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있는 것은 뭐든 예술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걸 시험해보고 싶었다"
(서울=포커스뉴스) 안경 하나로 미술관 방문객들을 속인 10대 소년의 장난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다. 이 소년이 미술관 바닥에 일반 안경을 내려놓자 사람들은 이를 포스트모던 작품이라 여기고 관람했다.
지난주 친구들과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을 방문해 이 소동을 벌인 주인공은 오는 가을 대학 입학을 준비 중인 17세 소년 티제이 카야탄이다.
그는 26일(현지시간) 버즈피드와의 대담에서 "처음 도착했을 땐 거대한 미술관에 놓인 작업물과 그림을 보고 꽤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몇몇 '예술'은 우리에게 전혀 감탄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며 "우린 회색 담요 위에 박제 동물이 올려져 있는 작품을 보고 정말 사람들이 이 작품을 인상적으로 느끼는지 의문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후 그와 친구들은 '사람들은 미술관 안에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응시하고 예술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그들의 이론을 시험하기 위해 가지고 있던 안경을 바닥에 두고 멀리 떨어져 지켜봤다.
그러자 곧 방문객들은 안경을 둘러싸 '관람'하고, 그 '작품'과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렇게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이자 그는 그 장면 자체를 촬영했다.
그는 "사람들이 바닥의 안경이 '문화의 지나친 지적 단순화'나 '렌즈를 통해 본 삶의 시야' 같은 것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기고, 제목은 멋진 소문자로 '근시(myopia)' 또는 '실제 눈'(real eyes/real lies) 등으로 상상할 거라고 봤다"고 말했다.
LMAO WE PUT GLASSES ON THE FLOOR AT AN ART GALLERY AND... pic.twitter.com/7TYoHPtjP8— teejay (@TJCruda) 2016년 5월 24일
지난 24일 카야탄은 그 날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고, 이미 5만4000명 이상이 그의 게시물을 리트윗하고 있다. 그는 이전에도 야구모자와 쓰레기통으로 비슷한 시도를 한 적이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27일 "얄궂게도 이번 사건 그 자체로 현대 예술의 한 유형이 됐다"고 평가했다.
카야탄은 "나는 현대 미술이 때때로 농담을 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긴 하지만 예술은 우리 자신의 창의성을 표현하는 한 방법"이라며 "한 작품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농담으로 생각할 수 있고, 어떤 사람들은 큰 영적 의미를 찾을지도 모른다. 나는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열린 마음과 풍부한 상상력에서 오는 즐거움이라 본다"고 덧붙였다.17세 소년 티제이 카야탄이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 바닥에 내려놓은 안경을 방문객들이 관람하고 있다. <사진출처=트위터>티제이 카야탄이 미술관 바닥에 설치한 야구모자, 쓰레기통. <사진출처=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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