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제훈 "한 번쯤 꿈꿔본 아이언맨, '탐정홍길동'으로 이뤘다"

편집부 / 2016-05-06 09:00:04
이제훈,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에서 홍길동 역 맡아 한국형 히어로로 존재감 부각<br />
"모든 작품에 내 인생 마지막 캐릭터가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연기"

(서울=포커스뉴스)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라고 스스로 자주 묻는 것 같아요. 항상 벼랑 끝에 서 있는 느낌으로 작품에 임하죠. '이번 작품 안 되면, 다음 작품에서 잘해야지'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과장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매 작품 캐릭터가 저에게는 정말 전부거든요."

이제훈이 말했다. 그런 절박함은 관객에게 그의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시그널'에서도 그랬듯, 대중들이 후속편을 원하는 일관된 목소리를 내는 것도 그 때문 일 거다. 아마도 그 목소리는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에서도 이어질 것 같다. 이제훈 역시도 "다음 이야기가 보고 싶다"고 할 정도로 당당하게 말하는 작품이니 말이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은 한국영화에서 보지 못한 장르다. '늑대소년'을 연출한 조성희 감독은 홍길동이라는 고전 소설의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국형 히어로를 만들어냈다. 정의감에 불타는 인물이 아닌, 악당보다 더 악랄한 인물이다. 영화 역시 히어로의 활약보다 결핍을 좇는다. 홍길동(이제훈 분)이 어머니를 죽인 원수 김병덕(박근형 분)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거대한 비밀조직 광은회를 마주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을 제안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 대사도 그렇고, 굉장히 만화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내가 과연 이 역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이것을 어떻게 찍고, 영화로 구현될까?' 판단이 잘 안 되더라고요. 다행인 건 제가 조성희 감독님의 전작을 다 봤어요. '남매의 집', '짐승의 끝', 그리고 '늑대소년'까지요. '어떻게 한국에 이런 세계관을 가진 감독이 있을까?'라는 놀라움과 한 번쯤 같이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때 이미 감독님께 빠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해보자' 결정했죠.


-새롭다는 것은 불안감을 동반한 말이기도 하다.
▲ 사실, 불안감보다 배우로서의 갈증이 앞섰던 것 같아요. 이미 할리우드에는 수많은 소재의 작품이 넘치는데, 한국영화도 대중의 취향과 만족을 위해 더 많은 도전과 실험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죠. 그런 의미에서 홍길동의 의의가 큰 것 같아요. 다들 '슈퍼맨', '배트맨', '아이언맨'을 보면서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상상을 한 번쯤은 해보잖아요. 제가 한국형 히어로가 돼 역할을 했다는 자체가 굉장히 기분이 좋았어요. 이대로 끝내기는 아쉬운 작품이죠.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은 '비긴즈'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다음 이야기에서 엄청난 활약상이 이어질 것 같아요.

-스타일리시한 화면 속에서 이제훈이 옆 모습까지 잘생긴 배우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 같다.
▲ 그림자가 드리워져 옆 모습이 부각되는 장면이 많았죠. 저도 '우와' 하면서 봤어요. 트렌치코트 입고 옷을 탁 펼치는 모습이 잘 어울려서 저도 만족스럽기도 해요.(웃음)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은 다른 작품과 달리 감독님이 그리고자 하는 모습이 정확하게 있었어요. 준비 과정에서 이미 어떻게 구현할지를 완벽하게 세팅해서 들어간 작품이죠. 그래서 배우가 동선에 정확하게 맞춰야 했어죠. 빛이 비치는 자리에 멈춰서는 동선과 대사의 타이밍이 딱 맞아야 표현이 극대화되거든요. 쉽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즐긴 것 같아요.

-아역배우와의 케미가 뛰어났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 점이 있나?
▲ 저는 그냥 아이들이 좋아요. 제가 어른으로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그냥 정말 그 또래처럼 놀거든요. 친해지려고 딱히 노력한 건 없어요. 그런데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 키 때문에 제가 내려다보게 되잖아요. 그게 싫더라고요. 현장에서 내내 쭈그려 앉아서 아이들과 놀았던 것 같아요. 캐러멜이든 과자든 먹을 거 생기면 서로 같이 나눠 먹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러워진 것 같아요.


-독립영화 '파수꾼'에서, 상업영화의 단독 주연까지 맡았다. 남다른 감회가 들겠다.
▲ 사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의 촬영과 조명 감독님이 '파수꾼'을 함께한 분들이세요. 저로서는 좀 감개무량 했죠. 독립영화는 돈을 넉넉히 받는 것도 아니고, 좋은 환경도 아니고 그냥 작품을 위해 다 같이 고생고생해서 만들거든요. 각자의 위치에서 그런 시간을 견디며 활동하다가 다시 만나게 됐다는 게 참 기분이 좋더라고요. 저는 영화를 정말 만들고 싶고, 연기를 정말 하고 싶은 사람들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 게 독립영화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그렇게 성장했고요. 그래서 좋은 계기가 되면, 독립영화에 출연하고 싶어요. 실제로 찾고 있기도 하고요. 대중들이 독립영화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죠.

-제대 이후에 영화, 드라마 촬영으로 쉼 없이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지치지는 않나?
▲ 그러네요. 그런데 배우는 저에게 일이라는 느낌이 아닌 것 같아요. 연기하는 것 자체가 너무 당연하고, 거기서 일 이상의 행복을 느끼거든요. 일 할 때도 틈이 나면 영화를 봐요. 일을 안 할 때는 더 많이 영화를 보고요. 그 시간 속에서 앞으로 만나고 싶은 작품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쳐요. 그게 일을 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나 싶어요.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어도 이것만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정도 했으니 쉬엄쉬엄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저에게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오랜 시간 연기하기 위해, 스스로 갈고 닦고 부단히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죠. 제가 나오는 작품을 보는 분들이 '이 시간만큼은 잘 썼다'라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드리고 싶어요.'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에서 홍길동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제훈이 포커스뉴스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에서 홍길동 역을 맡아 한국형 히어로로 열연한 배우 이제훈. 사진은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스틸컷.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홍길동(이제훈 분)이 동이(노정의 분)와 말순(김하나 분) 자매와 함께 사라진 김병덕(박근형 분)의 행방을 찾고 있다. 사진은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스틸컷.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에서 홍길동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제훈이 포커스뉴스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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