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11사단_부부군인들이_부부의날을_앞두고_한자리에_모였다.jpg |
(서울=포커스뉴스) '잘 생기지도 않고 화려한 배경도 없는 나를 만나 힘들었지만, 잘 참아주고 항상 웃어주는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같은 하늘아래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면서, 서로 아끼고 존중하고 사랑합시다!‘
오는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육군 11사단 소속인 전덕호(31) 대위가 아내인 권연주(27) 중사에게 쓴 손편지 내용이다.
화랑사단으로 불리는 11사단에는 부부 군인 20쌍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사단급의 부부 군인 숫자로는 전군에서 가장 많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해 말 기준 1570쌍의 부부 군인이 있다. 예전 같았으면 이들 대부분은 주말부부를 감수해야 했지만, 요즘은 제도 개선으로 이처럼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는 부부군인이 많아졌다.
부부가 한 부대에서 근무하게 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는 게 육군 관계자의 전언이다.
11사단 인사참모처 임형욱 대위와 같은 부대 보안업무담당관 홍서희 중사 부부는 "부대의 현안을 잘 알다보니 서로 다른 관점에서 업무에 조언을 하기도 하고 문제점이 있으면 코치를 해주는 등 임무수행에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군수사령부 김윤산 소령과 김혜정 중사 부부는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다 보면, 서로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행동 하나하나를 더욱 조심하게 되고 업무에도 집중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부부 군인 중 남편들은 단점을 전하기도 했다. 봉급과 수당을 언제 얼마나 받는지를 아내가 잘 알기 때문에, 비상금을 만들기 힘들다는 것이다.
같은 사단에 부부가 함께 근무하지만, 자주 만날 수 없는 곳도 있다. 바로 남편이 GOP(일반전초)에서 근무하는 경우이다. 15사단 GOP대대 작전과장직을 맡고 있는 손상익(35) 소령은 한 달에 두 번 있는 휴가 때만 아내 최애지(29) 중사를 만날 수 있다.
15사단에서 7년째 근무하고 있는 손 소령은 GOP 근무가 이번이 세 번째다. 같은 사단 보급수송대대에 있는 아내 최 중사는 현재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이다. 출산이 얼마 안 남았지만,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아직도 출근을 하고 있다.
손 소령 부부처럼 같은 사단 내에 있지만, 남편이 최전방 GOP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부부 군인이 강원도 지역에서만 6쌍이 있다.
육군은 "많은 부부 군인들이 한 부대에서 근무할 수 있는 것은 육군의 일-가정 양립정책 덕분이다"면서 "육군은 부부 군인들이 가정의 행복을 지키면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부 군인의 경우 결혼 후 5년간 배우자와 인근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다. 12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여군에게는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탄력근무제가 적용된다.
또 부부가 가사를 분담할 수 있도록 남군에게도 육아휴직이 있고, 휴직을 하더라도 진급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휴직기간을 진급 최저 복무기간에 포함시켰다.
육아 지원을 위해 군 자녀용 어린이집을 지난해 53개소에서 63개소로 늘렸으며, 여성가족부와 함께 전방지역 9개소에 공동육아 나눔터를 설치했다.
올해부터는 훈련, 당직근무 등으로 보육이 제한될 경우, 지정된 세대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아이돌봄 위탁제도도 운영 중이다.
육군은 앞으로도 부부 군인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들을 지원하는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11사단 소속 부부군인들이 부부의날을 앞두고 한자리에 모여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육군>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