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 첫 주연에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후보 등극…새 역사 쓰나

편집부 / 2016-05-03 11:04:31
김태리, 박찬욱 감독 작품 '아가씨'에서 하녀 역으로 김민희-하정우-조진웅과 연기 호흡
△ [K-포토] 영화

(서울=포커스뉴스) 김태리라는 이름은 낯설다. 하지만 김태리에 붙는 수식어는 놀랍고 화려하다.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7년 만에 국내 작품에 복귀한 박찬욱 감독이 선택한 신인 여배우다. 그리고 하나의 수식어가 추가됐다. 바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후보에 등극한 것.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에서 열린 '아가씨' 제작보고회에 김태리가 모습을 보였다. 김민희와 맞춘 흰색 드레스에 긴 흑발 머리를 늘어뜨린 채 수줍은 듯한 모습이었다. "'아가씨'로 처음 인사드리는 하녀 숙희 역의 김태리라고 합니다"라는 짧은 인사에도 수줍은 듯 웃음이 이어졌다.

수줍은 모습이 김태리의 전부는 아니었다. 김태리는 첫 작품이었고, 세계적인 감독으로 꼽히는 박찬욱 감독과의 작업에서 당당한 모습을 비췄다. 그는 '아가씨'의 준비과정을 회상하며 "본격적인 촬영을 앞두고 리딩도 많이 했고, 감독님과 만나 얘기도 많이 나눴다. 당시 박 감독님께서 시나리오 각색 중이셨는데, 모르는 게 있으면 즉각적으로 많이 물어봤다. 다행히 감독님께서도 그런 대화를 좋아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첫 작품에서 김태리는 하정우, 김민희, 조진웅이라는 쟁쟁한 선배들과 만났다. 기가 죽을 만도 했다. 그때마다 김태리를 다잡아 준 말이 있었다. 그는 "오디션을 보고 마지막에 박찬욱 감독님께서 '나는 너를 숙희로 정했다'고 하셨다. 그 말씀이 촬영하면서 힘들 때나, 마음에 부담이 생길 때, 저를 지탱해준 말 같다. 굉장히 벅차고, 설레고, 숙희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킨 말씀이었다"고 말했다.


'아가씨'에서 김민희와 김태리는 아가씨와 하녀로 호흡을 맞춘다. 두 여배우의 만남에 긴장감보다는 훈훈함이 감돌았다. 김태리는 "박찬욱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에 좋아하는 여배우를 물으신 적이 있었다. 그때 제가 (김)민희 언니에게 푹 빠져서 출연작을 몰아보고 있을 때였다. 그래서 주저 없이 김민희 선배님이라고 했었다. 감독님께서 좋아하셔서 통했나 보다 싶었는데, 같이 연기를 하게 돼 너무 행복했고, (김)민희 언니 곁에서 지켜보며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애정은 촬영 시기를 지나 개봉을 앞두고까지 이어졌다. 하정우, 조진웅, 김민희 중 누가 가장 좋았냐는 질문에 김태리는 한참을 수줍은 듯 웃다가 마이크를 들고 "제가 극 중 하녀 역이라 아가씨와 붙어있는 장면이 많았다. 그냥 (김민희) 언니가 함께 촬영 현장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이 힘이 된 것 같다"며 흰색 원피스도 일부러 맞추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당참과 솔직함, 그리고 섬세함까지를 김태리는 짧은 시간에 선보였다. 박찬욱 감독은 1500명 중 김태리를 선택한 이유로 "오디션에 선입견을 품고 있으면 안 된다. 순간적으로 영감을 주는 사람을 만나면 '임자를 만났다'고 느껴지는 게 있다. 그냥 본능적인 직감에 의한 선택이었다. 굳이 설명하려면, 연기할 때 자기만의 독특한 접근이 있다"고 말했다.

'아가씨'는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비롯해 짐 자무시의 '패터슨', 숀 펜의 '더 라스트 페이스',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줄리에타' 등 21 작품만이 해당 부문에 포함됐다. 자연스레 '아가씨'의 출연 배우들은 칸 영화제 남녀 주연상의 후보에 오르게 됐다. 김태리는 데뷔 첫 작품으로 칸 영화제의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게 된 것이다.

'아가씨'는 오는 6월 국내에서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아가씨'는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 분)를 둘러싼 후견인 코우즈키(조진웅 분)와 하녀 숙희(김태리 분), 그리고 재산을 노리고 접근한 사기꾼 백작(하정우 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네 사람의 관계 속에서 신예 김태리의 모습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를 높인다.'아가씨'에서 하녀 숙희 역을 맡은 김태리가 지난 2일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작품과 관련된 질문에 응했다. 사진은 제작보고회 당시 모습과 '아가씨' 스틸컷(좌측하단). <사진제공=포커스뉴스DB,CJ엔터테인먼트>(서울=포커스뉴스) 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아가씨'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조진웅(왼쪽부터),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6.05.02 김유근 기자 김태리와 김민희는 '아가씨'에서 각각 하녀와 아가씨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진은 하녀와 아가씨 관계 포스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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