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자구안 승인 '진통'…인력감축·매각 확대 등 강수

편집부 / 2016-05-23 14:25:35
대우조선, 이번주 자구안 제출…구조조정 강도 높일 듯<br />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채권단에서 추가 자구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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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일 주채권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채권단과 추가협의를 이유로 일정을 미뤘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이미 자구안 제출을 완료 했지만 채권단에 의해 반려될 것이라는 추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의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구안 승인까지는 진통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약 1개월간에 걸친 스트레스테스트를 완료하고 이번주 내로 자구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지난 12일과 17일, 각각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과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들이 제출한 자구안엔 강도 높은 인력구조조정과 비핵심 자산 매각을 비롯해 생산능력 축소, 인건비 삭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긴축경영을 통해 마련하는 자금은 대우조선이 2조5000여억원, 현대중공업이 2조여원, 삼성중공업이 1조5000여억원 등으로 전체 규모는 6조원에 이른다.

대우조선이 제출할 최종 자구안엔 임원진·조직 축소 개편, 희망퇴직을 통한 추가 인력감축, 임금 동결 및 삭감, 순차적 도크의 폐쇄, 비핵심 자산매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 20일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채권단과 더 협의가 필요하다”며 며칠 이룬 만큼 좀 더 강화된 내용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기존 자구안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대우조선은 희망퇴직 등을 통해 당초 계획인 2300명보다 확대된 대규모 인력감축을 진행한다. 유력한 방안은 생산직을 포함한 과장급 이상의 희망퇴직을 받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말 채권단의 자금지원이 결정된 대우조선은 오는 2019년까지 23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자산매각 등을 진행해 총 1조8500억원을 마련하는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외에도 직원들이 받는 임금을 반납 또는 삭감의 형태로 줄이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의 임금삭감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방산부문인 특수선사업본부를 물적으로 분할해 자회사로 두는 방안도 검토된다. 또한 루마니아 망갈리아중공업, 중국 산둥조선소 등 해외 자회사와 신한중공업, 삼우중공업, 디섹, 대우조선해양건설 등 국내 자회사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플로팅 도크(해상 선박건조 작업을 위한 시설) 처분하는 등의 생산능력 감축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 12일 제출한 자구안에는 2조원 규모의 긴축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부터 사무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마감을 15일에서 20일로 연장한 상태다. 이어 생산직 기장(과장급) 이상으로 희망퇴직을 확대하면서 이미 접수자가 100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비핵심 사업인 금융 계열사, 호텔 사업 등도 지분 매각을 통해 정리하고 건장, 로봇 기계 등의 분야를 분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전 사장단이 급여 전액을 반납하고 임원들도 직급에 따라 최대 50%까지 급여를 반납하고 있다. 조선 관련 계열사에서는 부서장까지도 급여의 10%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달 초부터 연장 및 휴일근로도 폐지했으며 고정 연장근무도 7월1일부터 없앤다.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월차 사용 촉진제도도 시행할 예정이다.

지난 17일 삼성중공업은 임원진 및 조직 축소·희망 퇴직 등을 통한 인력감축·비핵심 자산 매각·도크 폐쇄 등 생산능력 감축 등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산업은행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2104년과 2015년 희망퇴직으로 1000명 이상의 감원을 실시한 데 이어, 올해는 더 확대된 인력감축 진행이 예상된다. 최근 두산엔진 주식 전량을 처분해 약 373억원의 현금을 마련했고, 거제삼성호텔 등을 비롯한 각종 설비 매각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채권단은 삼성중공업의 자구안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어 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삼성중공업은 채권단과 자구안에 대한 재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의 포트폴리오에 전망이 밝지 않은 해양플랜트 비중이 높아, 이에 대한 대책이 더 필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자구안 승인까지의 중요한 변수는 각사 노동조합의 반발이다. 최근 조선 빅3를 포함한 9개 노조 위원장(조선노연)은 국회를 방문해 대규모 해고사태와 구조조정에 강력히 반대하는 상경투쟁을 벌인 바 있다. 채권단 또한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자구안에 만족하지 못하고, 오너 대주주의 사재출연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채권단 측이 더 강도 높은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노동조합의 반발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자구안 승인까지는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세계 최초 천연가스 직분사 추진방식 LNG 운반선인 ‘크레올 스피릿호'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우조선해양빌딩. 2016.05.11 김인철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서울 종로구 율곡로 현대중공업. 2016.05.11 김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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