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혁신위' 친박·비박 갈등 재연…비박 "혁신위 권한없어" 강력 반발

편집부 / 2016-05-12 13:06:26
非朴 하태경 "혁신위, 자문기구에 불과…정진석 비대위, 저항 부딪힐 것"<br />
親朴 홍문종 "혁신위, 실질적 비대위 기능…혁신위, 당대표 준하는 권한"
△ 중진의원 연석회의 참석한 정진석-김광림

(서울=포커스뉴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11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관리형으로 꾸리고, 혁신위원회를 특별기구 형식으로 구성하기로 했지만, 비박(非朴)계를 중심으로 한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

당초 비박계는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의 차원에서 '혁신형'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친박(親朴)계의 중론은 비대위를 관리형으로 꾸려 전당대회를 관리토록 하고, 쇄신을 위한 혁신위를 따로 구성하자는 입장이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당선인 모두에게 설문지를 돌려 비대위 구성에 대한 입장을 물었고, 이에 70여명으로 다수를 점하고 있는 친박계의 의지가 관철된 것.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하는 '관리형' 비대위와 혁신위를 따로 운영하는 '투트랙'으로 가게 됐다.

이를 두고 비박계가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고위원회의를 대체하는 당의 최고기구로서 혁신안의 집행권까지 갖고 있지만, 특별기구 형식의 혁신위는 혁신안을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한 비박계 중진의원은 <포커스뉴스>와의 통화에서 "혁신위가 꾸려져 혁신안을 내놓은들 그 혁신안을 실행할 수 있는 어떤 권한도 없다"며 "그런 혁신기구는 무의미하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결국 혁신을 실행할 수 있는 당사자인 당 지도부가 빨리 구성돼야 한다"며 "그 사람들이 자기가 무슨 혁신을 실행할지 비전과 청사진을 제시하고, 당원과 국민이 선택해서 선출된 지도부가 빨리 혁신안을 실행에 옮기는 일이 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람들(혁신위)이 혁신안을 실행할 권한이 있느냐"며 "말잔치만 무성한 그런 혁신기구가 왜 필요하냐"고 반문했다.

문제는 혁신위가 당 대표의 권한으로 구성되는 특별기구로 혁신안을 관철시킬만한 실행권이 없다는데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할 것이라고 했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 꾸려지는 당 지도부가 이를 거부한다면 저지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지난 2014년 9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보수혁신위(위원장 김문수)를 운영하며 '상향식 공천제' 등의 혁신방안을 내놓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지켜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런 반발을 의식한 듯 12일 오전 기자들에게 티타임을 자청해 "혹시 아나. 마누라 빼고 다 바꾸게 될지"라며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내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히 땜빵·땜질·미봉·봉합식 혁신위는 아니다"고 못박으며 "혁신위는 적어도 새누리당을 재창조하겠다는 그런 의미를 담아야 한다. 나아가서 우리의 최종 목표인 내년 12월 정권 재창출의 출발선으로서의 혁신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혁신위가 실질적 권한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전당대회 이전에 성안(成案)된 혁신안이 나올 것 아니냐"며 "그 성안된 혁신안은 새로운 지도부가 못 건드리는 장치를 만들겠다"고 답변했다.

정 원내대표의 이같은 반박에도 불구, 비박계의 불만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당 수석대변인을 지낸 '김무성계' 김영우 의원은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고 따로 혁신위가 구성된다는 것은 당의 혁신을 최우선 과제가 아닌 부차적인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라며 "혁신형 비대위가 당의 체질과 운영체계를 바꾸지 않는 한 희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영우 의원은 "계파 이기주의와 공천 추태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가벼이 여겨져서는 안될 것"이라며 "지금 이대로의 평온함과 안락함이 지속된다면 나중에는 손도 못써보고 가라앉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의원과 함께 새누리혁신모임(새혁모)을 주도, '원유철 비대위'를 무산시킨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굉장히 절망감을 느꼈다"며 "전국위에서 정진석 비대위 체제가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혁신위에 대해 "자문기구에 불과하다"며 "혁신위원회는 안을 내놓는 것이고, 혁신위에서 아무리 좋은 안이 나와도 비대위에서 통과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하 의원은 "정진석 체제가 원유철 전 원내대표 당시에 있었던 시행착오를 그대로 반복하는 것 같다"며 "원 전 원내대표가 저항에 부딪힌 것이 원유철 비대위로 가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거 보수혁신위(위원장 김문수) 참석했던 하 의원은 "저도 보수혁신위원 해봤다. 아무런 권한이 없었다"며 "정진석 원내대표가 보장해주겠다고 말은 할 수 있지만 월권이다. 본인이 보장해 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친박계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총선 참패의 책임이 있는 분들은 혁신적인 비대위를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며 "그런 분들(친박계)의 의사가 반영이 되고 있다는 의심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은 이같은 결정에 대해 "실질적으로 비대위의 기능을 혁신위원장이 갖고 있는 것"이라며 "당의 모든 권한을 갖는 대표에 준하는 권한을 갖고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혁신위가 제대로 가동된다면 아무 문제없이 비대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정진석(왼쪽)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지도부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16.05.11 김흥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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