를 지니고 있다. 무서운 외양과 달리 얼굴에는 미소를 짓고 있다. 인간미 넘치고 친근한 느낌을 주는 미소다.
일각에선 해태상을 중국 북경 이화원(서태후 별장) 입구에 전시되어 있는 얼굴은 용, 뿔은 사슴, 소의 발을 형상화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상과 비교하지만 생김새부터가 완전히 다르다.
◆ 근정전의 사방신과 칠조룡
경복궁의 중심 건물인 근정전은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등 사방신의 수호를 받는다. 이들 사방신은 각각 동·서·남·북을 수호한다.
사방신의 정점은 근정전 내부 보개천장(궁전, 불전 등의 천장에서 가운데를 높게 해 보개처럼 만든 천장) 노닐듯 새겨진 황룡 한 쌍이다. 근정전 황룡의 특이한 점은 발톱이 일곱 개인 칠조룡이라는 것. 황룡은 용 중의 으뜸이며, 칠조룡은 황룡 중에서도 가장 높은 품격을 자랑한다.
근정전이 올라선 2단 월대에서는 서수 가족과 십이지신상을 볼 수 있다. 서수 가족은 월대 모서리에 나란히 조각돼 있는데, 대를 이어 왕을 지키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십이지신상은 개와 돼지를 제외하고 한 쌍씩 마주 보고 근정전을 둘러싸고 있다.
◆ 영제교의 천록
근정문 앞 금천 위에 놓인 영제교에서 만날 수 있는 동물은 '천록'이다. 영제교 양옆 축대에는 천록들이 나쁜 기운을 경계하듯 좌우로 우뚝 서 있다. 이 천록들은 눈을 부릅뜬 얼굴에 온 몸에 억센 비늘이 덮인 형상이다. 또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험악한 외양을 하고 있으면서도 어딘가 다정해 보인다. 이빨을 드러낸 입가는 미소를 짓는 입가와 비슷하고 부릅뜬 눈에는 다정함이 담겨 있다.
영제교 북서쪽에 자리를 잡은 천록은 혀를빼물고 넙죽 업드려 있다. 바라보는 이에게 마치 같이 놀자고 투정을 부리는 것 같은 모습이다. 인간미와 해학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한편 <포커스뉴스>는 오는 12일 '제7회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를 개최한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을 기리고, 그 희생으로 지켜온 문화재의 소중함을 인식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걷기코스는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시작해 경복궁과 창덕궁, 창경궁으로 이어진다.
'나라사랑 고궁걷기대회'에 함께하고 싶다면 오는 9일까지 공식홈페이지(www.hiwalking.co.kr)에서 온라인 참가 신청할 수 있다. 축제 당일 현장 부스에서 별도 접수할 수 있다. 참가비는 성인 1만원, 청소년 8000원이다.(서울=포커스뉴스) 서울 세종로에 있는 광화문(경복궁의 정문)에 있는 해태상. 2016.06.02 허란 기자 huran79@focus복.kr(서울=포커스뉴스) 서울 세종로에 있는 경복궁 근정전 천장의 칠조룡. 2016.06.02 허란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서울 세종로에 있는 경복궁 영제교의 천록. <사진출처=포커스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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