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지 않아도 정체성 표현하려 '선반에 올릴 책' 사는 신세대<br />
"디지털 세대가 물질적 대상을 다시 한 번 선택하려는 움직임"
(서울=포커스뉴스) 책을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구매하는 신세대가 등장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들은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읽지 않더라도 책을 사는 경향이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9일(현지시간) 런던 대형서점 '포일즈'의 시온 해밀턴 트레이딩 디렉터가 웨일스 문학예술축제 '헤이 페스티벌'에서 "서점이 돌아왔다(The Bookshop Is Back)"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이런 해석을 밝혔다고 전했다.
영국 출판 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초 전자책 판매는 정체됐지만 종이책 판매량은 4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
이에 해밀턴은 "사람들이 그들의 음악 혹은 독서 등 분야의 자기 취향을 집에 반영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며 "'내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선반에 뭔가 물질적인 것을 올려놓을 필요가 있다' 나는 이것이 최근 책의 물성이 다시 중요해진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국 여론조사 업체 ICM은 '음반을 구매했지만 한 달 내에 재생해보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48%였고, 그중 7%는 음반을 재생할 수 있는 기계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해밀턴은 이 결과를 인용해 "책을 사고 읽지 않는 사람들도 비슷한 확률로 있을 거라 생각한다. 디지털화의 문제는 내가 당신을 저녁 식사에 초대해서 배경 음악을 틀었다고 해도 당신은 오직 그 순간에 '어떤 것을 틀었다'는 것만을 알아차릴 거란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이러한 경향이 크게 문제 되지는 않는다"며 "디지털 세대가 물질적 대상을 다시 한 번 선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한편 포일즈 서점은 최근 채링 크로스에 새 지점을 열었고 올해 수익을 흑자로 전환했다.
해밀턴은 "포일즈 새 지점은 제한 없이 고객들이 가게를 둘러보고 사회적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책 재고가 없을 때 그 자리에서 즉시 주문해 고객들이 집에서 배달로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그 비결을 밝혔다.
그 덕분에 온라인으로 책을 주문하는 쪽에 익숙한 '더 젊고, 트렌디하고, 활발한' 고객층이 오프라인 서점을 방문하도록 유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의 흐름에 대한 질문에는 "마음수련과 컬러링,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책의 높은 판매량은 사람들이 무엇을 추구하는지를 암시해준다"며 "이 움직임이 '사람이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일이 궁극적으로 더 가치 있는 일'이라는 개념에 기반을 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29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가 "책을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구매하는 신세대가 등장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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