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권자 출자전환, 분할상환 등 내용에 동의<br />
6월 1일 두 차례 남은 채무조정 회의 '주목'<br />
용선료 협상도 상당한 진전이라 법정관리 가능성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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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상선, 31일 사채권자 집회 가져 |
(서울=포커스뉴스) 해운동맹 잔류 실패와 한 차례 사채권자 채무재조정안이 한때 부결돼 법정관리 기로에 섰던 현대상선이 다시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31일 현대상선은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동관서 열린 세 차례의 사채권자 소집 회의에서 모두 성공적으로 채무재조정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사채권자 소집회의는 177-2(2400억원)·179-2(600억원)·180(3300억원)회차 무보증사채권자를 대상으로 열린 채무조정 회의다. 현대상선은 모두 채무조정안으로 △미상환 사채의 50% 이상 출자 전환 △남은 채무는 2년 간 연 1% 이자로 거치 △3년에 걸쳐 분할상환을 내세웠다.
177-2회차 사채권자 회의에는 참석자 전원이 100% 찬성돼 안건이 의결됐으며 참석 금액 규모는 2200억원 가량이었다. 179-2회차의 참석 금액 규모는 513억4000만원, 180회차 소집 회의의 규모는 2631억7000만원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채권자들이 법정관리로 가는 것보다 합의를 해주는 것이 채권 회수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채무조정에 성공한 금액은 총 6300억원 가량으로 2년 동안 현대상선은 63억원의 연 1%이자만 물면 된다. 분할상환의 개시 시점은 주식 출자 전환 이후 3년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신주 발행일자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 신주 발행일을 기준으로 구체적인 상환 날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의 세 차례 사채권자 소집회의서 좋은 결과를 도출함에 따라 6월 1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열리는 사채권자 회의서도 고무적인 채무조정안을 이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일에는 176-2(1200억원)·180(542억원)회차 사채권자 회의가 개최된다.
다만 176-2회차 소집 회의는 한 번 부결된 바가 있고, 180회차는 개인투자자가 많아 성공 가능성은 반반이다. 지난 3월 열린 176-2회차의 사채권자 소집회의에 대해 현대상선은 만기 3개월 연장을 요청했으나 부결됐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1일 열리는 176-2회차의 채무조정 성공여부는 두고봐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만약 1일 열리는 두 차례의 사채권자 회의서도 채무조정에 도달하면, 현대상선의 법정관리 확률은 3분의 1로 줄게 된다. 주채권은행과 맺은 조건부 자율협약 중 1가지를 충족시켜서다. 앞서 현대상선은 주채권은행과 △사채권자 채무조정안 성공△용선료 인하 협상 성공 △해운동맹(얼라이언스) 잔류 성공을 내걸은 조건부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한 가지라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두고볼 것 없이 법정관리에 가게 된다"고 밝혔다.
채무조정 외에도 용선료 인하 협상도 타결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져 법정관리 확률은 점차 줄어들 여지도 크다.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은 30일 현대상선과 선주 간 용선료 인하 협상이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김충현 현대상선 최고재무담당자(CFO)는 "22곳의 선주와 용선료 인하 협상 중인데, 만약 한 군데서라도 이견이 나오면 나머지 선주에도 의견을 물어야 한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서도 "현대상선은 협상을 빨리 끝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충현 CFO는 이어 "선주들도 구조적인 제약이 있기 때문에 협상을 빠른 시간 내 끝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홍인 현대상선 상무는 "용선료 인하에 대해 일부 사채권자의 질의가 있었는데 현재 나온 상황과 다를 게 없다"며 "막바지 총력전을 진행 중이고, 조만간 좋은 결과 있을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용선료 인하 협상 외에도 오는 2일 얼라이언스 회의가 열린다. 이 미팅은 'G6얼라이언스'의 하반기 운영에 관한 것이라, 얼라이언스 잔류에 대한 공식적인 협의는 별도로 진행한다는 게 현대상선 측의 설명이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 협상과 채무조정안이 모두 도출되면 채권단은 3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진행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 경우 부채비율이 2015년 말 기준인 1565.19%에서 200%가량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충현 CFO는 "출자 전환을 선택한 투자자들의 금액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부채비율의 감소폭은 확답이 어렵다"고 말했다.(서울=포커스뉴스)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본사에서 열린 현대상선 사채권자 집회에 사채권자 및 관계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채권자 집회는 일정 금액 이상 사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 해당 사채의 조건을 일괄 변경하는 상법 절차다. 2016.05.31 양지웅 기자 현대상선이 발행한 회사채 현황.<자료제공=금융투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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