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원폭 피해자 10만명, 일본·미국 정부 사죄 없어"<br />
"돈 보다 중요한 것은 후세에 우리가 겪은 부당함 알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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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폭 피해자들의 외침 |
(서울=포커스뉴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찾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원자폭탄 피폭지인 히로시마를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할 계획인 가운데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에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등 피해자 단체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 시민사회 단체는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인 원폭 피해자의 존재를 공식 인정하고 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사죄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핵폭탄 투하라는 반인륜적 범죄가 발생한 지 70여년 만에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히로시마 공원 안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방문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는 일제 강점기 당시 강제 징용 등의 이유로 일본으로 끌려갔다가 2차대전 말기인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피해를 당한 1세와 그 후손들로 구성된 단체다.
이들은 "한국인 원폭 피해자가 7~10만명에 이르고 사망자도 4만명에 달하는 데도 일본과 미국의 정부는 사죄와 배상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존재 자체도 인정하고 있지 않다"며 "원자폭탄 투하라는 원죄를 진 미국 대통령의 사죄가 한국인 원폭 피해자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폭 피해자 1세인 심진태(73)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은 "세계인들은 일본이 원자폭탄의 희생자로 알고 있지만 일본은 전쟁을 일으킨 주범이었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며 "진정한 피해자는 당시 일본에 있다가 무고하게 희생된 한국인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 방문이라는 큰 결정을 한 만큼 한국인 희생자들에도 반드시 사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한 핵 폐기 운동에 미국·러시아 같은 강국이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심명자(76·여)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대의원도 "한미일 삼국의 정부가 나서서 한국인 원폭 피해자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 특히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와 같은 역사적 왜곡에 대해서도 함께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들이 대부분 80대의 고령이다. 돈보다 중요한 것은 후손들에 우리가 겪은 부당함에 대해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일본 히로시마로 건너가 오바마 대통령에 직접 항의 서한을 전달하는 것을 추진한다.
원폭 피해자 6명과 지원단체 대표 2명 등으로 꾸려진 일본 방문단은 26일 출국해 이날 오후에 일본 히로시마 평화공원 한국인 위령비를 찾아 헌화·추모한다.
이후 27일 오전에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에는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서한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에 전달한 서한에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방문 및 사죄 △한국인 원폭 피해자를 공식 인정 및 조사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 대한 합당한 배·보상 △핵무기 현대화 중단 및 핵 전면 폐기 등의 내용이 담겼다.
오미정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사무처장은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와의 면담을 대사관에 요청했으나 이유도 밝히지 않고 거절했다"며 "직접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우리의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설명했다.(서울=포커스뉴스)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앞에서 한국 원폭피해자와 시민사회단체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국 원폭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 인정과 조사 및 사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05.26 김인철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앞에서 한국 원폭피해자와 시민사회단체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국 원폭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 인정과 조사 및 사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05.26 김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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