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밝은 미소짓는 한강 |
(서울=포커스뉴스) "오늘 지하철 타고 왔는데 아무 일도 안 생겼어요."
지난 17일 소설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은 소설가 한강(46)이 수상 이후의 일상을 전했다.
한 작가는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신작 소설 '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가 익숙치 않은 듯 그는 수줍게 얼굴을 가리며 등장했다.
맨부커 수상 후 주변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그는 "달라진 점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출판사 분들은 택시 타고 다니고 조심하라 일렀지만 오늘 이곳까지 오는 길이 막혀 지하철을 탔고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며 "바라건대 앞으로도 아무 일 없이 잘 살고 싶다"는 말로 소박한 소망을 전했다.
한 작가는 맨부커 상 수상 당일에도 담담한 태도를 유지한 바 있다. 그는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는 수상자였음에도 "현실감이 없는 상태로 상을 받았다"며 "시차 때문에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졸렸고 다행히 발표 직전 커피를 한 잔 마셔 무사히 그 날을 마무리했다"고 수상 당시를 회상했다.
한 작가는 "'채식주의자'를 쓴 지 11년이란 오랜 시간이 지나서 마음이 담담한 것 같다"며 "상을 받을 당시에는 기쁘다기보다는 좋은 의미로 이상하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출판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멀리 영국에서 상을 받은 것이 '참 이상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수상식에서 오늘만큼 기쁜 날이 있었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기쁨은 아주 개인적인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의 문학 진흥 정책에 대한 질문에 "글 쓰는 사람에겐 그냥 글만 쓰라고 하면 좋겠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노벨문학상 등에 대해서도 "상은 책이 완성된 다음에 오는 아주 먼 (훗날의) 결과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집필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울러 한강 작가는 국내 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저는 한국 문학에 빚이 많은 사람"이라고 전제하며 "묵묵하게 방에서 자신의 글을 쓰는 동료, 선·후배 작가들이 많다. 훌륭한 작품도 많다. 읽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앞으로 많은 국내 문학 작품들이 세계적으로 빛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서울=포커스뉴스) 소설'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이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카페 꼼마에서 열린 신작소설 '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05.24 허란 기자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