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글리 역 외에 100% 컴퓨터 그래픽 작업으로 완성
(서울=포커스뉴스) 누군가 '동물의 움직임만 봐도 힐링이 된다'고 했다. 아마도 '정글북'을 보고 나면 그 말에 고개를 크게 끄덕일 수 있을 것 같다. 어린 늑대가 모글리(닐 세티 분)를 바라보며 "모글리 형"이라고 부를 때, 사람들 사이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마음 한쪽이 열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정글북'은 정글 속 늑대들의 무리에서 자란 소년 모글리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글의 무법자 호랑이 쉬어칸은 늑대 무리의 리더 아킬라에게 모글리를 자신에게 넘기라고 위협한다. 자기 때문에 늑대 무리가 위험에 처하자, 모글리는 흑표범 바기라와 함께 정글을 떠난다. 그 여정에서 뱀, 곰, 원숭이 등 다양한 동물을 만나며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정글북'은 동화를 현실로 만드는 디즈니 라이브 액션의 첫 번째 도전이다. 아마도 '정글북'의 예비 관객들은 '컴퓨터그래픽으로 탄생한 동물과 정글의 모습이 얼마만큼 그럴싸할까?'가 궁금증이 될지도 모르겠다. 친숙한 동화내용을 실제 곰, 뱀, 표범, 호랑이 등으로 표현하는 것은 자칫하면 관객에게 거부감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상 '정글북'은 모글리 외에는 모든 부분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완성됐다. 초반에는 '어떻게 만들었지?'라는 기술력에 대한 감탄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글북'을 보면서 꿈같은 세계는 점점 피부로 닿는다. '정글북'은 이름도 낯선 기술들로 완성됐다. 하지만 이것의 기초가 된 것은 10만 장이 넘는 실제 정글의 사진이다. 실제를 바탕으로 한 기술력은 공감각의 극대화라는 장점으로 정글의 깊숙한 곳까지 관객을 이끈다.
스토리의 전개는 역시 흥미롭다. 원작 그대로 소년 모글리는 동물들을 통해 가르침을 얻는다. 모글리는 늑대 무리에서 하늘처럼 오래된 법칙인 '정글의 법칙'을 외운다. "늑대의 힘은 무리에서 나온다"는 원칙을 외우는 것이다. 하지만 원칙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사는 곰, 발루를 만나면서 깨진다. 발루는 정글의 법칙을 외우는 모글리를 보며 말한다. "얘야 그건 노래가 아니야. 세뇌지."
발루와 모글리가 함께 부르는 노래는 '정글북'의 상영이 마친 후에도 귓가에 맴돌며 행복한 미소를 짓게 한다. 모글리는 헤엄치는 발루의 배에 올라타서 "욕심을 버리면 모든 게 즐거워. 필요한 모든 건 곁에 있어"라는 '정글북'의 주제가 'The Bare Necessities'를 노래한다. 발루의 목소리를 연기한 빌 머레이는 노래에도 참여해 흥을 돋운다.
반가운 목소리는 또 하나 있다. 앞과 뒤를 분간할 수 없는 정글의 어딘가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매력적인 허스키한 보이스는 모글리를 "안전하게 있는 거야, 우리 둘이서"라며 유혹한다. 그 주인공은 스칼렛 요한슨이다. 아마도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 '그녀(Her)'(2013년)를 본 관객이라면 방긋 미소가 지어질 것.
원작과의 차별성이라면 어드벤처의 측면이 부각된 것을 꼽을 수 있다. '정글북'의 메가폰을 잡은 이가 존 파브로 감독이기에 신뢰를 더한다. 그는 '어벤져스' 시리즈(2012, 2015년)의 기획을 맡았고, '아이언맨 1,2'(2008년)의 연출을 맡았다. 스케일이 큰 블록버스터 액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감독 중 하나다.
2천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모글리 역을 맡게 된 닐 세티 역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다. 닐 세티의 연기는 현실과 컴퓨터 그래픽으로 탄생한 가상의 틈을 좁혀준다. 닐 세티의 감정 연기를 위해 유명한 인형극가의 도움을 받은 덕분이다. 인형 조종사들은 블루 스크린이 펼쳐진 세트장에서 연기하며 닐의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냈다는 전언이다.
존 파브로 감독은 "관객 스스로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모의 입장에서 내 아이들이 보기에 적절하면서도 애들 영화 같지 않은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며 "'정글북'을 처음 보는 아이라면 팝콘 먹는 것도 잊어버릴 것이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경험이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존 파브로 감독의 자신감은 적어도 앞서 개봉한 전 세계 국가에서는 통했다. '정글북'은 2016년 개봉한 작품 중 전 세계 박스오피스 4위(21일 박스오피스 모조 기준)에 올랐다. 9929억원이 넘는 흥행 수익을 올렸다. 과연 그 열기를 국내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6월 9일 국내 개봉. 상영시간 106분.정글을 떠나려는 모글리(닐 세티 분)의 모험을 담은 영화 '정글북'이 오는 6월 9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정글북' 메인 포스터.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모글리(닐 세티 분)와 바기라(벤 킹슬리 목소리)가 정글을 걷고 있다. 사진은 '정글북' 스틸컷.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모글리(닐 세티 분)와 발루(빌 머리에 목소리)가 강가에서 헤엄치고 있다. 사진은 '정글북' 스틸컷.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모글리(닐 세티 분)이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 락샤(루피타 뇽오 목소리)와 얼굴을 맞대고 있다. 사진은 '정글북' 스틸컷.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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