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폭락으로 살판 난 러시아 농민과 비료회사

편집부 / 2016-05-13 13:45:07
달러 기준 낮은 비용으로 농사지어 높은 가격으로 국제시장에 판매<br />
푸틴의 외국산 농산물 수입금지로 국내 농업 활발…비료회사도 호황

(서울=포커스뉴스) 서방의 경제 제재와 유가 폭락이라는 강펀치를 맞고 러시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한 기업은 국가 차원의 정치·경제적 우환에서 이득을 보고 있다. 러시아 최대 비료회사인 포스아그로가 그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루블화 약세에 따른 수출 호조 덕분에 이 회사의 지난해 이익은 3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 회사 입장에서 더 기쁜 소식은 이번 주 포스아그로 주식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MSCI는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지수’와 더불어 세계 양대 벤치마크 지수로 꼽힌다. 러시아 기업으로서 MSCI 지수에 마지막으로 편입된 곳은 2014년 다이아몬드 생산업체 알로사였다.

러시아에서는 비료 수요가 치솟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병합으로 서방으로부터 제재를 받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서방 농산물 수입을 금지했다. 외국산 치즈, 육류, 채소 등의 반입이 끊기자 러시아 식품 생산자들이 그 빈 자리를 메우기 시작했다.


안드레이 구리예프 포스아그로 최고경영자는 “러시아가 외국산 농산물의 수입을 봉쇄하자 농업이 호황을 맞기 시작했다”며 “지난 3년 사이 러시아 시장을 상대로 한 우리 회사 비료의 공급이 2배로 늘었다”고 WSJ에 말했다.

포스아그로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밀 1톤을 생산하는 데 드는 원가는 4500~7000루블(69~108달러)인데 국제시장 시세는 약 185달러다. 이것은 루블화 약세 덕분에 러시아 농민들이 비료와 기타 농업 재료를 살 돈이 이전보다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기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만약 현재 루블화 환율이 달러당 약 30루블이라면 생산원가는 150~233달러가 되어 러시아 곡물과 비료 생산자들의 경쟁우위가 사라진다.

구리예프는 “러시아 기업으로서 우리는 전반적인 경제상황, 내가 제재와 세계 에너지 환경을 그 이유로 보는 경제위축을 느꼈다”면서 “일부 충격이 있었지만 우리는 살아남았다”라고 말했다.

수입 농산물을 국내산으로 대체하는 데에는 러시아 정부의 공식 지원이 있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7년 전 대통령이었을 때 기술 산업을 중점 육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는데 지금은 러시아가 농업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메드베데프는 지난달 중순 “우리는 현대적이고 강력한 농업국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농업 육성으로 되돌아간 러시아에서 이득을 보고 있는 기업은 포스그로만이 아니다. 러시아의 소·돼지 고기 생산업체 미라토르그는 호주·미국·유럽산 쇠고기가 식품점에서 사라지자 자체 쇠고기 생산을 시작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963억 루블로 급증했다. 이는 제재 이전 2013년 매출 546억 루블의 근 2배다.

러시아 최대 육류·사료 업체인 체르키조포 역시 닭고기 판매가 47만432톤으로 늘었다. 이는 2013년보다 37% 증가한 것이다. 채소류 판매는 더 늘어 26만7371톤에 달했는데 이는 2013년에 비해 53% 증가했다.


국내 비료 수요가 증가하는 것에 더해 포스그로의 해외 사업도 확대되도록 예정돼 있는데 여기에도 루블화 약세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포스그로는 생산품의 최대 70%를 수출한다.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가 이 회사 수출의 주된 견인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러시아인들은 이 나라가 달러당 30루블이라는 환율로 오랜 세월을 지내온 뒤 최근의 유가 반등이 루블화 가치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그래도 희망을 걸고 있다. 포스아그로 자체도 달러당 환율을 65, 70, 75로 상정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Photo by Christopher Furlong/Getty Images)2016.05.13 ⓒ게티이미지/이매진스 (Photo by Spencer Platt/Getty Images)2016.05.13 ⓒ게티이미지/이매진스 (Photo by Sergio Camacho/Getty Images)2016.05.13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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