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섭식장애 여성 증가…"살쪄도 괜찮아" 패션잡지 등장

편집부 / 2016-05-07 09:00:03
일본 '엄격한 미의 기준'에 섭식 장애 앓는 여성↑<br />
일본 최초 '플러스 사이즈 걸'들을 위한 잡지 등장<br />
모든 생김새·체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는 취지

(서울=포커스뉴스) 일본에서 마른 몸매에 대한 강한 욕구로 다이어트에 과도하게 집착해 거식증, 폭식증 등의 증상을 보이는 섭식장애 환자가 많아지며 사회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여성들에게서 이런 현상이 지속되자 과체중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패션잡지도 등장했다.

◆일본 내 섭식장애 환자 증가…증상 숨겨 정확한 수치 파악 어려워
영국 BBC 등 외신은 최근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이 문제를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 섭식장애를 겪는 사람들 대부분은 어떤 의학적, 정신적인 지원도 받지 않고 있다.
일본섭식장애학회는 일본 보건 시스템이 수십 만 환자를 돌보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특히 사회적으로 소녀들에게 주입되는 '말라야한다'는 압박이 "도를 넘었다"고 말한다.
BBC는 일본 여성 마토코(가명)와의 대담을 통해 일본 내 섭식장애 환자의 현실을 전했다. 마토코는 "나는 어릴 때 뚱뚱해지는 것을 혐오했다"며 "다른 아이들은 나를 괴롭혔고 나는 항상 변화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마토코가 16살 때 섭식장애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루 섭취량을 극도로 제한하고 운동을 지나치게 한 결과, 19살 무렵 그는 위험 수준의 저체중이 됐다.
그는 부모님조차 그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 지 몰랐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내 병을 부정했고 내가 의사를 보러가려 했을 때도 나를 말렸다"며 "어머니는 책임감을 느꼈고 아버지는 어머니를 같이 비난했다"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마토코의 사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섭식장애 환자와 가족의 모습이다.
일본섭식장애학회의 아야 미시조노 마허 임상 정신과 박사는 "섭식장애 환자들은 음식을 섭취한 후 수치심에 구토하는 등 폭식증 증상을 보인다"며 "환자들은 증상을 숨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부모는 아마 도움을 줄 방법을 찾는 걸 멈추고 아이들이 음식을 낭비하고 있다고만 생각할 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10년이 더 지나서야 마토코는 마침내 정부 지원으로 섭식장애 커뮤니티에 참석해 필요한 도움을 받기 시작했고 지금은 결혼해 어린 아들도 있다. 그는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 삶이 훨씬 나아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10대의 경험을 떠올리면 괴롭다며 "내가 몹시 말랐지만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었을 때 보건교사는 나를 봤다. 아마 그 때 그 사람이 날 도와줄 수 없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필요한 도움을 보다 일찍 받았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섭식장애 환자들 중 매우 극소수만이 드러내고 치료를 받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지 전체적인 수치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고 밝혔다.
의사들은 일본 내 섭식장애의 확산도가 영국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추정한다. 그러나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14년에 섭식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기록된 사람은 1만 명 정도에 그친다. 영국의 경우에는 섭식장애 환자가 72만5000명이었다. 영국 인구는 일본 인구의 약 절반이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는 2014년 섭식장애를 알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타카노 마츠자키 후생노동성 부국장은 "우리는 섭식장애의 광범위한 대중인식을 달성하길 원한다.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내각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웹사이트에 게시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최초 과체중 소녀들을 위한 잡지 등장…"모든 생김새·체형을 긍정적으로"
민간의 움직임도 있다. 일본 최초로 흔히 '플러스 사이즈 걸(plus-size girls)'이라고 불리는 과체중 소녀들을 위한 '라 파르파(la Farfa)'라는 잡지가 나온 것이다.
이 잡지는 아직도 널리 퍼져있는 "마른 게 아름답다"는 인식이 잘못됐으며, 섭식장애 환자를 위해 이 문제와 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대중매체에서 묘사되는 '마른 아름다움'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김새와 체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인정하고 격려하자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루미 콘 편집장은 그부터가 2년 간 스스로의 몸을 받아들이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했으며 이후 출판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10대였을 때 나는 살이 쪘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부끄럽고 당황스러웠다"며 "지금은 '그건 옳지 않다'고 느낀다. 나는 소녀들에게 '그냥 당신 자신으로 살며, 행복하고, 건강해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일본 내 섭식장애를 겪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섭식 장애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을 드러내지 않으려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수치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고 밝혔다. <사진출처=픽사베이>'플러스 사이즈 걸(plus-size girls)'들을 위한 잡지 '라 파르파(la Farfa)'. 서로 다른 생김새와 체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인정하고 격려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사진출처=라 파르파(la Farf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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