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억압 정권'에 무기 5조2000억 원어치 팔았다

편집부 / 2016-05-29 17:14:19
사우디아라비아·부룬디·몰디브에 무기 수출<br />
지난해 영국제 무기 사들인 억압 정권 더 늘어<br />
"뻔뻔하고 모호한 정부의 위선 폭로됐다"
△ Amnesty Protest Against Arms Sales To Saudi Arabia

(서울=포커스뉴스) 영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을 비롯한 억압 정권(oppressive regimes)에 30억 파운드(약 5조2000억 원)어치 무기를 팔아넘겼다고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영국 외교부는 지난해 미사일과 폭탄을 비롯한 무기 수출 보고서를 내놓았다. 가디언은 영국제 무기를 수입한 30개국 가운데 '인권 우선 대상국(Human Rights Priority Countries)' 21개국이 포함돼있었다고 밝혔다.

21개국에는 예멘에서 민간인 폭격을 연이어 자행한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기소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의 봄(Arab spring) 당시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한 바레인이 포함돼있었다.

이 밖에 부룬디와 몰디브도 영국제 무기를 수입한 인권 우선 대상국이었다. 부룬디는 대선을 전후해 발생한 폭력 사태와 인권 탄압으로 유엔의 조사를 받고 있다.

몰디브는 상황이 더 안 좋다. 30년 장기집권을 끝내고 민선으로 당선된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을 압둘라 야민 압둘 가윰 현 대통령이 축출했다. 압둘라 야민 대통령은 장기집권한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의 이복동생이다.

2014년에 영국 외교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제 무기를 수입한 27개국 가운데 인권 우선 대상국은 18개국이었다. 영국은 이들 국가에 전투기와 공대공미사일을 팔아 각각 3조 원, 1조5000억 원을 벌어들였다. 폭탄 수출액도 1070억 원에 달했다.

영국 무기 무역반대 시민단체(CAAT)는 독재 정권에 무기를 수출하는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앤드루 스미스 CAAT 활동가는 "(무기 수출이) 영국 외교 정책 중심에 있다”며 “뻔뻔하고 모호한 정부의 위선이 폭로됐다"고 말했다.

영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꼽히는 무기 수출국이다. 영국제 무기가 예멘에서 계속 사용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1980년대 영국에서 생산한 집속탄(cluster bomb)을 예멘에서 비밀리에 투하했다는 점이 최근 드러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예멘 국경에서 발견된 집속탄은 영국 헌팅 엔지니어링이 제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집속탄은 폭탄 안에 또 다른 소형 폭탄이 들어 있는 무기다. 민간인 대량 피해를 일으킬 수 있어 국제법상 사용이 금지된 폭탄이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 대변인은 "국가의 무기 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유럽연합 허가 기준에 따르고 있다"며 "현재까지 진행한 모든 무기 수출은 이 기준을 충족한다"고 밝혔다.국제사면위원회(Amnesty)가 지난 3월 18일 영국 런던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억압 정권에 영국제 무기 판매 금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국제 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부가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인권 우선 대상국에 무기 수출을 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hoto by Chris Ratcliffe/Getty Images)2016.05.29 ⓒ게티이미지/이매진스 민간인의 무차별 대량살상을 일으킬 수 있는 집속탄이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에서는 2008년 5월 집속탄의 사용과 생산을 전면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러시아, 우리나라를 비롯한 집속탄 생산·보유국은 이 조약에 참여하지 않았다. (UNIFIL). (Photo by Mark Renders/Getty Images)2016.05.29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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