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자율적 국회 운영 위해 중심 잡아달라" 요청<br />
노란 넥타이 맨 정진석 "김대중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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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정진석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첫 상견례를 가졌다. 손을 맞잡은 두 사람은 20대 국회에서 대화와 협치를 통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정진석 원내대표가 우상호 원내대표를 예방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찾은 정 원내대표는 노란색 넥타이를 맨 차림이었다.
악수를 나누며 서로에게 축하인사를 건넨 양당 신임 원내대표들은 정치적 스승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해 언급하며 덕담을 나눴다.
먼저 정진석 원내대표가 "(우 원내대표는) 김대중 대통령 보좌해서 정치를 배웠고 저는 김종필 전 총리 문하에서 정치를 배웠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 어록 중 '정치인은 현실의 문제인식, 상인은 현실감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말씀이 가슴에 닿았다"며 "IMF 위기 때 그런 철학에 근거해 사회안전망도 구축하시고 그렇게 나라를 구했던 경험을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김 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또 "두 스승들이 연합해 IMF 국란을 극복했으니 협치를 실천하신 분들이 아닐까, 협치의 효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DJP 연합에 대해 언급한 뒤, "김 전 총리가 출판기념회 때 처음으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게 하지 않았느냐, 대한민국 민주화가 탄탄한 토대를 갖추는데 기여했다고 하니 많이들 공감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김 전 대통령, 김 전 총리의 문하생이니까 어른들 하신 것 본 받아 협치 잘 좀 한 번 해보자"고도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19대 국회 때 청와대의 반대로 원만한 국회 운영이 어려웠다"며 "이번에는 여야가 정말 자율성을 갖고 국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특히 여당 대표께서 중심이 돼 합리적으로 잘 돌아가도록 대화하고 협력하자"고 요청했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야당 의원들이 걱정하는 것이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를 대통령이 잘 받으셔서 국정운영 방식이나 입법부를 대하는 태도나 국민과 소통하는 방식이 바뀌셔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아직 잘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들을 여당 대표께서 잘 하셔서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신다면 우리 야당도 협력해서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들 민생을 보호하는 데 나서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진석 원내대표는 "옳으신 말씀"이라며 "국민들이 만들어준 여소야대라는, 협치를 하라는 지상명령을, 또 새로운 정치질서에 대한 민심을 여권에서도 다 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대통령이 뭐 무리한 요구를 하시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그런 지시를 내리거나 하는 일은 없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두 원내대표는 20대 국회를 지배하는 의제가 '경제'가 될 것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경제위기가 정말 엄중하고 조선업은 지금 파국까지 번질 위기"라며 "이럴 때 일수록 IMF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혜안과 위기관리, 또 실사구시적인 운영 이런 것에 대해 공감하면서 해법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자, 우상호 원내대표가 "맞다"며 동의를 표한 것.
우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전월세상승이나 사교육비, 가계부채 등 고통받는 문제들이 많다"면서 "우리 국민들 개개인의 생활상 어려움을 해결하는 국회, 그런 점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우리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지 않나"라고 경제 문제에 집중할 의지를 보였다.
상견례 후 기자들과 만난 정진석 원내대표는 향후 있을 원 구성 협상에 대해 "외교통일위원회·국방위원회는 정부의 비중이 가있는 영역이라 (양보 못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야당도 한 번 경험해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냐"며 야당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 "우상호·박지원 원내대표는 워낙 유연하고 합리적인 분들이라 잘 대화해서 20대 국회에서 국민에게 드리는 첫 선물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꾸려질 비대위가 쇄신형이냐, 실무형이냐'는 질문에 "저는 호시우보(虎視牛步·호랑이같이 예리하고 무섭게 사물을 보고 소같이 신중하다)로 가겠다"며 "제 철학이자 신념인 화이부동(和而不同·남과 사이 좋게 지내되 의를 굽혀 좇지는 아니한다)의 원칙으로 할 것"이라고 답했다.
원내수석부대표 인선은 "일요일(8일)쯤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노란 넥타이를 맨 것과 관련, "우상호 원내대표가 DJ 문하생이고 제가 JP 문하생"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란색을 좋아해서 매고 나왔다"고 설명했다.정진석(오른쪽)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예방,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손을 잡고 있다. 2016.05.05 김흥구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예방한 정진석(오른쪽)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16.05.05 김흥구 기자 정진석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김 대표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2016.05.04 박철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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