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약품, 상승세 과연 타당한가…'제2 한미약품'은 시기상조

편집부 / 2016-05-18 16:47:04
2 달만에 주가 '6배' 넘겨<br />
PER 과도하게 높고, 대차잔고도 꾸준한 증가 추세 보여<br />
전문가 "기업가치와 기술 수출 가능성 고려해야"

(서울=포커스뉴스) 영진약품의 주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매수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투기 과열이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18일 영진약품은 가격제한폭(29.82%)까지 급등해 1만4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말 2355원이던 주가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6배 넘게 오른 것이다.

◆ 영진약품, 상승 원인은?

영진약품의 상승 재료는 '합병 시너지'와 '신약개발'이다.

우선 KT&G생명과학과의 합병 기대감은 주가에 이미 반영된 상태다.

영진약품은 지난 4월 7일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를 통한 R&D인프라 강화를 위해 KT&G생명과학을 합병비율 1대 0.6으로 흡수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3월 말부터 꿈틀대며 우상향을 그리던 주가는 합병 공시 이후 상승세가 잦아들었고 주가는 5000원에 못 미치는 수준에서 유지됐다.


지난 4월 22일부터 시작된 최근의 급등세는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천연물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김형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영진약품의 COPD 천연물 신약에 대해 "영진약품은 FDA(미국 식품의약국) 임상 승인을 목적으로 신약개발을 시작해 모회사 KT&G에서 산꼬리풀 종자 표준화를 마쳤고 현재 FDA 임상 2a 진행 중이며 승인목표 시기는 올 하반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기오염 등의 원인으로 COPD환자는 증가 추세에 있으며, 최근 미세먼지 발생 빈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어 관련 치료제 시장은 성장 중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언제까지 오르나?… "신약 가치와 기술 수출 여부 따져야"

제약 업종에서 신약 개발은 주가에 '잭팟'이다. 한미약품의 경우 8만원대이던 주가가 1년 새 86만원까지 올랐다. 체지방분석기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던 인바디의 경우 실적이 가시화되면서 주가는 5000원에서 5만원까지 10배가 올랐다.

하지만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고 해서 무조건 주가가 10배 가까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신약의 가치와 기술 수출 여부다. 신약 개발 소식에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미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4조8344억원 규모의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국내 제약 사상 최대 규모다. 신약개발이 수조원대 성과로 이어져 주가에 반영된 셈이다.

그러나 영진약품의 경우 아직 임상시험 단계인데다 신약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는지 명확하지 않다. 임상2a 승인을 받는다 해도 임상2b, 임상3상이 남아있으며 상용화 및 기술수출까지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최근 영진약품의 주가 급등세가 '제2의 한미약품'을 노린 개인 투자자의 '묻지마 투기'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락세에 베팅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공매도와 상호 연관관계를 갖는 대차잔고가 지난 3월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25일 290억원대의 대차잔고는 17일 현재 1149억원까지 급증했다.


주가수익비율(PER)도 744.74배로 한미약품(38.45배), 셀트리온(66.81배) 등 주요 제약 종목보다 훨씬 높다. 회사가 창출하는 이익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고평가돼있다는 의미다.

박재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기업 가치와 개발하고 있는 신약의 가치를 따져봐야 한다"며 "신약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기술 수출로 연결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영진약품에 현저한 시황변동에 대한 조회 공시를 18일 요구했다. 답변 시한은 다음날 오후 6시까지다.영진약품의 최근 3개월 주가. 4월7일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던 주가가 최근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출처=네이버금융>영진약품의 최근 1개월 대차잔고.(단위:백만원) <자료출처=금융투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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