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정리매매 폭등… 배경은?

편집부 / 2016-05-13 09:00:09
자진상폐 종목, 정리매매시 수백% 급등<br />
학습 효과에 자진상폐 계획 발표한 종목도 '들썩'<br />
8만원대에서 4000원대로 떨어지기도... "투자 유의"
△ [삽화]증권/ 오름

(서울=포커스뉴스) 정리매매에 들어간 종목이 폭등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자진상장폐지된 경우 정리매매시 기업의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감에 주식을 매수하기도 하지만, 가격 제한폭도 없는데다 유통 물량도 적어 단기 고수익을 노린 투기성 자본이 몰리는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1일 정리매매에 들어간 경남에너지는 전 거래일 대비 무려 153.66%(1만5750원) 오른 2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급격한 상승세에 투기 자본이 몰려들면서 장중 한때 2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정리매매 폭등 현상은 비일비재하다. 지난 1월 승화프리텍은 정리매매 이틀째 179%까지 폭등했고, 지난해 7월 한국테크놀로지 우선주는 325%까지 치솟기도 했다.

역사적인 기록도 있다. 지난 2013년 정리매매에 들어간 에스와이코퍼레이션은 무려 811만9900%까지 올랐다. 유상감자를 거치면서 1원으로 떨어진 주가가 8만원대로 오른 것이다. 일확천금을 노린 투기판과 다를 바 없었다.

정리매매는 상장폐지 전 주주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마련된 제도다. 휴지조각이 될 주식을 싼값에라도 매도할 수 있도록 매매활성화를 위해 가격제한폭을 두지 않았다. 대신 30분 간격으로 단일가 매매 방식으로 체결되도록 했다.

통상 정리매매에 들어간 주식은 70~80% 가까이 폭락세를 보인다. 상장폐지가 결정된 기업은 계속된 적자 혹은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성장 가치를 잃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주주들은 한 푼이라도 더 건지기 위해 정리매매가 개시 직후 갖고 있는 주식을 모두 내다 판다.

그러나 자진상장폐지한 기업은 상황이 다르다. 이들은 회사 경영과 재무구조는 건실하지만 상장 실익이 없어 상장폐지를 결정한다. 기업의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향후 배당이나 장외거래를 노리고 반대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다. 또 주식이 더이상 장내에서 거래되지 못하더라도 지분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향후 의결권 행사를 위해 상장폐지 종목을 인수하기도 한다.

문제는 투기성 자본이다. 자진상폐된 종목은 작전세력이 뛰어들기 쉬운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자진상폐를 위해선 회사 및 특수관계인이 95%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통 주식수가 줄어 주가를 쉽게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또 주가가 저렴한데다 가격 제한폭도 없으니 묻지마 투자자까지 가세해 수백%씩 폭등하는 이상 현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반복된 패턴에 따른 학습 효과다. 자진상폐 계획을 발표를 하거나 상장폐지의 조짐이 보이면 주가가 들썩이는 것이다. 지난 10일 자진상폐계획을 공시한 바다로 3호는 12일 가격제한폭에 가까운 28.68% 급등했다. 해당 종목 게시판엔 상폐 후 정리매매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제2의 경남에너지를 노린 것이다.


그러나 폭탄은 언젠가 터지기 마련이다. 정리매매시 폭등세를 보였던 주식은 많은 종목이 정리매매 마지막날 즈음 휴지조각이 되기도 했다.

8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에스와이코퍼레이션은 정리매매 마지막날 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승화프리텍은 4만원대에서 2000원대로 폭락했다. 11일 폭등세를 보였던 경남에너지도 12일엔 장중 약세를 보이며 등락을 반복하다 12.31% 하락한 2만2800원을 기록했다.

증권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리매매에 단기 고수익을 노린 투기성 자본이 유입되는 경우가 있다"며 "소액투자자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주식 오름 2015.08.26 조숙빈 기자 경남에너지 최근 3개월 주가 흐름 <사진출처=네이버캡쳐>바다로3호 최근 일주일 주가 흐름 <사진출처=네이버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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