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혁신 위한 인사개혁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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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이맹희 명예회장 장례식장에 들어오는 이재용 |
(서울=포커스뉴스) 10일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지 만 2년째 되는 날이다. 이후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실용주의'를 내세운 '뉴 삼성'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의 전면 등장 이후 삼성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과감한 결단력으로 핵심 부문 위주의 사업재편을 해나가는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보며 업계에선 그를 '글로벌 감각을 갖춘 젊은 경영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 '선택과 집중'에 의한 실용주의 경영
이 부회장은 지난 2년 동안 그룹의 외연을 확대하기보다 '선택과 집중'의 실용주의 경영철학을 내세워 수익이 나는 계열사라도 과감히 매각하는 초강수를 뒀다.
삼성은 2014년 11월 방산‧석유화학 계열사 4곳을 한화그룹에 매각했다. 2015년 10월에는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삼성SDI의 케미칼사업 부문을 롯데그룹으로 넘겨 화학·방위사업 계열사를 모두 정리했다.
최근에는 제일기획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에는 옛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을 합병한 통합 삼성물산을 공식 출범했다. 그룹 내에서도 전자와 금융을 양대 축으로 건설‧중공업,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정리했다.
이 부회장은 주력사업 재정비에도 박차를 가했다. 삼성전자 중심으로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부품관련 계열사들은 신사업으로 취급하고 재정비에 들어갔다. 삼성SDI는 BMW, 아우디, 포르셰, 벤틀리, 크라이슬러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제조사들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는 자동차 배터리 사업 부문 강화를 위해 2020년 전지사업 매출액 100억달러(약 11조4000억원)를 목표로 잡고 있다.
금융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이 부회장은 핀테크(금융+정보기술) 사업 협력 타진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0월 승지원에서 중국과 일본의 손해보험 업계 유력인사들을 초청해 만찬을 열기도 했다.
의료기기 사업 활성화를 위한 작업도 한창이다.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는 최근 수주가 늘어나면서 중요 수익원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무선 사업부와의 협업으로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내놓는 등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한화‧롯데그룹 매각 작업을 진행할 때 매우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스타트업 삼성' 기업문화 혁신
이 부회장은 '스타트업 삼성'이란 슬로건을 걸고 조직문화의 혁신을 지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전용기를 팔고 해외출장이나 외부 행사에 수행원 없이 홀로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래전략실장을 통해 사장단과 소통하고 지시하던 이건희 회장과는 달리, 이 부회장은 사장들에게 수시로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소통하고 있다.
불필요한 회의의 반복 등을 없애 보다 빠르고 창의적인 삼성을 만들어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뿐 아니라 다양한 IT 스타트업과 경쟁할 의사를 나타냈다.
이 부회장은 직원들의 요구와 열망을 받아들여, 조직 아래에서 위로 변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삼성전자는 직급 체계를 단순화하고 직무와 역할 중심으로 인사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
기존 체계는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의 5단계 직급이었다면 새롭게 도입될 4단계 직급은 '사원-선임-책임-수석'으로 구성됐다. 이는 보다 수평적인 업무환경을 만들어 팀원들 간 의견 공유와 빠른 의사결정을 돕기 위함이다.
또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의 자발적 몰입을 강화하기 위해 장시간 근무 체계를 개선하고 계획형 휴가 문화를 구축하기로 했다. 평일 잔업이나 주말 특근을 줄이는가 하면 가족사랑 휴가, 자기계발 휴가와 같은 다양한 휴가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스타트업 조직처럼 개선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 부회장의 새로운 조직문화 개편으로 그룹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재용 부회장 2015.08.17 오장환 기자주형연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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