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출국…대한민국 들었다 놓은 6일간의 일정

편집부 / 2016-05-30 22:27:52
대선 출마 시사했다 물러서는 모습 보이기도<br />
파장 일자 입 다물고 행보로 메시지 드러내<br />
대선 정국 앞둔 대한민국, 반기문 여진 계속될 듯
△ 손 들어 인사하는 반기문

(서울=포커스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30일 방한 일정을 모두 마치고 출국했다.

경주 화백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6차 유엔 NGO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반 총장은 이날 오후 KTX를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오후 5시 47분쯤 도착, 출국을 준비했다.

반 총장은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이 방한 소감을 묻자 답을 하지 않고 미소만을 지었다. 반 총장은 이후 인천국제공항내 귀빈실에서 시간을 보낸 후 특별통로를 통해 항공기에 탑승했다.

반 총장은 오후 7시 30분 대한항공 KE085편을 이용,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국제공항으로 떠났다.

반 총장은 공항에서 끝내 함구했다. 대선 출마를 시사한 직후부터 정치권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에 대형 파장이 일고 있는 탓이다.

사실, 반 총장이 방한 첫날 대선 출마 의사를 드러내면서 대한민국은 반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했다. 결국, 반 총장이 방한 6일간 대한민국을 들었다 놓은 셈이다.

발단은 반 총장의 첫 공식 일정인 관훈포럼 초청 토론회에서 빚어졌다. 반 총장은 "제가 (유엔 사무총장을) 한 9년 반 하면서 많이 느꼈고 한국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대권 도전 의사를 드러냈다.

또 "제가 돌아오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여러 가지 역할, 그런 데에 대해선 그때 생각을 해보겠다"고 했으며 특히, '대통령을 하기에 나이가 많지 않냐'는 질문에 "체력, 나이 등은 별문제가 안 된다"며 일부의 우려를 일축시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외교관 출신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에둘러 표현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반 총장의 발언은 사실상 대선 출마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같은 입장 표명에 정치권은 즉각 뜨거운 반응을 보였고 반 총장은 "일일이 해명하는 것도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어서 곤혹스럽다. 내 (발언이) 본뜻보다 많이 앞서 나갔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반 총장은 지난 26일 일본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참석차 26일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했고 다음날 귀국, 28일부터 2차 방한일정에 돌입했다.

이날부터 비공개 개인 일정을 재개한 반 총장. 그는 대선 출마에 대한 별다른 발언없이 정치행보를 묵묵히 이어갔다. 그는 첫 행선지로 과거 충청권의 맹주였던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신당동 자택을 찾아 30분간 독대를 했다.

또 노신영·고건 전 국무총리 등 원로그룹과 비공개 만찬을 했다. 만찬에 참석한 인사들은 "정치 얘기는 없었다"고 했지만 반 총장이 향후 행보에 대한 조언을 구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29일 공식 행보를 재개한 반 총장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에서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세계의 위협은 이제 더 이상 국경을 모르는 상황이고 유엔의 힘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다"며 유엔의 역할을 강조했다.


'국제로타리 세계대회'가 국제행사인 탓에 반 총장은 국내 정치 발언을 자제했지만 그간 로타리클럽과 함께 해왔던 유엔의 주요 성과를 강조하면서 일각에서 제기한 '특별한 업적이 없는 우둔한 사무총장'이라는 비판을 우회적으로 반박하는 듯한 모양새였다.

경북 안동에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을 찾았는데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충청권과 TK를 아우르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반 총장은 안동 하회마을 서애 류성룡 고택 충효당을 찾아 방명록에 '유서 깊은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 충효당을 찾아 우리 민족에 살신성인의 귀감이 되신 서애 류성룡 선생님의 조국에 대한 깊은 사랑과 투철한 사명감을 우리 모두 기려나가기를 빕니다'라고 썼다.

안동 행보 이후 반 총장은 또다시 한 발 물러섰다. 그는 30일 경주화백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한국 온 것"이라면서 "국내에서의 행동에 대해 과대해석하거나 추측하거나 이런 것은 좀 삼가, 자제해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반 총장은 "관훈클럽 비공개 간담회를 했는데 내용이 과대확대 증폭이 된 면이 있어, 당혹스럽게 생각하는 면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해명하는 모습을 반복한 반 총장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심하게 요동을 쳤다. 반 총장이 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출국을 했지만 대한민국은 대선 정국을 앞두고 있기에 '반기문 대선 출마 시사'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방한일정을 마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취재진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2016.05.30 오장환 기자 방한일정을 마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내외가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KTX역에 내려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반 총장은 "방한 일정과 언론에 보도된 내용, 방한 중 활동과 관련해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2016.05.30 오장환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경북 안동 하회마을의 서애 류성룡 고택을 방문, 기념식수를 한 뒤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류왕근 하회마을 보존회 이사장 등 관계자와 대화를 하고 있다 2016.05.29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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