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교보생명보험도 뛰어든 '유병자보험'…이대로 괜찮을까

편집부 / 2016-05-12 14:32:56
가입자 늘자 대형 생보사 뛰어들어<br />
손해율 악화와 보험료 상승 가능성↑<br />
업계 "대면 채널 중심 판매 위험"
△ 유병자.jpg

(서울=포커스뉴스) 대형 3개 생명보험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도 '유병자 보험'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유병자 보험 시장에서 활동하는 플레이어가 많아져 상품 경쟁력이 제고될 것이라는 시각과 보험사의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시각이 상존한다.

그렇지만 보험업계에서는 대형 3생명보험사(생보사)의 진출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주로 이 회사들은 설계사를 중심으로 유병자 보험 점유율을 높일 확률이 큰데, 이는 결국 전체 보험사의 손해율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병자 보험은 과거 병력으로 보험 가입이 어려운 가입자나 고령자를 대상으로 출시된 상품을 통칭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손해보험사(손보사)를 중심으로 재편됐던 유병자 보험 시장에 생보사들이 대거 진출하고 있다. 대형 3사 중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한화생명이었으며, 곧이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도 비슷한 상품을 내놨다.

진출 배경은 당연히 '돈이 되는 시장'으로 생보사가 판단해서다. 높은 연령과 과거 병력때문에 가입 장벽이 있었던 고객을 한 데 모을 수 있는 시장이기 때문. 실제 작년 8월 가장 먼저 유병자 보험을 출시한 현대해상은 90억원(3월말 기준)의 판매고를 올렸고, 흥국화재도 출시 두 달 반만에 월 2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보험 상품이 대표적인 푸시 마케팅 상품(Push-marketing) 이라는 점때문에 생보사가 손보사를 앞지를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다. 푸시 마케팅 상품이란 주위에서 적극 권유해야 상품을 사거나 가입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뜻한다.

푸시 마케팅 전선에 있는 설계사 수는 생보사가 손보사와 비교했을 때 절대 우위가 있다. 올 1월말 기준으로 생보사의 전속설계사는 12만7487명으로, 손보사의 설계사 수 3873명에 비해 4배 가량이나 많다.

실제 유병자 보험 시장에서 전속설계사의 위력을 증명한 곳도 등장했다. 바로 삼성생명이다. 전속설계사가 3만2773명(1월말 기준)으로 생보업계에서 가장 많은 삼성생명은 유병자 보험을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판매를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당시 삼성생명은 '판매 쏠림'을 막기 위해서라고 해명했지만,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유병자 보험 시장에서 전속설계사 영업 방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예라고 얘기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대면 판매를 중심으로 생보사가 유병자 보험을 잘 팔 수 있을 거란 분석이 있었다"며 "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고객군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료로 권하기 쉬운 상품이라 생보사의 진입이 가속화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속설계사를 통한 유병자 보험 시장 확대는 결국 보험사의 건전성에 해를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유병자 보험이 5년 혹은 10년마다 보험료가 갱신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갱신형 상품의 특징은 보험료 갱신 시점이 왔을 때 보험금 지급이 적은 가입자는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이 많은 건강치 못한 가입자는 계약을 갱신한다. 보험금 지급이 많아지면 보험사의 손해율이 상승한다. 이를 막기 위해 보험사가 갱신 가입자의 보험료를 크게 올리면 그나마 남은 우량고객 역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전속설계사가 유병자 보험 가입 권유를 하는 사람들은 비우량 고객일 가능성이 커, 보험사는 유병자 보험 시장 확대로 보험료 상승→우량고객 이탈→손해율 악화의 악순환을 만들 여지가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생보사는 대면과 비대면 채널을 혼합하는 형태로 유병자 보험 시장을 재편할 것"이라고 말했다.올해 출시된 생명보험사의 유병자 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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