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역량 자동차 부품에 융합…차별화된 가치 제공<br />
국내 기업 유일 에너지 생산·저장 '토털 에너지 솔루션' 확보
(서울=포커스뉴스) "급변하고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사업 구조 및 방식을 면밀히 파악해 근본적으로 그리고 선제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최근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구본무 LG 회장은 "자동차 부품과 신에너지 분야처럼 성장의 가능성을 봤다면, 자원을 집중해 과감히 치고 나가 남보다 먼저 시장을 선점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이같이 밝혔다. 구 회장의 비전 제시에 따라, 현재 LG는 '신성장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 재편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27일 LG에 따르면 각 계열사는 자동차 부품과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서 연이은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지난해 말 LG전자가 GM의 차세대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둔 것을 비롯, LG화학이 세계 1위 ESS(에너지저장시스템)기업인 AES와 ESS분야 최초로 ‘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전자는 스마트카 부품, 인포테인먼트 부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LG화학은 글로벌 완성업체 20여곳을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LG디스플레이는 유럽, 미국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에 정보 안내 디스플레이, 계기판 등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모터와 센서, 차량용 카메라모듈, LED 등 보유하고 있는 제품군이 20여종에 이른다.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서도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으며 LG화학은 세계 1위의 ESS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 미래 신성장동력 '자동차 부품' 전문 분야 육성
LG에 따르면 2000년대 후반부터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자동차 부품을 지목하고 각 계열사마다 전문 분야를 육성하고 있다. 아울러 존 주력사업인 스마트폰과 스마트 TV, 디스플레이 등 IT 역량과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친환경 자동차부품에 융합해 기존 업계 경쟁사와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2013년 7월 LG CNS의 자회사 'V-ENS'를 합병해 VC(Vehicle Components)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자동차 부품 사업의 핵심R&D 기지 역할을 담당할 LG전자 인천캠퍼스를 본격 가동하고 있다. 공급하는 핵심 부품과 시스템은 △인버터(직류를 교류로 변환하고 모터를 제어하는 장치) △전동컴프레서(차량 공조시스템 냉매 압축장치) △배터리팩 △계기판(IPS 기반의 LCD 계기판) 등이다.
201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회의(Google I/O)’에서는 구글의 새로운 프로젝션 표준 기술을 적용한 차량용 AVN(Audio Video Navigation) 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음성과 영상을 전송해 송출하는 기술을 시연하기도 했다. 양사의 이같은 협업은 구글 무인주행자동차에 배터리팩을 공급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공급에 한창이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함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OLED) 및 사이니지와 함께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신성장 사업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플라스틱 OLED(P-OLED)의 무한 명암비와 디자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LG화학은 전기차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재 LG화학은 한국의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미국의 GM, 포드, 크라이슬러, 유럽의 다임러, 아우디, 르노, 볼보, 중국의 상해기차, 장성기차, 체리자동차 등 20여 곳에 이르는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또 지난해 중국 남경에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차(EV)에 5만대 이상(320㎞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기준),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18만대 이상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다.
LG이노텍은 차량 전장부품 라인업을 빠르게 다변화했다. 그 결과 LG이노텍은 차량 전장부품 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차량 전장부품사업에서만 전년 대비 25% 증가한 649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LG하우시스는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 자동차 시트와 대쉬보드 등에 사용되는 자동차 원단 공장을 준공하는 등 자동차소재부품 사업의 성과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약 2년간 총 4000만 달러(약 452억원)를 투자해 준공한 북미 생산기지를 통해 연 600만㎡의 자동차 시트용 원단을 생산, 북미지역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GM, 크라이슬러 등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 '토털 에너지 솔루션' 확보…ESS, EMS 등 관련 시장 확대
LG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태양전지 모듈, ESS, 시스템에어컨, 창호∙단열재,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에너지관리시스템까지 포괄하는 이른바 '토털 에너지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LG는 지난해 10월 제주도·한국전력과 함께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로 100% 전환해 제주를 '탄소없는 섬'으로 만드는 글로벌 에코 플랫폼 제주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선보여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간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구미공장 생산라인에 2018년 상반기까지 5272억원을 신규 투자해 생산라인을 6개 증설하며 총 14개의 생산라인을 구축한다.또 지난해 11월에는 6형대(15.67㎝) N타입 60셀 기준 세계 최고 수준인 19.5%의 초고효율 태양광 모듈 '네온2'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네온 2로 1MW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기존 일반 효율 모듈(60셀, 255W 기준) 대비 설치 면적을 약 25% 줄일 수 있다.
LG CNS는 ICT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 분야의 선도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LG CNS는 에너지 사업의 융복합화 되는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는 IT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다. 또 SI 사업에서 축적된 사업 관리 역량과 EMS(에너지 관리 시스템) 솔루션도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네비건트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ESS 배터리제조사 국제경쟁력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LG화학은 지난해 12월 AES Energy Storage(이하 AES)와 ESS 분야 최초로 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바 있다. LG화학은 AES가 2020년까지 전 세계에 구축하는 전력망용 ESS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으로, 1GWh급 물량을 우선적으로 확보했다. 1GWh는 약 10만 가구(4인 기준) 이상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이를 전기차로 환산하면 신형 볼트(Volt) 기준 약 5만대 이상, 스마트폰의 경우 약 9000만대 이상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또 LG화학은 전세계 주요 지역에 ESS를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왔다. △2013년 북미 최대 32MWh 규모 ESS 실증사업에 배터리 공급 △2015년 11월 독일 서부 6개 지역에 구축 예정인 세계 최대 140MWh급 주파수 조정용 ESS 프로젝트의 단독 배터리 공급업체 선정 △2015년 2월 일본 훗카이도 지역에 상업용 최대인 31MWh 규모 ESS 배터리 공급 △2015년 1월 아프리카 레위니옹(Reunion)에 신재생에너지 출력 안정화용 ESS 배터리 공급 등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LG관계자는 "유가 하락, 중국 제조사 부상 등으로 주력사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환경 속에서 LG는 신성장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재편으로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지난해 11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에너지대전에서 LG화학이 전기차용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모형을 관람객에게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LG전자가 지난해 6월 열린 '인터솔라 2015' 태양광 신제품 '네온2'를 관람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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