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배당…곧 결론날 듯
(서울=포커스뉴스) 검찰이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 핵심 인물인 최유정 변호사에 대해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30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지난 25일 최 변호사가 받은 수임료 100억원 가운데 70억원을 범죄 수익으로 보고 추징보전청구를 했다.
추징보전청구란 피고인이 범죄를 통해 얻은 재산을 재판 도중 은닉하거나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압류와 유사한 제도다. 추징보전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피고인은 해당 재산에 대해 법원의 확정판결 전까지 처분할 수 없게 된다.
최 변호사는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송창수(40) 전 이숨투자자문 대표로부터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원의 로비목적 수임료를 받아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100억원의 수임료 중 70억원만 추징보전 청구한 데는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변론에서 받은 수임료 때문이다.
당초 최 변호사는 정 대표에게 항소심 보석 석방을 대가로 50억원의 수임료를 받았다가 보석이 기각되자 이중 30억원을 돌려준 바 있다. 이에 따라 100억원 중 30억원을 뺀 70억원 모두를 범죄 수익으로 본 셈이다.
검찰은 수임료 중 최 변호사가 사용한 부분 등에 대한 증거자료까지 갖춰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정재우 판사에게 배정됐다. 법원이 검사의 청구나 직권에 따라 추징보전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만큼 결론이 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진 않을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 27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최 변호사를 구속기소했다.
최 변호사는 검찰이 지난 3일 네이처리퍼블릭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하는 등 '정운호 게이트' 관련 수사를 시작한 이후 사건에 연루된 법조인이 재판에 넘겨진 첫번째 인물이다.
검찰에 따르면 최 변호산는 정 대표의 원정도박 사건 항소심을 맡아 수임료 20억원을 받고 성공보수 30억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송 전 대표에 대해서는 별도의 선임계를 내지 않고 사건을 수임한 뒤 50억원의 수임료를 받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 변호사가 마치 보석이나 집행유예가 가능할 것처럼 속여 수임료를 받았다면 사기에 해당한다고 판단, 사기 혐의 적용에 대해 계속해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1일과 16일 최 변호사와 가족들의 대여금고를 압수수색하고 현금 8억여원과 수표 등 총13억여원을 확보했다.
또한 지난 16일 서울 강남 소재 최 변호사 남편 집을 압수수색해 혐의 입증의 단서가 될만한 각종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최 변호사와 정 대표 사이 거액의 수임료 논란은 지난달 불거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12일 정 대표가 수임료 반환문제를 두고 최 변호사를 폭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 변호사의 고소로 공론화된 사건은 이후 법조계 전방위 로비 의혹으로 번졌다.
먼저 논란이 된 것은 거액의 수임료였다. 처음 알려진 수임료는 20억원 수준이었지만 확인 결과 당초 정 대표가 최 변호사에 약속한 수임료는 50억원 수준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최 변호사는 H 부장판사에게 사건을 배당해 2심에서 풀려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사법연수원 동기생인 심모 부장검사에게 구형량을 낮춰달라고 요청하는 등 법원과 검찰 등에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있다.
최 변호사를 향한 의혹의 시선이 이어지자 최 변호사 측은 홍만표 변호사를 도마에 올렸다.
정 대표 접견 당시 그가 직접 적은 이른바 '8인 리스트'를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정 대표가 직접 적었다는 로비스트 명단에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홍 변호사다.
검사장 출신 홍 변호사는 정 대표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원정도박 사건 담당 변호사다. 이 때문에 그가 전면에 나서 정 대표 구명 운동을 벌여왔다는 의혹이 일었다.
검찰은 10일 홍 변호사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27일 홍 변호사를 검찰에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른바 '최유정 남편'을 자처하며 사실혼 관계에 있던 것으로 알려진 이모(44) 전 이숨투자자문 이사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전 이사는 최 변호사에게 이숨투자자문 전 대표 사건 수임을 도운 인물이며 법조계에서는 공공연하게 최 변호사를 자신의 부인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검찰은 최 변호사를 기소한 이후에도 이씨 등 주변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또한 증거인멸 혐의로 체포됐다가 석방돼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최 변호사의 사무장 권모씨 역시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최유정 변호사 사무실. 김경희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