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만나 "대북 식량지원 해달라"<br />
두 차례 방북 시도 무산에도 "대화로 핵 문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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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 오르는 MB |
(서울=포커스뉴스) 지난 25일 방한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내년 대선 출마 여부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북한을 향한 반 총장의 태도, 즉 '대북관'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대북관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명확하게 갖추고 있어야 할 하나의 조건으로, 반 총장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해 왔다.
반기문 총장은 이번 방한에서도 빼놓지 않고 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난 2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기조연설에서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 방북할 의사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자리에서 반 총장은 "북한 핵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면서도 "저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개인적으로도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여하고 싶다"고 밝혀 지난해 무산된 방북을 재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 참여정부 외교부장관 시절부터 대화 강조
반 총장의 대북관을 뚜렷하게 볼 수 있는 시작점은 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12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당시 일본 내에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 대북 제재의 필요성에 거론되는 것에 대해 "북한에 대한 제재나 봉쇄보다는 평화적인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반 총장은 남북 간의 대화 외에도 다자회담을 통해 북한과의 소통 채널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판단으로 그는 지난 2005년 2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과 미국의 가장 긴급한 과제는 6자회담 조기개최이며 2004년 11월 양국 정상이 합의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다루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라이스 국무장관도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의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양국이 협조하자"고 화답했다.
◆ 이명박 대통령 만나 "대북 식량지원 해달라"
반기문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북한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특히 지난 2011년엔 "한국이 대북 식량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라며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인도적인 목적의 대북 식량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2011년 4월 반 총장은 세계식량계획이 발표한 북한 식량 현황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북한의 식량사정이 매우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검토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시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전 세계 불쌍한 사람들에게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궁극적인 결정은 한국 정부가 하게 되는 것"이라고 공을 정부 측에 넘겼다.
특히 그로부터 4개월 뒤인 같은 해 8월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직접 인도적 대북 식량지원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 총장은 "이 대통령과 북한 식량부족 사태와 어떻게 북한 영유아를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면담 내용을 전한 뒤, "남북 화해 차원에서도 한국 정부가 (식량지원을) 긍정적,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인도적 지원 차원의 식량지원은 정치적 고려 없이 실시 돼야 한다"고도 말했다.
반 총장은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성명을 내고 "김정일 위원장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며 "이번 일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위협이 되지 않길 바라며 유엔은 북한에 원조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두 차례 무산된 방북에도 "대화로 핵 문제 해결"
반기문 총장은 최근 몇 년 동안도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설파했다.
지난 2014년 12월 당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북한 측에 2015년 1월 중 서울이나 평양에서 상호 관심사에 대해 고위급 대화를 제안했다고 밝히자 반 총장은 이를 환영하는 성명을 냈다.
반 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 당국이 (남한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대화에 임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면서 "남북간 대화만이 상호신뢰 구축과 관계 발전을 위한 유일한 지름길이다. 유엔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반기문 총장은 지난해 유엔 사무총장으로는 최초로 두 차례 방북을 추진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지난해 12월 "최근에 약간 긍정적인 신호가 오고, 또 언제 방북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일자를 조정 중"이라면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결정되면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거부로 방북이 이뤄지지는 못했다.
앞서 같은해 5월에도 북한이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꿔 반 총장의 방북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반기문 총장은 이번 방한에 앞서 지난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 토론회에 참석해서도 북한과 대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당시 반 총장은 "북한이 1월 4차 핵실험을 비롯한 그동안의 핵실험들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고립됐고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우려한다"며 "북한과의 대화 노력은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수적이자 효과적"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2016.05.27 ⓒ게티이미지/이매진스 병신년(丙申年) 새해 첫 날인 1일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16.01.01 박동욱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2016.04.20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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