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예상했다…논쟁 벌이기 위해 만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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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에 일베가 우뚝 |
(서울=포커스뉴스) 극우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를 상징하는 손모양을 형상화한 작품을 만든 장본인이 1일 조각상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 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홍기하(22·여)씨는 이날 오후 <포커스뉴스>와의 통화에서 "작품이 훼손된 후 학교 측에서 수거해 간 사실은 몰랐다"고 말했다.
앞서 홍씨는 이날 오전 학과실에 논란이 된 작품의 제작의도 설명문을 제출하면서 해당 작품을 철거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홍씨는 작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런 논란을 예상하고 교수님들과 수많은 논의를 거쳐 작품을 구상한 것"이라며 "작품을 둘러싼 비판과 훼손행위 등을 보면서 일베와 하는 것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학과 사무실에 제출한 A4 용지 분량의 입장문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일베'를 조각상으로 형상화해 실체를 보여줌으로써 이것에 대한 논쟁을 벌이는 것이 작품의도"라고 설명했다.
또 "작품을 사람들이 많이 볼 수 있는 곳인 정문 앞에 설치한 것은 의도한 것" 이라며 "이 작품은 공공성이 생명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작품에 대한 논란을 두고 이수홍 홍익대 조소과 학과장은 "이 작품은 일베에 대한 찬반 입장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현존하는 '가치의 혼란, 극단적 대립과 폭력성' 등 일베논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기 위한 것"이라고 서면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학생을 지도하는 교수 입장에서 이러한 담론을 시도하는 것은 건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홍씨는 지난달 30일 학과 연례행사인 '환경조각전'을 위해 일베를 상징하는 자음 'ㅇ'와 'ㅂ'을 손가락으로 형상화한 조각상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 앞에 설치해 논란을 빚었다.
이 조각상은 현재 이 학교 재학생과 외부인 등 3명의 남성들에 의해 훼손돼 미술대학 측에서 수거해 보관 중이다.(서울=포커스뉴스)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에 극우성향 사이트 '일베' 상징물 조각상이 설치돼 있다. 조각상은 일간베스트저장소를 상징하는 자음 'ㅇ'과 'ㅂ' 모양을 하며 회원을 인증하는 손 모양이다. '어디에나 있고, 아무데도 없다'는 제목의 이 조각상은 조소과 4학년 홍기하씨가 '환경조각연구' 수업 과제로 제작해 야외조각전에 출품한 것이다. 2016.05.31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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