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강남 살인사건, '묻지마' 아닌 여성혐오범죄"

이채봉 기자 / 2016-05-20 13:04:59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입장 표명<br />"여성혐오범죄 심각성 직시, 성차별 문제 사회적 의제 삼아야"
△ 피해자를 추모하는 촛불문화제

[부자동네타임즈 이채봉 기자] 지난 17일 발생한 이른바 '강남 묻지마 살인사건' 피해 여성에 대한 사회적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단체들이 여성혐오와 폭력에 대한 사회적 성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0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이 무차별적 살인이 아니라 대상을 여성으로 특정해 살해한 여성혐오범죄라는 사실은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명백한 사실"이라며 "우리 사회는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차별과 폭력을 사소화 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을 정신질환에 의한 범죄 혹은 묻지마 범죄로 규정하는 것은 '여성혐오범죄'라는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도 전날 논평을 통해 "지금 강남역 10번출구의 추모 물결은 살아남은 여성들이 그동안 겪은 경험과 공포,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에 대한 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성차별 문제를 시급한 사회적 의제로 삼아야 차별과 폭력이 없는 사회로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을 향해서도 "언론은 '묻지마 살인', '유흥가 화장실', '여자가 무시해서' 등의 표현을 써가며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가해자에 이입하면서 마치 피해 여성에도 잘못이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20일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는 '여성폭력 중단을 위한 필리버스터-나는 OOO에 있었습니다' 라는 이름의 무제한 토론이 열린다.



토론을 주관한 한국여성민우회는 "여성들은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만으로 살해 위협을 받아야하는 사회를 살고 있다"며 "여성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혐오와 폭력에 맞서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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