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말리부 디젤 출시안해
(서울=포커스뉴스) 폭스바겐과 닛산의 배출가스 조작문제에 이어 경유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정부의 경규차 정책이 180도 돌아서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준비 중인 환경부는 경유차의 비중을 줄이기 위해 경유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환경부는 당초 경유차에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었지만 미세먼지 대책으로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경유값을 올리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자동차 업계는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던 디젤차에 대한 판매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 차량 183만대 중 경유차는 96만대의 비중을 차지해 점유율 52%를 기록했다. 2014년 48.5%(80만5609대) 대비 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 이후로 디젤차는 성장을 멈추고 있다. 올 1~4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디젤차는 4만975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5만2770 대비 5.7% 감소했다. 정부의 규제가 더해지면 향후 역성장은 더 깊어질 수도 있다.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진 것은 르노삼성자동차다. 환경부가 발표한 디젤차 배출가스 불법 조작 조사 결과에서 르노삼성의 QM3는 닛산 캐시카이 다음으로 질소산화물을 많이 배출했다. 이에 더해 경유값 인상은 최근 월간 판매량에서 쏘나타를 앞선 SM6의 흥행가도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르노삼성의 중형세단인 SM6는 연내 디젤차량 출시를 계획 중이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발표 시점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직접적인 피해가 감지되진 않지만 디젤차 판매량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디젤차 판매량은 41만3123대로 전년 대비 32.6% 증가한 성적을 거뒀다.
다만, 현대기아차는 디젤차 판매 비중이 43% 정도로 다른 브랜드에 비해 다소 낮기 때문에, 향후 이 전략이 유지될 전망이다. 또한 현대차는 제네시스 최고급형 세단 EQ900의 디젤 모델을 내놓지 않을 예정이고, 올 하반기 제네시스 G80 디젤 출시는 가솔린 모델 발표 이후로 미뤘다.
한국GM 역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중형 세단 ‘올 뉴 말리부’의 디젤 모델을 내놓지 않기로 했다. 구형 말리부는 디젤 모델이 출시됐는데 최근 분위기에 따라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대신 한국GM은 올 7월 말리부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다.
특히 디젤차를 통해 성장을 거듭해온 수입차 업체도 새로운 전략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해 수입 디젤차는 전년 대비 26.2% 증가한 16만7925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68.8%였다.
향후 디젤차 수요가 감소한다면 자동차 업계는 이에맞춰 생산을 줄이고 영업·마케팅 비용도 축소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 등 차세대 자동차에 대한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며 친환경차 생산 비중을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사태 이후로 디젤차에 대한 이미지는 추락할 때까지 추락했다. 정부의 경유값 인상 방침이 더해지면 친환경성, 연비효율성을 모두 잃게 된다"며 “자동차 업계는 결국 친환경차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책을 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수출 대기 중인 자동차 (Photo by Christopher Furlong/Getty Images)2016.05.17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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